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한번쯤형제들과고향에갑니다.
고향에는우리집안에서제일어른되시는분이살고계시고
이모네아들들이살고있지만
그분댁을찾아가는것이아니고그냥그섬의바닷가에서
한나절보내고오는게고작입니다.
그곳떠난지도오래되었고
우리가살던집은허물어져없어졌기때문에구태여그동네에도가지않습니다.
그러면서왜가느냐면
그바다가보고싶어서입니다.
동해바다처럼푸르고청청한것도아니고
갯벌때문에물이흐리기도하고비릿하기도한데
우리는그비릿한냄새까지도그리워합니다.
섬에도착했을때바닷물이막나가고있었습니다.
썰물이란말이지요.
먼데작은섬들이물에잠겨있습니다.
그리고조금씩잠겨있던모습들이나타납니다.
바위와갯벌이나타납니다.
이모습은그옛날과변한게없습니다.
변한게있다면사람입니다.
이사람들은섬사람들이아니라이섬에놀러온사람들인데
물나간자리에서바지락도잡고고동도잡고작은게도잡고…재미로
왼쪽에빨간옷을입은사람은내동생인데하루종일바지락만캐다왔습니다.
사실이곳사람들은작은섬이있는저쪽에가서바지락을캡니다.
그곳은옛날우리엄마의바지락밭이기도했습니다.
엄마는얼굴이길고몸이가늘고피부가검었습니다.
종아리가알통하나없이작대기처럼가늘었습니다.
나는가끔엄마를따라바지락밭에도갔었는데
물이많이나가는사리때면은엄마들은바지를허벅지까지올리고
물을건너저작은섬까지가기도합니다.
엄마도물을건너려고바지를한껏올리셨는데
엄마피부는검다고만알고있었는데한껏올린허벅지가하얗더란말입니다.
아주뽀얐더란말입니다.
그때울엄마나이30대후반
여자로서가장농염할때,
그때울엄마는쪽을찌셨고하얀은비녀를꽂으시고
속살이희였던울엄마
지금도그때의엄마를생각하면가슴이찌릿하고아픕니다.
눈물이납니다.
그날날이좋고바람이없어서바다가
파도도없고물결도없고
마치강같았습니다.
파도가없으니소리도없어서바다는
슬그머니나갔다가슬그머니들어왔습니다.
강물보다더잔잔했습니다.
이렇게웅덩이부터물이들어오고어느새가득차겠지요.
구름도이날은강물처럼느리게흘렀습니다.
옛날할머니가얇게펴시던햇솜같기도한구름입니다.
내고향남쪽바다가아니라
내고향서쪽바다.
그잔잔한물가에서옛날생각하며하루를보내고
그냥오면섭섭하니까
광어회에우럭매운탕에앨콜도없이먹고…ㅎ
두시간이면되는거리를다섯시간이나걸려집에왔습니다.
그리고다음날은지쳐서방콕해버렸습니다.
아마도그날은대한민국온국민이집을나섰나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