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윤이가유치원에서숲체험가는날이다.
해윤이를유치원차에실려보내고오면서불현듯나도가고싶어졌다.
서울숲으로간다고했다.
수없이망설거리다전철을탔다.
세정거장이지만환승을해야되니급하다.
나이먹을만치먹은할망이왜이러는지나도모르겠다.
봄날씨에마음흔들리는꽃다운나이도아닌데…ㅎ
전철에서내려서울숲쪽으로걷는데
해윤이네유치원버스가막서울숲주차장으로들어간다.
딱맞아떨어졌다.
세상사가몽땅이러면얼마나좋을까!
오른쪽으로조그맣게연두색윗옷을입은해윤이가보인다.
나는해윤이에게들키지않고멀찍이서서따라갈참이었다.그런데…
아이들뒤를어슬렁어슬렁따라가는데
남자아이두넘이뒤쳐저장난만친다.
그래서’어서들가라!’그랬는데
한넘이날보더니’할머니안녕하세요!’하는거다.
그러면서옆엔넘에게’김해윤할머니야!’
에그머니나,이넘은도대체누구야!
어떻게날아는거야?
이유치원에서는날아는넘이없을텐데
그래서나는정체가밝혀진이유로접근금지를할수밖에없었다.
아이들은선생님의설명을들어가며느리게걸었다.
나는언덕위에서내싸구려디카를최대한당겨찍는다.
그러다포기했다.
내나름의봄을즐기기로했다.
냉이꽃,꽃따지.민들레.제비꽃,게불알꽃…
이런작은꽃들이경쟁하듯피어있다.
이꽃은이름이좀험해서그렇지참예쁘다.
꽃들이다그렇지만이꽃은정말색깔이예쁘다.
보라색도아니고하늘색도아닌아주신비로운색을띄고있다.
이름이왜그렇게험한지찾아봤더니꽃이진뒤열매때문이란다.
열매가꼭犬님의생식기같다고해서…ㅎ
이렇게보잘것없는풀꽃들을쫓아다니다.
해윤이네유치원아이들과다시만났다.
서울숲의놀이터에서놀고있었다.
아이들은미끄럼틀에서놀고있는데해윤이는혼자빙빙돌아다닌다.
또싸구려디카를잡아당긴다.
해윤이가날보고있는것같지만아니다아주멀다.
날아는그녀석이해윤이에게’너네할머니가왔다.’고해도
아마도믿지않을거다.
근데이아이는왜혼자저럴까!
흰코트입은이가해윤이선생님
급기야는저멀리화단에혼자앉아있다.
저아이도나처럼외로움을즐기고있는걸까!
달려가서꽉!안아주고싶은데꾹참는다.
그러다가놀잇감을찾았다.
모래놀이다.
평상시좋아하는놀이다.
근데맨남자아이들이잖아…ㅎ
안심하고나도내봄을즐기자.
배가땅에다을듯부른새끼를밴길고양이가어슬렁거리더니
봄볕이따스한마른풀위에몸을동그랗게오므리고잠을잔다.
편히몸풀곳은알아놨는지…
산책길을걷기도하고작은갤러리에들어가서그림구경도하다가
아이들이놀던놀이터에가보니아무도없네…
주차장에갔더니차도떠나버렸다.
나도빨리집에가야지…
그날집에온해윤이에게
‘서울숲에서재미있었어?’
‘재미있었어요.근데요.놀이터에도갔는데요.
거기는그네가없어서재미없었어요.
‘그래서뭐하고놀았어?’
‘모래놀이도하구요.흔들리는의자도탔어요.’
이아이는그네타는걸좋아한다.
그래서꼭그네가있는놀이터를찾아다닌다.
그네를얼마나잘타는지…
어떤때는그네가한바퀴뒤집어질것같이아슬아슬하기도하다.
어떻게이렇게잘타니?
‘있잖아요.무릎을약간구부리고…..’
춘향이도해윤이만큼못탔을거다.
연애질하느라고…ㅎㅎ
놀이터에서혼자빙빙돈것도그네가없었기때문
할미한숨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