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 이야기

바람이제법차졌다는생각을하면서겨울숲을찾았다.

숲은발가벗은채떨지도않고서있었다.

숲은옷을벗어야겨울을견딜수있는가보다.

호수는엷은살얼음을입고추위를견디나보다.

살얼음위로갈매기들이일렬로서있었다.

가늘디가는빨간색발목들을전부드러내놓고

갈매기들은발목이시리지도않은지오래오래머물러있었다.

재빛하늘아래로태양이붉은빛을은근히내비치고

오리들은유유히추운호수위를노닐었다.

숲속깊은곳에샬레가있다.

한적하게자리한샬레안에는맛있는음식들도있고

각종와인도있고커피도있었다.

샬레안에는붉은빛식탁이있었다.

그식탁위에서커피를마신다.

샬레밖엔한겨울에도초록이있다.

초록이촉촉하게겨울을나고있다.

아기의 삶은 힘들어!

지금은20대청년으로부쩍자라버린조르디의4살때모습이다.

당시이노래한곡으로전세계스타가되었었고그의부모는아기를팔아돈을

번다는비난까지감수해야했다.

아기가무대를종횡무진으로뛰어다니며노래를부르는모습은

전세계사람들을미소짓게했었다.

아기로사는것이힘들다고노래하는조르디의발상은

또한20세기의기발한발상이기도할것이다.

요즘프랑스에서는9살아이들의자살이문제시되고있다.

9살아이로사는것이힘들었던것일까?

Sur un prélude de Bach

SURUNPRÉLUDEDEBACH

Lorsquej’entendscepréludedeBach
ParGlenGould,maraisons’envole
VersleportduHavreetlesbaraques
Etlescargoslourdsquel’onrafistole
Etlestorchères,lesgruespatraques
Lesciternesdegasoil

글렌굴드가연주하는바하의서곡을들으면

난,아브르항구와허름한건물들을배회하고

대충수리한육중한화물선들과횃불등대들,병약한두루미들,

디젤탱크들을배회한다

Toiquicouraisdanslesflaques
Moietmatêteàclaques
Moiquitecroyaismachose,mabestiole
Moijen’étaisqu’unpotdecolle

너는물웅덩이속을달렸고

나는바보가되었다

너를내것이라고믿었던나

난너에게귀찮은사람이었을뿐

Lorsquej’entendscepréludedeBach
ParGlenGould,maraisons’envole
Ettoutescesamoursquisedétraquent
Etleschagrinslourds,lespeinesqu’onbricole
Ettoutesmeserreursdezodiaque
Etmessautesdeboussole

글렌굴드가연주하는바하의서곡을들으면

나는어긋났던모든사랑을회상하고

사랑의슬픔과고통을회상한다

내운명의어긋남들과

변덕스러웠던선택들을회상한다.

Toi,lespiedsdanslesflaques
Moi,etmatêteàclaques
J’aiprislesremorqueurspourdesgondoles
Etmoi,moijetraînemacasserole

너는발이웅덩이에빠졌고

나는바보가되었다.

나는견인차를곤돌라라고믿었지만

남비나만지는슬픈신세

Danscettedéchargederêvesenpack
Qu’onbazardeauprixdupétrole
Pourdescols-blancsetdescorbacs
QuisefoutentdeMozart,deBach

모짜르트,바하는알지도못하는

화이트칼라와양심없는사람들을위하여

석유값에싸게팔아버린

꿈들이사라져버린속에서

JedonneraisRayCharles,Mozartenvrac
Lavieenrose,lerock’nroll
Touscesbémolsettouscescouacs
PourGlenGoulddanscepréludedeBach.

바하의서곡을연주하는글렌굴드를듣기위해

나는내가좋아하는래이찰스,모짜르트,장미빛인생,록앤롤,

모든플랫음과음정이틀린음들을버릴수있다.

기분 좋은 날

푸른빛융단의당구대위로푸른등이두개달려있었다.

당구를치고있는처녀의위로바싹올라간엉덩이가경쾌해보였다.

두여자와한남자가한참당구에몰두해있고푸른등에서나오는은은한불빛이

아름다웠다.그옆으로짙은회색의피아노가놓여있었고동그란의자가

피아노앞에있었다.

-피아노는누가쳐요?

-누구나쳐도되요.칠래요?

-잘못치는데,너무오랫동안안쳐서못칠거에요.

피아노앞으로다가갔다.

뚜껑을열고건반을눌렀는데피식소리가난다.

그가다가왔다.스위치를넣어야하는전자피아노였다.

조심스럽게손가락을건반에갖다놓았다.

내가느다란손가락이엷게떨리고있었다.

악보도다잊어버린’엘리제를위하여’를잠깐쳤다.

갑자기실내분위기가엄숙해지는느낌이들었다.

당구를치던젊은이들이경건하게나를바라보고있었다.

갑자기기분이좋아지기시작했다.

영상12도의겨울,해뜨는시각이빨라지고지는시각이늦어졌다.

그만해도살만하다.

서울은영하10도라는데서울은해가있기때문에추워도견딜만할것이다.

쌓였던눈들이녹고있는탓인지강물의수위는자꾸높아졌고

흙탕물빛으로빠르게흐르고있다.

강옆에서있는고목에커다랗게난구멍에물이가득차있었다.

문득일본문학에서본이야기가생각났다.

나무옆을지나던어떤남자가나무에난구멍을들여다보다가

호기심으로그안으로들어가버렸다.

그안에다른세상이있었고친절한사람들과사흘을재미있게지내고

나왔다.그런데다시돌아온세상엔40년이란시간이지나버렸고

그가알고있던사람들이대부분저세상으로가버렸다.

saint françois xavier 성당

지난연말모임때사람들이쌩프랑스와자비에성당에모형이있는데

기막히게잘만들어졌다고감탄들하더라고요.

저도가보아야지벼르고있다가오늘찾아가보았습니다.

풀만먹고사는사람인탓인지카메라가잘흔들려요.

부실한사진들이지만프랑스인들이너도나도감탄한모형이니까

감상하시기바랍니다.

처음유학와서이동네에살았습니다.

성당앞에바로전철이있어서앞을늘지나쳐다녔는데

성당을들어가볼여유가없었던것같아요.

쌩프랑스와자비에성당

가운데보시면아기예수님이누워계십니다.

Galette des Rois

GalettedesRois는프랑스의전통놀이라고칭할수있습니다.

정월이면친구들이모여서과자를한쪽씩나누어먹는풍습입니다.

위의그림처럼생긴과자를사람수대로잘라서먹는데자기가먹는과자에서

작은장난감이나오면왕또는왕비가되어자기왕비또는왕을지명할권리가주어집니다.

위사진에나와있는작은돌장난감들이여기에사용되는것들입니다.

보통샴페인과함께먹는과자또는빵이라고할수도있습니다.

며칠전에친구회사에서갈렛뜨를먹었습니다.

몸매가유난히뛰어난카메룬흑인여자가만들어온갈렛뜨였어요.

12살부터식당에서요리하는일을배워서빠리에식당을열은여자인데

그날은갈렛뜨를주문한것이죠.

바람을잘잡는흑인남자,그도얼굴은잘생긴흑인입니다.

또다른미인흑인여자는며칠후에아프리카식당을연다고했어요.

그리고프랑스인6명과1살된얘기가참여했었죠.

젊은흑인여자아이들이얼마나유머를잘하는지즐거웠습니다.

둘다170은되는키에쭉빠진몸매를하고있었습니다.

프랑스친구들이저를놀리느라고그흑인남자와허그를하라고해서

마지못해했는데그얼굴이진득진득해서참불편했습니다.

그런내표정을살펴본프랑스친구들이마구웃어대는거였어요.

내가그들을즐겁게했나보다하고좋게생각해버렸습니다.

한참을떠들다가누구네집으로가서요리잘하는친구들이

요리를한다는데저는피곤해서집으로돌아왔습니다.

집에돌아와서뭐했냐구요?

김치담궜어요.

우연히슈퍼에서배추를발견하고두포기를사서담구었는데요.

며칠이지나야먹을수있을지모르겟어요.

멸치액젓도넣었는데결과가참궁금합니다.

내겐 영혼만이 존재하네- 나타샤 쌩 삐에르

한국방송중에’내안에쉼표’라는타이틀보았다.

참시적이라는생각을하며방송을보았는데아니나다를까함민복이란시인이

탤련트와함께동행여행을하면서조근조근이야기하는프로였다.

늘어머니를그리워하고어린시절을그리워하며사는국민이

한국민인것같다는,그건정이많은민족임을나타내는것임을다시확인한다.

情이많아서恨이많은민족이다.

함민복시인은목소리도좋았다.

소박하고겸손한시인의심성이느껴지는구절구절들이참맘에들었다.

가난하면서도행복할수있는사람들이정말시인들이란감탄과함께..

행복하면됬지더무엇이필요할까?

돈을향해뛰고구르는현대사회에정말내안에쉼표같은프로였다.

행복하고 좋은 한 해 2011

송년모임,독신들의모임에초대받아갔다.

생각보다많은사람들이왔다.남자는음료수를갖고오고

여자는디저트를갖고오도록되어있다.

갑자기한남자가노트를펼쳐들고자신이쓴詩를낭송하기시작했다.

알프레드뮤세스타일의시라고스스로말하는시였다.

베로니크라고하는여자는자신이근무하는초등학교에서의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모두들박장대소했다.

처음교사로부임되어교실에들어갔는데아이들이서로서로

작은쪽지를돌리고있더란다.빼앗아서읽어보니

‘마드모아젤베로니크는키가작고뚱뚱하다.’라고써있더란다.

베로니크는마음을가다듬고학생들에게이렇게말했단다.

‘여러분참으로대단하십니다.이렇게사람을평가할줄도알고요.축하드립니다.

그런데단점말고장점을발견해주시면어떨까요.다음시간에는

저의장점을발견하셔서쪽지로돌려주시기바랍니다.’

그다음시간에아이들의쪽지에는이런말이써있었단다.

‘마드모아젤베로니크는작고뚱뚱하다.하지만그것은그녀의잘못이아니다.’

저도문득서정주님의시한편이생각났습니다.

그런데준비를하지않아서외워지지가않아대략내용만얘기했죠.

한국말로’첫날밤’이라고생각이되는데요.

첫날밤신랑이신부를혼자두고화장실을가는데

옷자락이문턱에걸린것을신부가음탕해서자기를잡아당긴다고

생각하고는줄행랑을놓죠.40년이흐른후,우연히신부집앞을지나다가

호기심으로들어가보았더니신부가40년전그모습그대로앉아있더랍니다.

동정심으로그어깨를만졌는데그대로재로흩어져버렸다는이야기죠.

슬픈이야기를좋아하지않는것이프랑스사람들의정서라고할수있는데요.

잔인하다고난리였고요.몇몇은아름답다고해주더라고요.

사진이많이흔들렸어요.

등밑에매달은화분입니다.

제가가져간과자인데요.

열어보면안에프랑스음식푸아그라를넣은마카로니입니다.

진짜맛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