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아이도나도아직감기기운이좀남아있어서

며칠째바깥구경안하고삼니다.

그러나

창밖으로가을은아직도참으로화려합니다.

내작은앞산의활엽수들은조금차거워진바람에아드드떨고있는듯도하고

내발밑으도도르르굴러올것도같습니다.

요즈음의나처럼조금맘이아파몸살을앓고있을것도같고

닥처올이별을미리슬퍼하며울고있는것같기도합니다.

내마음의갈래가이렇게많은데…

단풍이야오죽하겠어요.

입에달고사는세월얘기또하자니그렇네요.

그러나세월의속도가점점빨라지니왜할말이없겠어요.

지구는갈릴레오이후(이전엔천동설이었으이까요.)

변함없는속도로공전도하고자전도하는데

나의지구는느렸다빨랐다용천00(울엄마가자주쓰던말)을합니다.ㅎ

세월은사람마음뿐아니라정신도사납게만들어서

갑자기비밀번호가생각나지않아서

자동기기숫자판앞에망연자실한참을서있습니다.

어떤때는내나이도생각이안나서

죽어도바뀌지않는生年으로뺄셈을합니다.

불현듯엄마가살아계시면올해몇이실까하다가…

울엄마가나를30에나셨으니까하며덧셈을합니다.

그대여~~~

그대는어떻하신지…

이가을날하얀억새와붉게단풍든산을헤매다돌아와

‘좋더라~’한마디로맺을수있으셨는지…

산아래마다영낙없이즐비한주막에서

탁배기한사발게걸스럽게들이키고,

‘즐거운인생이여~’하셨는지요.

그대여~~~

그대방법이좋습니다.

구태여사나운인생살필요는없으니까요.

난요즘마음이조금아팟습니다.

이유는나도잘몰라요.

그냥아이도버겁고,꿈지럭거리기도싫고,

이은미가처절한몸짖으로’서른즈음에..’를부를땐막울었네요.

서른이두번이나지나갔으니까감정이곱배기로북바쳤나봐요.ㅎ

습관처럼블로그이웃님들을방문하면서도

한줄댓글쓰기가어려워그냥오기도하고…

어느분은하루에도몇개씩올리는데

나는어쩌다올리는것도버거워전전긍긍합니다.

그러면서도운명인냥붇잡고있네요.

그러다가…

이웃님불로그에서

‘옛날의금잔디해연님은글을참잘쓰십니다’란멘트에화들짝놀랐네요.

정신이번쩍났습니다.

그대여~~~

이런말싫다면샛빨간가짖말인거죠.

기분이업되었구요.

이제막할머니가된그분에게무지무지감사하구요.

다시용기얻습니다.

그리고이가을이가기전

편지한장더써야하는데

첫머리인사말을뭐라고쓸지망서리다

가을다갑니다.

부디그대여~~~

가을에는

호올로있게하소서…

나의영혼

굽이치는바다와

백합의골짜기를지나

마른나뭇가지위에다다른

까마귀같이…

불특정다수에게…

옮겨갈내글의무게를좀줄이려고지나간글들을뒤지다가

2008년에올렸던이글은좀버리기아까워서리바이벌해봅니다.

이때쯤나는그래도감성도픙부하고좀젊은티가나네요.ㅎ

지나간포스트를정리하다보니

내가중요하고아깝게생각하던여행기보다

‘낙서장’이나’일상’에일기처럼끄적거렸던짧은글들이

더소중하고아까워서버리지못하겠더라구요.

마치일기장같아서지요.

백업도미루다가짐을좀가볍게한뒤이제서했습니다.

이제는어디로이사가도가벼운마음일것같습니다.

어디서다시만나도반갑게만나기를바라며…해연

2 Comments

  1. 김정덕

    2016년 1월 9일 at 4:06 오전

    미국 california 에서 40 년째 살고 있는 교포 할머니 입니다. 저는 1944년생인데 해연 님의 글을 읽으면 늘 공감되는 부분이 많어 몇년동안 재미있게 읽었는데 작년에 조선블로그 없어진다해서 많이 서운했는데 다시 we blog 되어서 해연 님 글을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워서 글 올립니다.돌아가신 어머님께서 용천ㅇㅇ한다는 말씀을 썼다는 글 읽으니 저의 어머니 똑같으셨던 생각이 나서 역시 비슷한 나이 세대의 공감을 느끼게 되요.앞으로도 좋은 글 자주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ria612004

      2016년 1월 9일 at 1:31 오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43년생이에요.^^
      그 동안 읽어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위블은 아직 낯이 설어서 사진도 못 올리지만
      열심히 저의 사는 모습 보여드릴께요.

      늘 건강하시고 새해에는 좋은일들이 더 많기를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