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대체로무난하게보냈다.
무엇보다아이들에게서해방되었기때문에
마음에두고만있었지실행에옮길수없었던몇가지일을하게된것이다.
인문학강의도찾아다니며들었고,가곡교실에서격이높은노래도불렀고,
악기를배우기시작한것도올해의큰성과이다.
이런것들을내년에도할수있을런지는아직은미지수다.
아이들과있을때는그것이행복이란생각을했었는데
막상아이들과헤어져혼자살다보니이것역시행복이다.
빼앗기고싶지않은자유이기도하다.
나는마르코가가고난뒤의삶을선물이라고생각한다.
어떤사람은이나이에죽었는데지금살아있다는것은신의선물이라는생각이다.
선물을받는다는것은즐거운일이고마음설레는일이다.
이왕이면얼마일지모르는나머지삶을즐겁게마음설레며살려고한다.
이전의나의삶은녹록치않았다.
꿈도못꾸며살았다는게맞는말이다.
마르코가가면서나를옥죄던인간관계의줄들이하나씩끊어졌다.
그리고새로운줄들이나와연결이되었다.
나의손자들이다.
손자들은힘들게도하고기쁘게도한다.
그러나내가끝까지붙잡고싶은줄이며
세상의어떤것과도견줄수없는크나큰선물이다.
블로그도내겐선물이다.
컴맹에가까운내게블로그를권유한사람은작은아들이다.
‘블로그가뭔데?’묻는내게아들은설명도자세히안해주었다.
조선닷컴으로뉴스를보다가’블로그’란단어가눈에띄어블로그에들어오게되었다.
블로그에서많은사람과알게되었다.
얼굴도안보고이야기도안하면서그사람을알수있는신기한공간이블로그란곳이다.
나도친구나친지에게도안하는속내를블로그에다는활짝펴놓는다.
올해는시간이여유로워서블로그에더많이들어왔다.
더많은교류가있었다고도할수있다.
새로운신선한이웃들도만났다.
내가국화차를마시고,인삼차를마시고,
매실청이나귤청을만드는일도블로그를통해서다.
미술전람회에가고연극구경을가고하는것도블로그때문이다.
블로그를안했다면나는지금어떤모습으로살고있을까?
그많은낮과밤을무얼하며보냈을까?
그러기에블로그는내게선물이고이웃들도소중한선물같은존재이다.
이렇게모든걸선물이라고생각하니행복한느낌이든다.
그러나
내작은아들의선물때문에내가환장하겠다.
며느리가셋째를임신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