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꽃송이에 코를 박고…
봄비 온 날 늦은 저녁
전철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길
10분쯤 걸리는 이 길엔 벗꽃 산수유는 지고
철죽이 줄지어 피어 있고 산당화도 보이고
연 초록 산딸나무 새잎이 가로등에 반사되어 꽃 처럼 예쁘다.
그리고 짙은 향기를 따라 걷노라니 라일락이 피어있네
라일락 꽃무덤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다.
이 짙은 향
코티분 보다 더 짙고 화사해서 머리가 어질거린다.
4월 냄새다.
그러고 보니 꽃지고 향기가 사라지듯 어느새 4월이 가고 있네!
나는 그냥 눈 한번 껌벅한것 같은데…
몇번인가 더 라일락 꽃무덤에 코를 박고 막 일어서는데
아파트 꼭대기에 둥근 달이 떴네
솜을 펴 놓은듯 듬성듬성 하얀 구름속을 ‘구름에 달 가듯…’
구름은 그냥 있는데 달이 가고 있네!
‘아직도 철딱서니 없이…’
달이 내게 그렇게 빈정대면서 내려다 보고 있다.
싸구려 디카를 꺼내 최대한 잡아 당겨 찍어 본다.
‘한심한 할망 같으니라구…’
집에 와서 달력을 본다.
오늘이 보름이네!
베란다로 나가 다시 달을 본다.
달은 더 높이 더 멀리 떠 있다.
내 그리움이 그렇듯이…
데레사
2016년 4월 22일 at 2:02 오전
세월은 참 잘도 가지요?
한심하기도 하고 덧없기도 하고 그런 기분입니다.
라일락도 피고 나무잎들도 푸르러 가는데 조블의
이웃님들은 아직도 위블로 돌아오지를 않아서 답답해서
오늘은 횡설수설 해 봤습니다.
건강 하시고 우리라도 열심히 여기서 놀아요.
해연
2016년 4월 22일 at 11:14 오후
세월이 너무 빨라서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르고 살아요.ㅎ
저도 사실은 위블이 아직도 낯설어요.
왜 정이 안 붙는지…
데레사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기 바람니다.
언제나 파이팅 하시는 모습도 좋아 보입니다.
journeyman
2016년 4월 22일 at 10:02 오전
올해는 꽃구경도 못하고 봄이 지나가 버렸네요.
몸도 몸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요.
그러고보니 벌써 라일락의 계절이네요.
가까운 정독도서관 벤치에도 라일락이 피었을 텐데
생각난 김에 시간 날 때 다녀와야겠어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해연
2016년 4월 22일 at 11:24 오후
안녕하세요. 로빈님!
저도 올해는 꽃구경, 봄나들이 못했습니다.
그래도 꽃이 지척에 많아서 다행이지요.
일부러 꽃을 찾아 나선다는게 바쁜 세상에 어렵지만
한 번 여유로운 시간 가져보세요.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