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창문밖매화는내가모르는사이피었다지었다.
새벽에나가서어두워야오는내집
베란다의데이지도튤립도내가볼때는입을꽉!다물고있다.
그렇게튤립도혼자피었다혼자져버렸다.
길가도아니고,식구가많은집도아니고
다만나만을위해피었다가홀로져버렸다.
내봄도그렇게슬며시왔다가슬며시가버릴것이다.
며느리가조금일찍퇴근한날아들집을나서니비가오고있다.
온몸에한기가덮쳤다.
기름기없는까실까실한머리카락이마구흩날렸다.
코트에달린모자를뒤집어쓰고전철을탄다.
전철에서내리며마트에들려쏘주2병을샀다.
두병을다마실려고?아니다.
쏘주1병을산다는것은너무단작스럽다는생각에서이다.
쏘주2병이면내주량으로6번은마실수있다.
가끔술생각이날때가있다.
남편이나쁜버릇을길들여놓고먼저갔다.
고약한사람이다.
쏘주병의1/3쯤을유리컵에따라냉동실에있는녹두전을녹여마셨다.
몸이사물사물하다.딱좋은느낌이다.
전기매트를8시간으로예약한다.8시간,깨지않고긴잠을자고싶다.
전기매트가데워지는동안올리뷰베스트에당첨되어서상으로받은책인
장콕토의’무서운아이들’의요약을읽는다.
안읽은책들이다.
활자가가물가물해지고머리가아득해진다.
전기매트는적당하게데워지고…
새벽5시에깼다.정말8시간을잤다.얼마만인지모르겠다.
밖엔여전히비가오고있다.
내블로그안게판에어떤사람이
젖은낙엽같은남편떼어버려서행복한지궁금하다고적어놓았다.
70이넘었지만부부가일을해야하는처지라서
아내의온갖투정과불만에시달리면서도그래도부부가함께사는게더나은것인지
궁금하던차혼자된지오래된분의생각은어떤지글속에서찾아보려고이웃신청한다고했다.
참개떡같은얘기다.
누가혼자되고싶어되는것도아니고,과부가뭐자랑스러운것것도아닌데말이야.
겨우아문생채기긁어보자는심뽀다.
그러나아뭇소리안하고얼른이웃신청받아주었다.
마누라없는홀아비도아니고,지구저편먼곳에살고있으니만날일은없겠고…
그리고어줍잖은내글이라도읽어보고
바가지긁는아내와딴생각말고오래오래사시라고말해주고싶어서…
가끔술생각이날때가있다.
남편이나쁜버릇을길들여놓고먼저갔다.
고약한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