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묘목을 식재(植栽)하면서,

georgia-pine300날씨도 시치미를 잘 뗀다.
몇 일전만해도 오돌오돌 떨게 만들더니 어제 오늘은 화창하고 영상 13도에 바람이 없으니 살 맛이 난다.

따뜻한 봄볕은 늘 그러하듯이 정감을 일으키는 것 같다. 죠지아는 더운 지방인데도 소나무가 많아서 봄철에는 송화가루에 차가 노랗게 된다.

한국 소나무처럼 운치가 있는 게 아니라 아래 가지를 스스로 삭정이로 만들면서 곧게 위로만 올라가니 그것도 묘하다. 건축목재나 전주에 사용하는데 그래서 Georgia Pine Tree가 유명하다. 언제 한국에 가게 되면 정감이 물씬 나는 한국 소나무의 솔씨를 구해다가 심어 볼 생각이다.

유실수(有實樹)를 심으려고 도토리 나무 150여 그루를 베어냈다. 고목인데다가 밑에 낙엽이 쌓여 썩어서 풀들이 자라지 않고 또 이 도토리는 굵은 알밤만한데 묵을 만들지 못한다고 한다. 나무들을 베어냈더니 풀이 한 길은 자란다. 봄나물을 기대 했는데 그것도 틀렸다.

한국의 전통 유실수인 감, 배, 밤, 대추, 매실나무를 몇 그루씩 심어서 술이 되는 것은 과일주를 담고 나머지는 그냥 향수 달래려고 심는 것이다. 집이 솔밭에 둘려있는데 도토리 나무가 있던 자리 몇 군데가 비어 있어서 산에 있는 소나무 묘목을 파다가 식재(植栽)를 하고 있다.

윤선도가 정쟁(政爭)에 밀려서 해남 땅에 내려가 산천초목을 의인화(擬人化)하여 임금 노릇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해서, 나도 묘목을 심으며 “송(松)정승, 경순왕 24대 손인 김國에 충성 하시게”하다 보니 정승이 서른 둘이나 생겼다. ㅎㅎ

행여 정승들이 반란을 일으킬까 염려되어 아침 저녁으로 물을 열심히 주고 있는데 임금이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듯싶다. 수도 호스가 그곳까지 닿지 않아서 물통으로 날러야 하기 때문이다.

윤사월(閏四月) / 박목월

송화(松花)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길다 꾀꼬리 울면
산직이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대이고 엿듣고 있네.

윤사월이라면 음력 5월을 말하는 것일 텐데 아직은 몇 달이 남았으니 이 녀석들도 송화가루를 날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곳의 딱따구리들이 조용한 걸 보니 아직 봄은 아니다. 2/28/16

cane0913@hanmail.net

미국의 Sun Belt.

sun-belt300
음력으로 삼월 삼짇날이 되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 온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철새이기에 흥부전에도 나온다.

그 제비는 착한 사람에게 박씨를 물어다 주기 위하여 온 게 아니라 기후가 좋고 먹이가 많은 곳에서 번식을 한 다음 월동을 위하여 다시 따뜻한 남쪽으로 간다.

미국에서는 제비가 아니라 사람들이 은퇴한 후에는 따뜻한 남쪽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남쪽을 sun belt라 하는데 북위 36도 이남을 말한다. 산업도시가 대부분 북부에 자리하고 있기에 젊은 시절은 북부에서 살던 사람들이다. 노년에 뇌졸증(腦卒症)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따뜻한 곳에서 사는 것이니 참고해 볼만하다.

나 역시 그들 중의 하나로 필라델피아에서 이곳 죠지아주로 이사를 왔다. 농경사회(農耕社會)에서는 토지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웬만해서는 고향을 안 떠나지만 이민자들은 유목민(遊牧民)들처럼 어디에든 텐트를 치고 뿌리를 내린다.

내가 만난 한인들 중에 처음부터 이곳으로 이민 온 사람은 아직 없었다. 모두 나처럼 타주에서 살다가 온 사람들이다. 그 분들도 이것 저것 다 재보고 왔을 테니 타주 보다는 생활여건이 좋다는 결론이다. 우선은 세금, 집값, 땅값이 싸고 생활필수품들의 가격도 싸다.

이곳은 한인들이 많이 사는 둘루스에서 38마일 거리라서 한인들이 없을 줄 알았었는데 이발소 주인이 한국 여자분이었고 뷰폐식당, 주유소, 세탁소 주인도 한국인이었다. 나야 장사할 일도 없으니 그 분들보다는 장소를 결정하기가 쉬웠었다.

지나다가 For Sale간판이 걸려 있기에 들어가 보니 도(?)를 닦기에 안성맞춤인 야산이라서 뜸들이지 않고 사서 이사를 왔노라고 하니 장사도 다른 지역보다 더 잘 된다고 한다. 이발소 주인은 이발소 두 곳을 운영하다가 다른 곳을 정리하고 이곳에서만 연다고 한다. 식당 주인은 한 시간 반 거리에서 매일 출퇴근을 한다고 하는 걸 보니 그 분들 말대로 장사도 괜찮은 것 같다.

미국남부지방은 한국사람들에게는 아련한 향수가 곁들어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 어떤 인연이 있거나 추억이 있었던 게 아니라 학창시절에 배운 오~수잔나, 스와니 강 등등 포스터의 노래들 때문이다. 포스터가 펜실바니아에서 그 곡들을 작곡했으니 미국 남부는 ‘멀고 먼 알라바마 나의 고향은 그곳’도 맞고 ‘머나먼 저곳 스와니 강물 그리워라’도 맞는다.

스와니 강은 죠지아주 남부에서 발원하여 플로리다를 거쳐서 멕시코만으로 흘러 간다. 이곳에서 150마일을 더 내려가야 한다. 펜실바니아에서 이곳까지 823마일, 차로 13시간의 거리이다. 옛날처럼 마차를 타고 온다면 몇 일은 걸렸을 터이니 정말 ‘머나먼 곳’이다. 위 지도에 파란 줄이 내가 내려온 길이다.

노래  Suwannee River는 플로리다 주가(州歌)이고, Oh Shenandoah는 버지니아의 주가인데 동시에 Carry me back to old Virginny (내고향으로 날 보내주 ) 도 부른다. 테네시는  Tennessee Waltz 또는 Rocky Top, 켄터키는 My Old Kentucky Home, Kansas 는 언덕 위의 집 (Home on the Range), 루이지애나는 You Are My Sunshine 등등 모두 한국사람들에게 친숙한 노래 들이다.

제비처럼 다시 따뜻한 강남쪽으로 왔으니 은연중에 나도 제비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턱시도(tuxedo)가 없으니 제비족은 아니다. ㅎㅎ.
그러나 누가 알랴, 어느 날 박씨 하나 물어다가 선한 사람에게 줄 수 있을지를. 2/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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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금슬년화(琴瑟年華)

금슬년화(琴瑟年華) – 이상은(李商隱)

琴瑟無端五十絃(금슬무단오십현) : 금슬의 줄이 까닭 없이 오십 줄이랴
一絃一柱思華年(일현일주사화년) : 줄 하나 기둥 하나에 꽃다운 시절이 생각나는데
莊生曉夢迷蝴蝶(장생효몽미호접) : 장자가 꿈 깨어 자신이 나비인가 혼동했고
望帝春心託杜鵑(망제춘심탁두견) : 망제의 춘심은 두견이 되었다네.

滄海月明珠有淚(창해월명주유루) : 창해에 달 밝으니 진주가 눈물을 흘리고
藍田日暖玉生煙(남전일난옥생연) : 따뜻한 날 남전산 옥돌에선 연기가 피어 올랐지
此情可待成追憶(차정가대성추억) :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지나고 보니 추억인데
只是當時已惘然(지시당시이망연) : 그 때는 모든 게 망연했었네.

당나라 시인 이상은(李商隱.812~858)의 자전적(自傳的) 시(詩)이다.
46세에 졸(卒)했으니 금슬(琴瑟)의 50현(絃)을 다 채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셈이다.

금슬(琴瑟)이란 우리나라의 거문고와 비파처럼 생긴 중국의 현악기인데 연주와 반주를하게 되는 한 쌍의 악기를 말한다. 부부가 잘 화합하는 집을 금슬(琴瑟)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금(琴)이 연주를 하면 병풍 뒤에서 슬(瑟)이 반주를 하게 되는데 그게 잘어울린다는 의미이다. 그 두 악기의 줄의 합이 50개라는 것이다.

금슬의 50현(絃)은 우리 인생을 말하는 것인지도 몰라
아름다운 선율에서 좋았던 시절이 생각 나는데
장자(莊子)의 호접몽(胡蝶夢)처럼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했었고
촉나라의 망제(望帝)처럼 못다 이룬 사랑도 했었지

달 밝은 밤엔 바닷가에 나가 그 정취(情趣)에 눈물도 흘려 봤고
일이 잘 풀릴 땐 미옥(美玉)을 발견한 듯 기쁨도 있었지
돌이켜 보면 모두 아름다운 추억들인데
그 때는 모든 게 허무하다는 생각뿐이었네.

나름대로 이상은의 시를 의역(意譯)을 해 봤다. 호접몽(胡蝶夢)이나 망제(望帝)에 대한 고사를 설명하려면 글이 길어져서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시인들의 정신세계는 다른 직업군에 비하여 한 차원 더 높다. 그게 하늘이 주신 은사(恩賜)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하여 요절(夭折)하는 시인도 있다. 시인의 이상을 다 표현할 수 없는 좌절감 탓이다.

세상사가 다 그러하듯이 시인의 작품도 시대에서 너무 앞서가면 당대에서는 빛을 못 보다가 그의 사후(死後)에야 비로서 그 진가를 알게 되니 그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시인 이상은(李商隱)은 생활이 궁핍했었다고 한다. 그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어쩌면 같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굳이 시인이 아닐지라도 노년에는 지난 날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 좋은 일, 궂은 일 모두 추억이 되는 것은 그래도 옛날 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면 후일에 다시 이날을 기념할 터인데
어찌 한 순간인들 무심히 보낼 수 있으랴. 2/24/16

cane0913@hanmail.net

봄소식.

할미꽃400

봄소식 / 素石 김진우.

봄소식이 왔네
살며시
이 산골짜기에

바람이 알면
천기누설(天機漏洩) 된다기에
병풍 둘러 감춰놓고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네
오~ 찬미(讚美)하자
찬란한 이 봄볕을.

cane0913@hanmail.net 2/19/16

서른세살 아들의 선물.

mother-680

“서옥희 여사. 우리 엄마는 고생만 하셨다. 돈이 생기면 아들과 딸을 위해 사셨다. 70 평생 살면서 여행 한번 못해보셨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으로 되새길 수 있는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미주 중앙일보에서 읽은 테리 안(안승민:33)군의 말이다. 미국에 와서 9년 동안 모은 돈과 물건들을 다 처분한 돈으로 23 피트짜리 Motor Home을 구입했다. 혼자 되신 모친을 한국에서 초청하여 La에서 뉴욕까지 대륙횡단을 하면서 모친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깜짝 선물의 이벤트인 셈이다.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는 ‘파아란 하늘’을 보여주고 싶었다”

안 군의 이 표현에 가슴이 턱 막혔다. 모친의 꿈도 소박하지만 그것을 헤아리는 그 아들의 마음씀이 고마워서였다. 효도란 생각처럼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다. 부모들이야 늘 “나는 괜찮다”는 표현이지만 살펴보면 괜찮지 않은 경우들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안군은 모친의 소박한 꿈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 1주일 동안 La를 관광하고 9월 15일 출발하여 60일의 장도에 오른 것이다. 샌디에고, 애리조나, 뉴멕시코,오클라호마를 경유하면서 평균 시속 50마일로 달렸다. 낮에는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길을 가고 어둠이 내리면 풍경 좋은 곳에 주차하고 엄마와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엄마와 함께 가니 두려움도 없고 또 못할 것도 없었다. 너무 기뻤다”
“이렇게 큰 세상이 있는 줄 모르고 살았다. 아들 덕에 호강한다”

그 이벤트는 성공을 한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로 장거리 여행은 열차여행과 달리 상당히 지치게 된다. 운전자보다 옆에 탄 사람이 더 피곤하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그의 모친에게는 좀 무리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모터 홈으로 여행을 할 때는 하루 100마일 운전하고 그 장소에서 이틀을 쉬는 게 정석이다.

모터 홈이라 해서 아무 곳에서나 주차하고 숙박할 수는 없다. 도심지에서는 특히 그래서 주로 월마트 주차장을 찾게 되지만 대부분 경비원들에게 쫓겨난다. 교외에서는 Moon Duck Parking으로 경관 좋은 곳에서 숙박을 할 수는 있으나 화장실 탱크를 비우고 다시 물을 채워야 하고 프로판 개스를 충진해야 하는 이유로 캠프 그라운드를 찾게 된다.

차라리 샌디에고에서부터 뱅쿠버까지의 서부해안선을 따라서 60일간 쉬엄 쉬엄 다녔더라면 그게 더 나을 뻔했다. 서부 해안에서의 석양은 어디를 가나 장관이다. 마찬가지로 동부 대서양의 해안선 일출 또한 장관이다.

태평양의 석양, 모친에게 그 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었을 것이다.

메인주에서 미국 북부의 대륙횡단 루트로 되돌아 왔으나 그 코스에서는 거의 볼 것이 없다. 도로 구경뿐이다. 한국사람들의 관광 패턴은 가능한 많은 곳을 따지니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의 모친은 구경이 아니라도 9년간 떨어져 있던 아들과 함께하니 그게 더 기뻤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냐?
장한 아들이 모친을 위하여 전 재산을 털어서 준비한 이벤트인데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머니들은 배경음악의 가사에서처럼 어머니를 위한 데이지 꽃 한 송이에도 감격하시는 분들이라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안 군의 성공과 그의 모친의 건강을 빌어주고 싶다.

cane0913@hotmail.net   2/14/16

Isla-Grant / A Daisy For Mama

그대 있음에.

away-from-her300김남조 詩 / 김순애 曲 / Sop.조수미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동치미가 생각난 날.

yam200

어제는 체감온도(體感溫度)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배운 날이었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몇 일 전에는 영하 10도에도 괜찮았었는데 영하 8도에 바람이 시속 25마일로 불어대니 히터를 아무리 올려도 속수무책이었다.

때때로 돌풍이 몰아치면 집이 날라갈 것처럼 소리도 요란했었다. 이러다가 영화 wizard of oz 처럼 집이 통째로 날라가서 어느 마법의 성에 내려 놓지나 않을지 그것도 흥미로운 일이라 생각했다.

난로 앞에서 책을 읽다가 난로에 고구마를 구어서 동치미랑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고구마엔 동치미가 제격인데 아쉽게도 둘 다 없다. 고구마야 가까운 수퍼에 가면 있지만 동치미를 사려면 차로 한 시간 걸리는 한인 마트엘 가야 한다. 입덧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만한 수고까지 할 생각이 없어서 고구마 대신 감자를 구워서 버터를 발라서 먹었다.

“아는 것이 많으니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 아는 척 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말이지만 사실은 옳은 말이다. 먹어 봤어야 나중에 그걸 찾게 된다.

감자를 난로 위에 놓고 좀 있으니 냄새가 구수하다. 냄새로 음식을 취하는 것을 흠향(歆饗)이라고 한다. 조상님들이 제사상에 차란 음식을 드시는 방법이란다. 추운 날씨 덕분에 조상 흉내도 내 본 셈이다. 원래 구워서 먹는 감자가 따로 있지만 그런대로 맛이 괜찮다.

입덧은 임신부만 하는 게 아니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그 이유는 몸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전에 먹었든 음식을 기억하여 요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처방은 그 음식을 먹어 줘야 한다.

갑자기 무엇이 먹고 싶을 땐 그 음식을 집에서 하기가 번거롭다면 미루지 말고 나가서 외식으로 해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옛날 육식이 흔치 않았을 때엔 할머니들의 속병은 대부분 소고기국으로 가라 앉혔었다.

이유없이 속이 메슥거린다는 환자에게 소고기를 한번 먹어 보라고 했더니 전혀 기대를 안하고 먹었는데 그게 없어졌다고 한다. 사실 나도 별 기대를 갖지 말고 한끼 때우는 셈치고 먹어 보라고 한 말이었다. 소고기의 어느 약효에 의한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대부분 환자들은 병도 우아하고 고상하게 고치려고 한다. 대학병원에 가서 전문의인 교수님의 특진을 받아야 병이 낫는 줄 안다. 돈이 많다면 그런 방법도 좋겠지만 대부분 성인병은 병원치료에서 별 효과를 얻지 못한다. 양방은 대증요법(對症療法)이기 때문에 그렇다.

위에 염증도 없는데 메슥거린다면 그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을 주니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 세상사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듯이 우리 몸도 그렇다. 병원 검사에서 다 정상으로 나왔다면 옛날 노인들의 처방을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꿩 잡는 게 매라는데 그 꿩만 잡으면 되지 않겠는가?

cane0913@hanmail.net   2/12/16

과유불급(過猶不及) / 비타민과 미네랄.

vitamin

<지나침은 부족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인생사에 많이 인용하는 말이지만 인체의 건강에도 적용된다.

<몸에 좋다>는 약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비타민이나 미네랄일 것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이것처럼 친숙하고도 잘못 알려진 화학물질도 드물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인체가 살아가는데 미량의 필요한 물질들로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달리 에너지를 생성하는 생체분자가 아니다. 호르몬의 기능처럼 소량으로 신체의 기능을 조절하지만 체내에서 합성되지 못하거나 합성되더라도 그 양이 아주 적기 때문에 호르몬과 달리 음식물로 섭취해야만 한다.

비타민은 지용성과 수용성으로 나뉘며, 지용성 비타민은 비타민 A, D, E, F, K, U 이다. 지용성 비타민은 인체에 축적되고 과량 축적될 경우 독성을 보인다.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녹는 비타민으로서 비타민 B복합체, 비타민 C, 비오틴, 엽산, 콜린, 이노시톨, 비타민 L, 비타민 P 등이 있다.

문제는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녹기 때문에 과잉복용을 해도 몸 밖으로 배출되기에 괜찮다는 오해이다.

수 년 전, 서울의대 이왕재 교수가 TV에서 비타민C  메가도스(Mega does) 처방으로 난치병에 걸린 자신의 부친과 장인의 병이 나았다고 해서 서울시내 약국의 비타민C가 동이 난 적이 있었다. 그분은 아직도 ‘비타민 전도사’를 차청하며 만병통치약이나 불로장생의 약이라고 책도 출간하고 전국 교회를 다니면서 간증을 하고 있다.

비타민C 메가도스(Mega does)란 1960년에 미국 생화학자 어윈 스톤(Irwin Stone)이 처음 주장을 했고, 역시 화학자인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이 책을 출간함으로 선풍을 일으켰으나 부작용이 속출하여 이미 접은 이론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비타민C 하루 권장량(60mg)보다 50~100배 많은 3000~6000mg, 심지어는 1만mg까지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잘못 아는 것은 그 한 사람으로 끝나지만 전문가의 잘못된 판단은 여러 사람을 상하게 한다. 이 교수는 <환자>와 <건강한 사람>에 대한 차이를 간과하여 처방한 것이 잘못이다. 그도 인정 했듯이 비타민C 메가도스에서 요로결석이 발생하지만 수술 받으면 된다고 한다. 요산(尿酸)이 높아지면 통풍(痛風)이 생길 확률도 역시 높아진다.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은 설령 그것이 인체의 다른 곳에 손상을 줄지라도 병 치료가 우선이기에 투여를 하게 된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이 <무슨 환자도 나았다 하더라>면서 예방차원에서 같은 약을 장기복용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 인체는 신묘막측(神妙莫測)하여 뼈에 좋은 약을 먹는다고 60대의 뼈가 30대처럼 튼튼해지는 게  아니라 그 체중이나 생활환경에 적응할 정도로만 흡수되어 작용을 하고 나머지 잉여분은 다른 영양 흡수를 방해 하거나 축적되어 다른 질병을 부른다.

미네랄의 생리기능은 각각 상호적으로 관계하고 단백질 등 다른 영양소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복잡하다. 일반적인 미네랄의 기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체조직을 구성한다. ② 다른 성분과 결합하여 생체의 구성성분이 된다. ③ 조효소로서 효소반응을 활성화한다. ④ 혈액이나 체액의 분량, 삼투압이나 pH를 조절한다. ⑤ 근육이나 신경의 수축, 흥분성을 조절한다.

미네랄은 이온으로 존재하며 식물 및 동물 내에 존재하고 소화와 흡수가 가능한 <유기 미네랄>과 체내 흡수가 안 되는 <무기 미네랄>이 있다.

일반적으로 물 속에는 소량의 유기 미네랄과 다량의 무기 미네랄이 존재한다. 멸치 1마리 속의 유기 미네랄은 1톤의 물 속에 있는 철분과 같은 양이다.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은 거의 식품으로 충족되며, 식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무기 미네랄은 소화 및 흡수가 안되기 때문에 축적된다. 이것이 관절사이에 축적되면 관절염이, 창자벽에 축적되면 변비가, 그리고 동맥의 혈관벽에 축적되면 동맥 경화의 하나의 원인이 된다

무기 미네랄이 들어 있지 않은 물은 증류수 밖에 없다. 때문에 최상의 음용수는 증류수이다. 체내의 무기 미네랄을 용해배출 시키는 유일한 용액이다. 가장 안전하기에 주사용액제로 사용하는 것이 증류수이련만 한국에서는 증류수를 먹으면 설사를 한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외항선원이나 사우디에서는 해수를 증류하여 식수로 사용한다. 미국 슈퍼에서도 증류수를 음용수로 판매하고 있고, 아기들 분유를 탈 때에도 사용한다.

수용성 비타민 과다복용의 문제.

나이아신을 포함하는 비타민 비타민 B군도 과량 복용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엽산의 다량 섭취는 불면증과 기타 정신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다량의 비타민 B6의 기능이 있는 피리독신은 파킨슨씨 병을 악화시키고 다른 신경 장애를 일으킨다.

비타민 C는 과량 복용했을 경우 신장결석, 통풍, 설사와 복부 근육 경련을 일으킨다. 철분의 흡수를 증가시켜서 아연의 흡수를 방해 한다. 아연 결핍은 피부질환과 신경계의 이상을 가져 온다.

지용성 비타민 과다복용의 문제.

비타민 A, D, E, K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몸에서 배출되기가 더 어렵다. 과다복용을 할 경우,  간장애, 두통, 탈모, 피부 건조, 뼈의 통증, 관절 통증, 임산부는 태아에게 선천성 장애를 일으킬 위험성이 커진다.

비타민 D의 과다 복용은 신체의 칼슘 균형을 방해함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혈액 내에 칼슘 축적이 일어나는 고칼슘증을 초래한다. 메스꺼움, 구토, 피로, 혼미, 고혈압, 신부전증, 혼수 등을 포함한다.

비타민 E는 다량복용 시 메스꺼움과 설사와 함께 허약함과 피로를 일으키는 독성이 있다. 비타민 E 과다복용은 특히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출혈문제의 요인이 된다.

셀던 헨들러 박사는 다른 식품 보조제보다도 비타민 E 보조제에 대하여 훨씬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헨들러 박사는 “성인은 매일 400IU 이상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밝히고 하루 600IU를 복용하였을 경우에 부작용이 시작될 우려가 있다고 하였다.

비타민과 미네랄 보조제를 계속 복용하는 데 대한 또 다른 우려가 있다. 놀랍게도 보조제를 다량 복용하기 때문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결핍될 수 있다. 어떻게 다량의 비타민과 미네랄 보조제를 섭취하는 사람이 “결핍증”이라는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대답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상호 작용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 있다.

인체에서 비타민과 미네랄을 운반하고 활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다른 비타민과 미네랄를 섭취하고 활용하는 데 불균형을 일으킨다. 이 상호 작용들 때문에 인체는 다른 성분들을 불필요하게 흡수해야 하고 필요로 하게 된다. 또한, 어떤 물질의 흡수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보조제인가? 천연의 식품인가?

식품 보조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비타민의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있다. 항산화제 비타민을 복용하는 대신에 식물성 식품속에 있는 항산화제를 먹으면 된다.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는 녹색 엽채류인 케일 한 컵을 섭취함으로 비타민 E를 1,100IU와 동일한 항산화 노화 방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채식이 수명을 증진시키는 이유는 퇴행성 질환의 위험률을 낮추며 동시에 대다수의 사망 원인인 심장병과 암의 발병률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좋은 영양을 찾으려고 보조제를 찾기보다는 건강에 유익을 주는 균형진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과 약은 서로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있다. 천연식품이라도 편중된 식습성은 역시 문제가 된다. 위에 좋다고 양배추즙을 장복하면 해수(咳嗽)병이 생기는 것이나, 탐험가들이 알라스카에서 곰의 간을 다량먹고 비타민A 과다증으로 사망을 한 예가 있다.

과학자들이 천연의 식품 속에서 어떤 특별한 성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추출해 낸 것을 먹으려 하지말고 제철의 천연의 과일과 채소와 곡물을 충분하게 섭취함으로써 최고의 유익을 누리는 것이 지혜이다.

Many of them can enhance or impair another vitamin or mineral’s absorption and functioning, e.g. an excessive amount of iron can cause a deficiency in zinc. (‘비타민이나 미네랄’ 중에서  상당수는 다른 비타민이나 미네랄에 대하여 기능을 향상 시키거나 흡수해버려서 악영향을 준다. 일례로 과도한 양의 철분은 아연의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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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과세(二重過歲)라는 말의 모순성.

세배대한제국에서 1896년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채택하여 공식적으로는 양력 1월 1일을 그 해의 첫날로 인정하였으나 그 날을 설날이라고는 하지 않았었다.

그 후 왜정시대(倭政時代)에 음력에 기반을 둔 우리 고유명절을 양력 1월 1일로 변개(變改)하면서 신정(新正)과 구정(舊正)이라는 말이 생겨 났다. 일본도 명치유신(明治維新)전까지는 음력 설을 쇠었었다.

요즘 한국에서는 북한 서적을 베껴서 사용하는 학자들에 의하여 왜정시대(倭政時代)라는 말 대신에 ‘일제강점기’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왜국(倭國)이라는 말은 삼국시대부터 일본을 비하하여 부르던 말이다. 중국과 우리나라 연안을 무대로 약탈을 일삼던 일본 해적을 왜구(倭寇)라 했고, 일본 풍습을 낮잡아 왜풍(倭風)이라 했다. 지금도 일본인을 욕할 때 ‘왜놈’이라고 한다.

이야기가 잠시 딴 곳을 흘렀지만 한국에서 신정과 구정이 있다고 해서 설을 두 번 쇠는 집은 없다. 때문에 이중과세(二重過歲)를 하는 집은 없는 셈이다. 우리나라처럼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을 사용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그들 고유의 설날을 지켜오고 있다.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이란 달이 차고 기우는 것으로 날짜를 계산하지만 계절은 태양의 위치를 기준으로 계산을 하는 것을 말한다. 날짜의 계산도 월삭(月朔)만으로 하지 않고 태양력의 1년 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윤달을 두어서 조정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24절기, 즉 입춘, 우수, 경칩.. 하는 것은 양력날짜에 한자(漢字)를 붙여서 그 때의 기후의 특징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입춘은 언제나 양력으로 2월 4일이나 5일이 되는 것이다.

일례로 유태인들 역시 그들 고유의 히브리력(Hebrew calendar)을 사용한다. 물론 그들도 양력 1월1일을 그 해 첫날로 하지만 설날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들의 설날은Rosh Hashana 로서 추분이 지나서 처음 달이 뜨는 날, 주로 양력 9월에서 10월 사이에 있다.

우리가 말하는 양력(陽曆)이란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를 말하는 것으로 1582년 로만 캐톨릭의 니케아 공의회(Council of Nicaea)에서 채택된 것이다. 그 전에는Julian calendar 등등 여러 칼렌더가 사용되어 왔었으나 점차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는 나라가 많아지면서 하나로 통일 된 것이다.

Koreans celebrate New Year’s Day by preparing food for their ancestors’ spirits, visiting ancestors’ graves, and playing Korean games such as Yunnori with families. Young children give respect to their parents, grandparents, relatives, and other elders by bowing down in a traditional way and are given good wishes and some money by the elders.

한국 사람들은 설날에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며 가족끼리 윷놀이를 한다. 아이들은 부모와 조부모, 친척들 그리고 동네의 어른들에게 세배를 한다. 어른들은 덕담을 하면서 세배 돈을 준다.

외국인이 본 한국의 설날 풍습이다. 설을 원일 (元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라고도 부른다. 세월이 변하여 설날의 풍습도 많이 달라졌지만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 시작된 丙申年에는 모두 대박을 쳐서 일생 동안 이 해를 기념할 수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cane0913@hanmail.net    2/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