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건질것인가!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돌아논가외딴우물을홀로찾아가선

가만히들여다봅니다.

우물속에는달이밝고구름이흐르고하늘이펼치고

파아란바람이불고가을이있습니다.

그리고한사나이가있습니다.

어쩐지그사나이가미워져돌아갑니다.

돌아가다생각하니그사나이가가엾어집니다.

도로가들여다보니사나이는그대로있습니다.

다시그사나이가미워져돌아갑니다.

돌아가다생각하니그사나이가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달이밝고구름이흐르고하늘이펼치고

파아란바람아불고가을이있고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있습니다.

올리뷰에당첨되어서읽고있는이어령의’언어로세운집’에

소개되어있는윤동주의’자화상이다.

기호학으로스캔한…

작가는5페이지도넘게이작품을쪼개고쪼개고…

세밀하게분석하고다시꽤매놓는놀라운솜씨를가지셨다.

그러나좀무식한나는이시를읽고

‘아~~~!’하고가슴에느껴오는감동으로아리했다.

언제나그렇듯

시인은어디가달라도한참다른족속(ㅎㅎㅎ)이구나하는

생각을또했다.

조선블로그가폐쇄된다니

존속을위해애쓰시는분들의노고로어떤좋은방법이생기더라도

조블에실려있는글들은조블과함께없어질수밖에없다니

나름대로대책들을세우고있다.

나도창고하나만들어퍼나르기시작했다.

그러나포슽이아주많은분들하고는비교도안된지만그동안끄적거린게많아서

다가져가긴짐이버거워서대충추리기로했다.

그런데무엇을버리고무엇을건질것인가?

고민감도안되는작품(ㅎㅎㅎ)을가지고고민을할때가있다.

한낮의자화상

오늘도여전히바람이분다.

어제같지는않지만…

웬일로아이가일찍낮잠을잔다.

통배추한통사다가김치나하려고

엘리베이터를탓는데

초췌하게늙은할망구가마주보고섯다.

1층에서함께내렸다.

통배추없어서얼가리한단사가지고

엘리베이터에탔더니

그할망구먼저와있다.

까칠한머리카락을손가락빗으로쓸어내리며…

10층에서

그할망구날따라우리집까지오더라.

우리집거실긴거울속에

그할망구살고있다.

2009년4월22일

내’일상’이란카테고리에있던거다.

이걸버릴까말까.망서리다가말까로결정하고창고에넣었다.

왜냐면

언감생심그의시와는비교도안되지만

그건그의자화상이고

이건나의자화상이니까.ㅎㅎ

블로그를10년가까이하고보니

10년동안의내모습이고스란히모여있다.

짐을빨리옮겨야되는데지난이야기들을읽으며낄낄대다가

하루가지나가기도한다.

그동안조선블로그란공간에서참재미있게놀았다.

인생90이라쳐도정신말짱할때가얼마나된다고…

그황금같은10년을조블과함께보냈으니

내생애중조블과의관계가왜소중하지않겠나,

이제이별을준비해야하고드디어이별의날이닥치겠지만

늘감사하는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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