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약이 되었다.

아들은해외출장에서돌아와짐을풀고다시짐을싼다.

그리고몇시간잠을자더니또다른나라로갔다.

외무부공무원도아니고무역상사직원도아니면서…

‘엄니!집에가시지말고여기서주무세요.’

아들은어미가어린자식셋과마누라곁에있어주기를바란다.

늙은어미지만그래도의지가되는모양이다.

‘그래!걱정하지말고잘다녀와!’

며칠을집에오지못했다.

하루는식혜를하고,하루는녹두부침게를하고

그다음날은송편을할려고했는데며느리가사정을한다.

제발,그냥사다먹자고…ㅎㅎㅎ

나는일이몸에배었고며느리는일이무조건무섭다.

나는일이없으면심심하고며느리는일이있으면겁이난다.

시집살이할때시어머니는일하는걸싫어하셔서나를많이부려먹었는데

며느리는일이무서워서나를부려먹는다.

내일복은순전히후천성이다.

시집잘못갔기때문이니까.ㅎ

아들이공항에도착했다는전화를받고나는집으로온다.

‘에비오면가시지요.’

그러면너무늦는다는핑게를댄다.

자유로운상봉을하라고…ㅎ

전철에서내려집으로오면서’자유”편안함’을느낀다.

달이떠있다.

좀일그러진달이…

달은곧채워지고,충만해지리라.

길가긴의자에앉아한참달을쳐다본다.

집에와서창으로다시달을본다.

열사흘달!

달을보면서러웠던때가있었다.

이제는그냥편안하다.

세월이약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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