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전철을기다리며앉아있는데
나만큼늙은여인이내옆에와서앉았습니다.
‘덥지요?’하며이야기가시작되었습니다.
나는그녀의모자가참예쁘다고하고
그녀는내가방(내이웃인조르바님이만들어준것)이멋있다고하고…
한참이야기를하다보니내가산에가면거쳐가는’오래된동네’에
살고계시더라구요.
더반가웠지요.
큰동네도아니고내가관심을잔뜩가지고있는동네라서
그녀의집이어디쯤에있는지짐작이됩니다.
‘맨드라미가피고있어…’
‘맨드라미보러갈께요.’
‘꼭아는체하시구랴.’이렇게헤어졌습니다.ㅎ
그동네는기찻길저편에있어서한참걸어야하는데가는길에꽃들이많이피어있습니다.
전철타러가는길은여러색의목백일홍이한창입니다.
동네로들어가는길,개망초가흐드러졌네요.
동네에들어서면죽은은행나무가버티고있는데
호박넝쿨이기어오르고있습니다.
죽은나무에옷을입혀주듯
수풀사이로보라색작은나팔꽃이수줍은듯
정말이동네는맨드라미꽃이많습니다.
집집마다골목마다…틈이있으면어디든…
맨드라미한포기가이렇게커요.ㅎ
드디어그녀의집.
맨드라미꽃밭입니다.
그녀의집앞
만났을때김장용배추를심어야한다고하더니아마도그녀의밭인듯
산에까지갈시간은안되고마을을한바퀴돌아집으로갑니다.
이동네는
우리어렸을때집집마다작은꽃밭이있었듯이이동네는아직그렇습니다.
내생각으로는아파트로개발하지말고환경을좀개선하고그냥두면
산밑예쁜동네가될터인데안되나봅니다.
또맨드라미!
꽃송이가아주작은장미꽃과어우러졌는데
시멘트벽을배경으로참붉기도합니다.
장미만따로놓아봅니다.
길거리시멘트색을배경으로피었지먄
정말고상합니다.
딱!한송이
며칠후면극성스러울엔젤트럼펫
하얗게핀설악초틈에한송이맨드라미.매혹적입니다.ㅎ
어느집담밑에함지박논.
벼가누렇게익어가고있는데,마음이뭉클해집니다.
어떤심정으로함지박에벼를심었는지궁금하기도하구요.
가을입니다.
고추,고구마줄거리,도토리
마을을빠져나오며마지막본낡은의자
마을의모습을몸으로보여줍니다.
기찻길축대에기대어…강아지풀
치맛자락만사진찍으면안되겠냐구요.ㅎㅎㅎ
괜찮아!얼굴찍어도돼!
하면서웃으시더니…
금방이렇게엄숙한표정을지으시네요
모습에서인생의긴여로가묻어있습니다.
할머니감사합니다.
더건강하게더정갈하게
더평화롭게사시기를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