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은 신들!

월요일오전구민회관에서하는인문학강의에서들은이야기입니다.

강사님은시인이고소설가이기도합니다.

그리스신화를강의하고어린왕자에대해서는무궁무진하게이야기를이어가시는분입니다.

이런저런이야기를전개하다가’굶어죽은신(神)’이야기가나왔습니다.

인간은신이만들었다는데그러면신은누가민들었을까요.

물론’스스로있는자’는빼놓고요.

결론은신은인간이만들었습니다.

왜?필요에의해서…

신은인간을만들고,인간은신을만들고…

신과인간은서로서로필요한존재였습니다.

서로창조자이고서로피조물입니다.

그렇다면인간이만든신들은지금

‘안녕하실까요?’

이렇게써놓으니정치냄새가나지만저는요.

정치의구린내가싫어서그쪽으로는신경도안씁니다.ㅎㅎ

집떠난식구를위해서어머니는새벽에정한수한그릇을떠서

장독대에올려놓고기도합니다.

이때맑은물한그릇은신이됩니다.

먼길떠나며뒤돌아보면사랑하는이들이사는집이보이고

집이보이는그언덕에돌탑을쌓습니다.

무사히돌아오게해주시고남은식구들을부탁하면서

이때돌탑은신이되겠지요.

그외에도부억의조왕신

뒷간의측간신

아이들의출산과건강과수명을담당하는삼신할매

조상신……등등

지금안녕들하신지요.

조왕신은

부억의부뚜막에앉아아궁이와가마솥을돌봐주고

물독을관리하기도합니다.

아궁이에불을잘타오르게해서밥맛을좋게해주고구둘장을달구워서

방도뜨듯하게해줍니다.

그런데지금불때는아궁이가어디있습니까?

도시는물론시골도거의까스를사용하잖아요.

물은수도꼭지만열면나오고…

옛날에는어머니들이조왕신에게부엌을잘지켜달라고정한수그릇,

밥그릇을준비해놓고섬겼다는데요.

지금주부들이야물안나오거나전기가안들어오면전화하면되잖아요.

그러면조왕신은지금어디에있을까요?

측간신은

집하고조금떨어진음습한곳에뒷간을만들어서어쩐지무서운데

측간신은여신인데머리를길게기르고흰색긴한복을입고있는데

그긴치맛자락에똥을묻히고있답니다.ㅋㅋ

옛날뒷간은크고어두었으니그모습을숨길수있었지만요.

숨어서뒤보러오는사람들,특히밤에…

놀래키고킬킬거렸겠지만

지금화장실은숨을데가없는거지요.

양변기로쫙쫙내리니냄새는커녕…..ㅎ

조상님들은그더러운측간신을위해서도밥을떠놓았었지요.

그측간신은어디에…

조상신

지금도제사들은지내지요.그런데

자손들편리한대로…

옛날에는장손댁에서만지냈는데다른자식도지내고

형제끼리의가상하면각각지내기도한답니다.

귀신들은자정이지나첫닭울때까지만활동할수있다는데

자식들은제사지내고빨리집에가기위해일찍지낸다거나

휴가지에서도지낸다고합니다.

조상님들께서젯밥을잡수시러오셨다가젯상을못찾아서헤매이다가

그만첫닭이울면가버리시는거지요.

그냥굶고말입니다.

삼신할매

아들낳게해달라고어머니들이빌렀던출산의신

지금은임신이안되면시험관아기가태어나고

낳자마자예방접종으로백일살기가어려웠던옛날과는다르지요.

이집저집뛰어다니기도바빠서날라다니시던삼신할매는지금무얼하고계실까요.

정말이지삼신할매만은굶어돌아가시지마시고어딘가편안히계셨으면좋겠습니다.

우리시골외갓집뒷산넘어바다는얼마나깊은지

삼신할매가온바다를훌쩍훌쩍건너다녀도옷자락한가닥젓지않는다는데

그바다를건널때는얼마나깊은지삼신할매고쟁이자락이젖었다는전설도있습니다.

얼마나바쁘셨을까요.

마치외할머니같이친근하고정겨운삼신할매는

만일굶어돌아가셨다면살려놓고싶습니다.

이렇게우리에게식구처럼친숙한가신(家神)들이정말굶어죽었다면

인간은자기의창조자를,자기의피조물을굼겨죽인거라는것입니다.

우리늙은수강생들은선생님이

신이’굶어죽었다.’라고하셔서일단은웃었는데

가만히생각해보면웃을일이아니더란말입니다.

아주슬픈이야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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