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햇살이눈부시게들어와내화초들위에서반짝이고있다.
나는하염없이앉아,햇살의수작을바라보고내몸에도느낀다.
햇살은내얼굴에서손등에서아롱거린다.
튤립두송이가꽃몽우리를내밀고있고
데리지의줄기끝이몽긋하다.
클래식기타로’솔베지의노래’가연주되고있다.
클래식기타연주연속듣기
음악은감미롭고내베란다에는곧꽃이필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나의3월은언제나춥다.
우리엄마는3월에여섯자식중딸셋을낳으셨다.
나는가끔’얼마나추우셨을까!’하는생각을한다.
해방전에태어났는데도우리아버지는자식들의출생신고를양력으로하셨다.
양력으로3월은’춘삼월’은아니다.
3월엔언제나바람이불었고그바람은옷깃속으로파고들어서더추었다.
3월은마치임신3개월쯤의입덧이심한임산부같은달이다.
나는3월에태어났고,3월에결혼했다.
그리고3월에는세남자가저세상으로간달이다.
친정아버지,남편,시아버지
그러니까세명의생일과세명의추도일이있는달이다.
명절을빼고일년치행사가다들어있다.
아버지는안개가자욱했던3월어느날새벽에가셨다.
아버지의일은우리식구들에게많은슬픔을안겨주었다.
마르코의추도일은우리아버지와하룻사이다.
마르코는나와자식들에게’이별연습’을여러해시켰었지만
우리친정아버지는그럴시간도주지않고새벽에홀연히가셨다.
지금도아버지생각을하면눈물이난다.
30년도더되었는데도…
그래서3월은춥기도하고아프기도하다.
겨우내견디던감기몸살도3월에는못견디고앓는다.
병원일인실에서96세의시아버지께서헐떡거리고누워계셨다.
집에그냥계셨으면평안히돌아가실것을
자식들이병원에입원을시키고온갖튜브들을연결해놓았다.
그렇게안한다면불효자가될것같아서한자식도반대하지않았다.
나는시아버지가까이에서서부탁을했다.
마음속으로…
‘부탁입니다.
힘드시겠지만견디시는길에조금더견뎌주세요.
제발제생일날에는돌아가지말아주세요.
돌아가신뒤에까지엮기고싶지않습니다.
제발부탁드립니다.’
며느리사랑은시아버지라는데한번도사랑을받아본적이없는
도리어불화의도화선이되곤했던시아버지
시집살이를시어머니보다더힘들게했던시아버지에게시비걸듯부탁을했다.
시아버지는내생일날은비켰지만며칠뒤인결혼기념일에돌아가셨다.
마르코가먼저갔으니결혼기념일이라는게의미없어지고말았지만…
3월에여러일이벌어지고보니날이겹치기도했다.
오늘도바람이많이불고춥다.
그러고보니3월은’솔베지의노래’를듣기좋은달인것같다.
클래식기타로들으니더슬픈여운이남는다.
3월,춥기도하고,아프기도하고,그리움도많고…
빨리가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