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연습하고있는김광석의’서른즈음에’라는노래의
마지막소절의가사는’매일이별하며살고있구나.’다
처음이악보를받았을때,그가사때문에눈물이왈칵솓구쳤었다.
서른은수십년전에지났는데이제왜?
그때가졌던슬픔과아픔과아쉬움들이다시생각나서다.
연습없이사는인생이고보니지나고나면후회되는일이많다.
그러나다시생각해보면그나이에겪었던슬픔이나아픔이나아쉬움은
이즈음에는아련하고소중한추억이되어있다.
이별한것들이젊음이고사랑이기때문일것이다.
요즘나의생활은’매일전쟁하며살고있구나!’다.
나는아침7시40분쯤에아들네집에도착한다.
그럴려면6시30분에는일어나야한다.
사실늙은이에게6시30분은이른것도아니다.
나처럼늦잠꾸러기가아니라면…ㅎ
7시에전철을타면이미빈자리가없다.
이미세상과의싸움이시작된뒤다.
출근하는사람들,학교가는학생들,
그이른시간에도스마트폰에코박고있는사람들…
그러나대개의사람들은잠을잔다.
아들집에도착하면며느리는출근준비에바쁘고어느때는이미출근한뒤이기도하다.
병윤이해윤이깨워씻는것,밥먹는것,옷입는것을거둘어줘야한다.
애들이깬다고금방일어나는것도아니고,밥먹으랜다고금방먹는것도아니고
씻으라고금방씻는건절대아니다.
병윤아!해윤아!빨리!빨리!늦겠다…수없이외친다.
병윤이는1학년때는8시40분이등교시간이었는데이제는9시다.
녀석은20분이늦춰진등교시간을2시간쯤으로착각하고꾸물거린다.
그러다하루는지각을했다.
‘너오늘지각했지?’
쨔식,씨~익웃으며’나보다늦게온애도있어요.’ㅎㅎ
똑같은녀석이또있었구나!
해윤이도한번늦어서차를못탔다.
차는절대로기다리지않고그냥떠난다.
다행이아랫층에사는시헌이네도늦었다.
시헌이엄마가해윤이까지차에태우고유치원엘갔다.
한번의지각과한번의차를놓친일은아이들에게교훈이되었다.
지네들이서둘러댔다.
출근,등교하는아침시간은촌음을다툰다.
해윤이는8시40분에유치원차를탄다.
그리고요즘은적응기간이라고12시까지만수업을한다.
12시13분에큰길에나가해윤이를데려온다.
병윤이는3번은1시에,2번은2시에집에온다.
해윤이도적응기간이끝나면2시에집에오고…
해윤에보내고집에오면아이들이벌려놓은것이마치
신라와백제가쌈질하고지나간황산벌같다.
내버려두고체널91번켜놓고밥먹고커피마신다.느긋하게…
몸은나른하고마음은평화로워진다.
그러나너무늑장부리다가는치우지도못하고해윤이데릴러가야한다.
해윤이가오고병윤이까지오면나는어린이집원장이된다.
절대로폭력은없다.
술래잡기.숨겨둔물건찾기,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이런놀이도해주어야한다.
그러나이것으로끝나는게아니다.
병윤이는일주일에3번눈높이교실에가고,한번미술학원에가고,
한번영어선생님이집으로온다.
해윤이는한번미술학원에가고,한번한글선생님이집으로온다.
발레도배우는데토요일이니까나하고는상관이없다.
이런상황을교통정리해야한다.
병윤이는술래잡기하다시간되면학원으로간다.
아이들이바쁘게돌아가니나도같이바쁘다.
오후6시가되어야상황이끝이나는데그이후에는
두넘저녁먹이고,씻으라고잔소리하고,잠옷으로입혀놓는다.
그러면7시반쯤,그쯤에며느리가퇴근해온다.
3월마지막주부터는병윤이의방과후수업이2개추가되고
해윤이는2시에집에온다.
그러니까9시부터2시까지5시간은내게자유로운시간이다.
5시간의여유라면영화도한편볼수있고,
문화원에서하는인문학강좌도들을수있고,
가곡교실에가서노래도부를수있고,
병원에가서물리치료도받을수있고,
하다못해빤히보이는남산,청개천걷기도할수있다.
그러나대개는맥이풀리고힘이빠져집에서맹기적거릴것이다.
이러한모든일들이이제는내육체가감당을못하는게문제다.
일주일에두번청소아줌마가온다는것이다행중에다행이다.
이렇게하루를전쟁하듯보내는데,전쟁이란이겨야되는거다.
어떤전쟁이든진다는것은너무비참하다.
나도이기려고한다.
내가아들과며느리와아이들을사랑함으로
내가진정으로사랑하는마음으로이전쟁에임한다면반드시이길것이다.
이겨놓고하는전쟁이다.
내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