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봉평

이즈러는졌으나보름을가주지난달은부드러운빛을흐믓이흘리고있다.

대화까지는팔십리의밤길,고개를둘이나넘고개울을하나건너고

벌판과산길을걸어야된다.길은지금긴산허리에걸려있다.

밤중을지난무렵인지죽은듯이고요한속에서짐승같은달의숨소리가손에잡힐듯이들리며,

콩포기와옥수수잎새가한층달에푸르게젖었다.

산허리는온통메밀밭이어서피기시작란꽃이소금을뿌린듯이

흐믓한달빛에숨이막힐지경이다.

붉은대궁이향기같이애잔하고나귀들의걸음도시원하다.

길이좁은까닭에세사람은나귀를타고외줄로늘러섰다.

방울소리가시원스럽게딸랑딸랑메밀밭께로흘러간다.

이즈음이되면’메밀꽃필무렵’이생각납니다.

허생원과조선달과동이가좀일그러졌지만그래도충분히밝은

달빛을받으며대화장으로가는밤

허생원이또물방앗간의정사이야기를하고

수없이들었을그이야기를천연덕스럽게들어주는조선달

동이의기구한사연을들으며세상천지에하나밖에없는핏줄

그리고왼손잡이…

가끔이짧은단편을읽으며

느낌은우주같다는생각을합니다.

동해로바다구경가던날친구가

‘원조메밀국수’먹고가자며봉평으로방향을돌렸습니다.

나야어딘들괜찮으니바다구경에메밀국수까지먹는다면반대할이유가없지요.

그런데가는날이장날이라고…

메밀꽃축제를하고있드라구요.좋았겠다구요?

아니요.나는무슨무슨축제,별로안좋아합니다.ㅎ

일부러찾아다닌적도별로없습니다.

시장과강가에는수많은천막이쳐있고,거의먹는장사들입니다.

이왕왔으니’이효석문학관’이나가자고장사하는사람들에게

문학관이어디있냐고물었더니다모른다네요.하!

오로지물건을팔기위해서타지방에서온장사꾼들이판을치는거지요.

겨우겨우찾아간’이효석문학관’근처가몽땅메밀밭입니다.

아쉬운건아직활짝피지는않아서

‘소금을뿌린듯…’하지는않았습니다.

그러나불만은없습니다.

날이얼마나좋은지,파란하늘에뭉게구름이두둥실떠있고

덥다싶으면어디선가시원한바람한줄기불어와더위를식혀줍니다.

대화장은어느쪽으로갈까?

세사람이외줄로서서걷던길은어디쯤에있을까!

기념관은경사가가파른언덕위에있어서

무릎아프고허리아픈친구때문에문학관구경은포기하고

메밀꽃밭에서한나절을보냈습니다.

이렇게좋은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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