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혼자 떠나 본 외국 여행이다.
페키이지 여행이지만 내 나이 정도의 여자라면 어려운 결정이다.
여행지가 캄보디아이고 보니 여름 옷을 챙겨야 한다.
여름옷 몇벌을 넣다보니 케리어가 너무 헐렁해서 배낭으로 바꿨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전철을 타고 공항엘 간다.
여행사를 찾아 갔는데 썰렁하다. 직원들만 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여행사 직원이 나와서 인원을 점검하고 길게 줄을 서서
탑승권도 구입하고 짐도 부치고 여행사 직원이 설명도 늘어 놓아야 하는데 말이다.
뜨악해 하며 서 있는 나에게 여직원이 ‘어딜 가세요?’ ‘캄보디아요!’
여직원이 ‘전자 항공권 발행 확인서’가 첨부된 여행일정 꾸러미를 내주고
인터넷으로 탑승권을 뽑아 주었다.
탑승권 뽑는 일은 개개인이 해야 하는데 내가 늙은이라서 대신 해주는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요?’ 다들 들어 갔댄다.
그렇다고 내가 늦은것도 아니다.
누구든 오는대로 탑승권 뽑아 들고 들어간 것이다.
세상 돌아 가는것 적응하기 참 힘들다.
달팽이집 돌듯 끝없이 돌아 출국심사를 끝내고 탑승장의 끝까지 걸어 갔다.
시골사람 서울구경하듯 비행기 뜨고 내리는것을 2시간이나 구경하다가 탑승을 했다.
A,B,C 내자리는 통로쪽인데 창가로 앉았다.
누군가 와서 ‘자리 내 놓으세요.’ 하면 양해를 구할 생각이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을 하는데도 아무도 와서 앉는 사람이 없다.
옆자리 두자리가 비어있다. 자리 마저 홀로가 되었다.ㅎㅎ
여승무원이 지금은 까맣게 기억이 안 나는데 용지 3장을 주며 기록하라고 한다.
도착하고 내야할 서류들이다.
돋보기를 쓰고도 잘 안 보이는 작은 글씨에 영어로 묻고 영어로 대답해야 하는…
3장 작성하는데 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 영어 실력이 변변찮아서 그렇다.
그러다 작은 창으로 내어다 본 밤 하늘, ‘악~’ 하고 소리 지를뻔 했다.
비행기 아래로는 하얀 구름바다가 깔려 있고 하늘엔 무수한 별이 총총히 박혀있다.
밝기는 초저녁 하늘 만큼인데 이 만큼이라도 밝은건 별빛 때문일것이다.
마치 유년의 시절, 고향집에서 보릿대 멍석에 누어 보던 여름 밤하늘 같았다.
그때는 별이 쏟아지는것 같았었는데 지금은 별리 잡힐듯 했다.
마치 내가 별나라에 있는듯한 느낌,
그리움이랑, 외로움이랑, 아름다움이랑, 빛나는것이랑…..
이런것들이 한꺼번에 내게 달려 와서 울고도 싶고 웃고도 싶었다.
내 유아적 감성은 이 나이에도 감당이 안 된다.
만일 여행에 실패를 하더라도 이 밤의 아름다운 감동으로 모두
보상되리란 생각이다.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것이다.
도착하여 가이드와 미팅하고 함께 여행할 사람들과 만나고 곧바로 숙소로 갔다.
내가 3일 동안 묵었던 침상이다.
느낌이 중국 같다.
머리맏 벽의 늘어 뜨린 커튼과 사진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투정부릴일은 아니다.
날마다 숙소가 바뀌지 않아서 좋았다.
오른쪽 커튼을 열면 열대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나무들 사이로
실내 수영장이 보였다.
작은 테라스에는 둘이 앉을 의자와 탁자가 있었다.
혼자서 커피를 마셨다.
데레사
2016년 3월 1일 at 11:48 오후
혼자서 자면 오히려 편할때도 있었을거에요.
내마음대로 내편한대로 하면 되니까요.
캄보디아는 씨엠립만 보고 오는 일정이면 숙소가 바뀌지
않으니까 그게 참 좋더라구요.
mutter999
2016년 3월 2일 at 2:41 오전
‘마음의 움직임.마음의 느낌’
사진으로 보는 여행기보다 이런 여행기가 훨씬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