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나의약혼식을성대하게차려주셨다.
지금생각해도아버지의능력으로분에넘치는것이었다.
아마도일찍암치직업전선에뛰어들어식구들먹는일과동생들교육을
함께담당하여준둘째딸이고맙기도하고미안하기도하셨는지도모른다.
동인천역근처에큰건물이생겼는데한식집이었다.
아버지는그한식집2층전체를빌리셨다.
내약혼식을위해서…
ㄷ자형식으로식탁이놓여지고미래의신랑과신부와양측부모님과목사님이중앙에
그리고직각으로꺽어서식탁이양쪽으로길게차려졌다.
한쪽은신랑쪽손님,다른쪽은신부쪽손님,
사진을보면한40명쯤되어보인다.약혼식인데…
목사님의주례로약혼식이끝난뒤돌아가며노래도불렀다.
나도기어들어가는목소리로예비신랑과’보리수’를불렀다.
친구들도참석했었는데내친구들은’즐거운나의집’을2부로멋있게불러주었다.
신부측대표로는마침군대에서휴가나온남동생이부르고,
문제는신랑측대표로축가를부른셋째시누이에게서발생했다.
약혼날자를잡아놓고예비신랑의우리집출입이잦았다.
그때고3이었던막내여동생이형부를볼때마다그랬다.
약혼식에서축가로’하얀손수건’을부를거라고…
막트윈폴리오의’하얀손수건’이발표되던해였다.
두남성의아름다운화음과그리고슬픈가사때문에여자들의심금을울린노래다.
‘헤어지자보내온그녀의편지속에…..
‘고향을떠나올때언덕에홀로서서눈물로흔들어주던하얀손수건…’
가사가눈물샘을자극하고도남았다.
그런노래를부르겠다고해도’허허…’좋기만하던…
벼르고벼르던막내동생은약혼식날학교에가고
똑같이고3이었던셋째시누이는학교결석하고약혼식에참석해서축가를불러주었다.
오빠의약혼식에서’이별의노래’를부르다니…ㅎ
해병대영관급이었던막내시아버지께서해병의서늘한눈빛으로사납게쳐다봐도,
막내시고모님이눈을끔먹이시며신호를보내도…
내친구들이어이없어하다가킥킥웃는데도
셋째시누이는막무가내로다불렀다.
1절을부르더니노래가짧다고생각했는지2절은빼놓고3절을부르더란말이다.
나중에그녀의변명은’가을노래’라서불렀다고한다.
며칠전한낮에눈이펑펑쏟아지는데거실넓은창문으로내다보고있노라니
‘산촌에눈이쌓인…..’이생각나서조금슬퍼지더란말이지,
그녀의저주(ㅎㅎㅎ)처럼
너는갔는데나는아직못가고있다.
남은자의슬픔이다.
내약혼식때사진이다.
이때만해도이뻣는데지금은쭈그렁할망이되었다.
불만은없다.
옆에마르코가있는데내얼굴만쏙빼냈다.
밤중에별짓을다했다.ㅎㅎ
낮에일좀했더니피곤했던지일찍잠이들었다.
오밤중에깼다.
‘잠못이루어애를쓰니이밤을어이해!’이런노래가사도있었는데무슨노래더라
‘내게쓴메일함’을뒤적이다가한건건졌다.ㅎ
나는’내게쓴메일함’에일기를쓴다.
그날이그날같은내생활이어서매일쓰는것은아니고
작은사건이라도있은때만
오늘같이잠이안오는날들여다보면가끔포슽거리를건질때도있다.
바로오늘같은날이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