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맛!
지난 겨울 추위에 화분이 몇개 얼어 죽었다.
-16도가 되던 날 집에 못 와서 그렇게 되었다.
여늬 겨울에는 잘 견뎌주던 화분들이어서
별 걱정을 안했었는데
지난 겨울이 춥기는 추었나 보다.
비어있는 화분에 상추 모종을 사다 심었다.
봄이면 늘 하던 짖인데 올해는 빈 화분이 많아서 더 많이 심었다.
너울너울 잘도 자란다.
밤 늦게 집에 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베란다에 나가 상추를
쳐다 보는 것이다.
누가 보면 궁상 떤다고 하겠지만 나는 참 좋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이치가 몽땅 거기 있는것 같기도 하고
사람인 내가 그만 못한것 같기도 하여 겸손해지려고도 하고
내 마음이 온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오늘 아침 아들네는 조금 늦게가도 되는 토요일이라 늦잠도 자고…
베란다에 또 나간다.
어느새 피었다가 혼자 지는 꽃들도 있고…
꽃몽오리를 수없이 매달고 있는 꽃들도 있고…
다시 상추 화분에 앉아 웃자란 겉잎을 딴다.
3잎만 남기도 땄다.
내가 나물도 무치고 수제비 반죽도 하는 그릇에 스북하게 쌓인다.
너무 연해서 물에 살살 씼었다.
달고 새콤하게 초고추장을 만들어 쌈으로 먹었다.
입안 가득 싱그러운 풋내가 났다.
고소하기도 했다.
내 입안에서 봄내가 날것 같다.
저녁에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그래도 남았다.
이 부자가 된것 같은 기분.
봄. 맛!
데레사
2016년 4월 10일 at 8:03 오전
상추 잘 키웠네요. 나는 부추와 무씨를 뿌려서 자라긴 했는데
아이들이 잘 안먹더라구요.
그래서 이웃들에 나눠줘 버리고 올해는 아무것도 안 심었어요.
해연님, 잘 가꾸시니까 상추도 연하고 싱싱해서 먹음직스러워요.
아직도 많일 바쁘신가 봅니다.
해연
2016년 4월 10일 at 3:36 오후
저도 저 혼자 먹어요.
순전히 키우는 재미구요.ㅎ
올 한해는 지유 때문에 꼼짝을 못해요.
며느리 방학하면 조금 숨통이 트일거구요.
데레사님.
열심히 불로킹 하시는것 부럽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