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나들이

햇살이눈부시게부서져내리는일요일

오후입니다.부드러운바람이얼굴을

가볍게애무하고지나가고봄기운이

온누리에가득합니다.

마른가지들마다초록색새싹들이

방긋이고개를내밀고세상구경을

하고있습니다.

푸르른생명이움트는소리들이

자근자근들려옵니다.

나뭇가지사이에자리한새들의보금자리,

그너머로들려오는새들의노랫소리가

청량음료처럼신선하게마음을울려줍니다.

이름을알수없는각종새들의노랫소리가

푸르른하늘을메아리칩니다.

녹색의강물빛이너무예뻐서그위로

디카를대어봅니다.

비단결처럼고운물결이햇볕에부서지며

짙은녹색으로어우러집니다.

풍덩하고몸을던져,수영을하고싶단

충동이안달을하고있습니다.

다리를지나는데벌써강에다풍덩몸을

적신강아지가있습니다.다리밑으로강물

냄새를맡고싶어서인지코를킁킁거리고

있습니다.물에흠뻑젖은몸이부르르떨고

있습니다.

봄을느끼고싶은것일까요?

‘Petitefilledusoleil’-christophe

사강의 작품 “Bonjour Tristesse”

슬픔이라는감정을발견해가는과정이다.

믿을만하고때로는명예롭게느껴졌던감정이어느날

너무완벽하고너무이기적으로다가왔기에그런감정을

느끼는자체를부끄럽게느껴야했던이야기…

1954년에벌써,프랑스에는자유롭게사는사람들이

등장했던것이다.

아내를사별하고자유롭게사는40세의아빠의

사랑을바라보는17세의세실이엮어가는

이야기이다.

호기심,질투심그리고장난기섞인심술을거쳐서

슬픔이라는감정에이르는아빠의사랑을따라가는

17세딸의감정이너무성숙하고교활하다.

내나이17세는너무순결하고착했었다는그래서또

부끄러워지게하는책이었다.

아니,17세의소녀가이렇게교활할수도있다는것을

알게해준책이었다고할까?

‘Inceste’-CharlotteetSergeGainsbourg

어떤 메일

오래전문학카페에서였다.

메일주소를달라던사람이있었다.

그리곤문학에대한소식이자주메일에담겨서왔다.

새로나온책이라던가문학행사라던가…등

2년쯤전이던가…

그메일의주인공은폐암에걸려서수술을하러들어간다고썼었다.

얼굴도잘기억나지않는누군가였지만

처음으로수술이잘되도록기도해주겠노라고답장을주었던것같다.

다행스럽게수술이잘되었다고..고맙다고또메일이왔다.

그리고늘메일은계속되었다.

지난주에이번주문학카페에나오겠노라는메일이왔다.

겨울의밤엔외출하기가그리쾌적하지않기에늘외출을꺼려왔지만

어떤호기심으로난,문학카페에나갔다.

그런데이상한일이일어났다.

어디서본분위기의사람이있었다.

그도나를뚫어지게쳐다본다.

그는왕년에대사로서각국을돌아다닌경력을가진프랑스사람이었다.

난,모르는채그가소개하는작가의이야기를들었다.

그런데그는한국의어느유명작가와너무나같은느낌을주는것이다.

그의이야기를듣는내내그생각을떨칠수없었다.

그리고’작가의비수가찌르는듯한고독’이니’자유의길’이니라는단어들을들으면서

이시간이끝나면저분에게가서내가느낀느낌을이야기해야겠다고생각했다.

당신은백인이고

한국의유명작가는황인종인데

어쩌면풍기는분위기가그렇게같은지모르겠다고

한번쯤한국을방문해서그한국의유명작가를만나보면어떻겠느냐고…

그런생각을쭉하면서오늘소개되는작가의내면이나와너무나흡사하다는

생각을하고있었다.

소개된작가는이미운명을달리한사람이었고

대신그작가의네딸중의두딸이나와있었다.

작가소개를너무잘한탓인지

이책을사고싶다는욕망이강렬하게나를부추기고있었다.

그시간이끝나고난,책을사서싸인까지받았지만

내속에서맴돌고있던그말은끝끝내하지못하고말았다.

아니,어느순간하고싶지않다는생각에도달했다는표현이옳을게다.

오늘그메일의주인공도나타나지않았다.

어쩌면아직투병중이라서머리를박박깍고가발을쓰고

그런상태로외출이불가능한지도모르겠다.

봄 이야기

해를넘겨2월도중순에접어들고있습니다.

입춘을지난탓인지오늘따라파란하늘이티끝한점없이펼쳐져있습니다.

마냥푸르른공기를마시며하늘을향해걷습니다.

마주치는곳마다봄맞이나온사람들이거닐고있습니다.

아!봄인가봅니다.

해마다봄은변함없이우리를찾아줍니다.

헐벗은가지마다새싹을피우기위한눈들이마치웅성웅성소리를내고있는듯느껴집니다.

봄이왔다고….이제는겨울잠을깨어나야한다고…

생명을튀우기위한아름다운노래들이

이쪽귀퉁이에서또저쪽귀퉁이에서들려옵니다.

아!봄인가봅니다!

Le Bon Marche(백화점 이름) 안의 카페 둘러보기

오늘은시간이나는김에빠리의중심부에

위치하는봉막쉐백화점나들이를했습니다.

이곳카페는카운터에서주문을하고돈을계산하면

번호를줍니다.이번에저는9번번호를받았죠.

그번호를받아들고마음에드는자리에가서앉으면

주문한음료를금발의여인이가져다줍니다.

아래사진에보면번호가있고

옆사진엔제가주문한프레스한자몽쥬스가

도착해있습니다.

Frédériclerner의’Pluslà’

바람 부는 날

바람이분다.

보통바람이아니다.

앞으로밀려서날아가버릴듯이바람이분다.

날개라도달렸었더라면이런날은분명코날수있었을텐데…

그어느날이었던가…

광화문의바람부는날이었었다.

유치환님의시’깃발’의싯귀를생각케하던…

광화문에이제는또다른바람이분다는소식이다.

영어바람

영어를위주로교육을하게되면우리의언어는,또우리의정서는…

왠지슬퍼지는바람이다.

나,비록더넓은세계를배우고싶어나와있지만

고국은고국의정서를그대로지니고있어야할것같은데말이다.

우리는어디를향해서가고있는것일까?

어느날돌아간고국에서정들은한국어는들을수없고

온갖영어만난무하는날을상상해본다.

영혼은없고그저쾌락만있는것이다.

가난한 사람들

그의커다란눈동자로부터굵다란눈물방울이뚝뚝떨어집니다.

39년이란세월의반이상을거리에서살아온그가8년전에만난사랑!

그사랑이암이걸렸다는것입니다.

그는말합니다.

8년전에그사랑을만난이후로거리에서의삶이훨씬순조롭게느껴졌다는것입니다.

그사랑이그의인생의전부이고삶자체이라고말하면서

선량해보이는커다란동공위로굵은눈물방울을뚝뚝떨어뜨리고있는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수의사가그종양을발견은했지만

과대한수술비용을치룰만한돈이그에게는없었습니다.

하지만하늘은무심하지않은것같습니다.

그이야기를들은어느독지가가비용을대주겠다고나섰습니다.

그의사랑은바로우연히만난커다란덩치의개였습니다.

8년전에만난이후그의삭막하기만한삶을따뜻하게데워주는역할을했던한마리충실한개였습니다.

어쩌다버림받은인생인지요.

한마리개가그의인생을다르게해주었기때문에그에게있어서그개는삶이며사랑이라고말합니다.

수술을한후에몇개월밖에살지못할바에는차라리수술을하지않는것이그개를위해서나그를위해서도

더나은선택이라는말을합니다.다행스럽게그종양은깨끗이완치될수있는것이랍니다.

수술을받고온몸에붕대를감은채로찾아온주인을보고좋아라하는개의모습이애처럽습니다.

또다른독지가가나타났습니다.

개가완전히회복할때까지스페인에있는별장을빌려주겠다는독지가가나타났습니다.

그와그의사랑인개는봇짐을지고스페인을향해떠납니다.

어쩌다버림받은인생인지는모르지만앞으로일이잘풀려서더나은삶을살게되기를기도해봅니다.

아무래도그개는그에게있어서행운을상징하는듯싶습니다.

39살이라는나이에굵은눈물을뚝뚝떨구고있던,

하지만너무나순수해보이던그의커다란눈망울이안타까운마음을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