어떤 날의 일기

이동업

다시치과에다닌다.

내이빨은평생날괴롭힌다.

피곤하거나몸이힘들때제일먼저신호를보내는것도이빨이다.

잇몸이부어오르고욱신거린다.

빨리병원엘가야하는데

이번에는한번손대면오래걸릴것같아서김장도담그고

만나야할사람들도미리만나고시작했다.

토요일의치과대합실은기차역의프렛홈처럼기다리는사람들로가득차있다.

그럼에도조용한것은모두스마트폰에열중하기때문이다.

전철을타도이제는흔히보는풍경이다.

그렇다면사람들은언제대화를하고또언제수다를떨까?

병원을바꿨다.

왜냐면전에다니는치과는토요일에는진료를안해서…

물리치료를받으러다니는정형외과의5층에있는치과로갔다.

치료대가5대나된다.

치료대마다이빨아픈사람들이누워있다.

원장은치료대마다번호를부쳐놓고간호사에게번호로지시를한다.

나는4번이다.

언제나듣는이야기지만치과의사는아픈이를너무오래방치한것에대해서잔소리를한다.

양치질하려고일어나창밖을보면작은산이보이고꼭대기가공원이다.

걷는사람들이아련하게시뮬레이션처럼보인다.

햇빛은따듯해보이지만올들어가장추운날이다.

의사는서투른간호사에게신경질을부리며내이빨을글거낸다.

그러면서도내게는최대한친절한말로’이가많이상했어요!’라던가’조금아플겁니다!’

보조의사는세번이나본뜨는걸실패했다.

내입에는큰이틀이세번씩이나들락거렸는데그렇때마다미끼를덥썩문물고기처럼

기분이젬병이다.

마루타가된기분이다.

입속에있는이틀을빼낼적에는내몸도들려올려지는것같다.

그렇게치과치료대에2시간반을누워있었다.

온몸이쑤시고한기가돌았다.

몸살이올것같다.

버스를기다리며서있노라니웬지모를서름이복받쳤다.

빨리집으로가자!

차창밖으로보이는세상은맑고차거워보였다.

바짝마른프라다나스잎파리들이딩굴고있다.

춥고,배고프고…

집에와서커피부터마시고

최대한뜨겁게데워서밥을먹는다.

그리고찜질용매트의온도를높이고이불속으로들어간다.

정신이몽롱해진다.

오후의햇살이온방가득들어와있다.

먼지들이반짝이며느리게움직이다사라진다.

이번에는외로움과그리움이함께찾아왔다.

이런날은아무나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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