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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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이지만  아직 여름의 열기가 다 가시지는 않았다. 화창한 일요일 아침 성당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바스티유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버스 도착 시간이 명시되어 있곤 하는 기계가 먹통이다. 천천히 걸어서 가다가 만나는 버스를 타기로 마음 먹는다.  걷다보니 아침의 상쾌한 기운이 싱그럽고 텅빈 거리가 아름답다. 세느 강은 푸르른 빛을 강하게 발하고 있고 짙푸른 하늘색과  어우러져 걷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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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본느 대학의 교양 강좌를 들으러 갔다가 오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성당이 있었다. 빠리에서 보기 드문 성당이었다. 신자들이 머리에 미사머플러를 쓰고 있었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경건했다. 미사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라틴어와 그레고리안 성가로 진행이 된다.  빠리의 한가운데  이렇게 중세의 느낌을 주는 성당이 있다는 것이 놀라왔다.  그리고 난. 이렇게 중세 느낌을 주는 장소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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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거장만 더 가서 버스를 타야지 하고 걷다가 보니 아랍문화 연구원까지 왔다. 이 건물에서는 여러가지 문화행사와 토론 행사들이 진행된다. 아랍문화 연구원 원장은 한때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내고  빠리의 음악축제를 만들어 낸

쟈크 랑이다. 여러무리의 아시아인 여행객들이 지나간다. 중국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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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조깅하는 프랑스인들도 가끔 만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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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느강변 옆으로 즐비하게 늘어 선 부끼니스트들 중 몇몇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진열을 마쳤다.

그렇게 걷다보니 성당에 거의 다 왔는데  찍어 논 사진들을 더 올릴 수가 없다. 이 사이트에 허용된 용량이 한계에 왔다는 것이다. 조선 일보 블로그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누구에게 용량을 올려 달라고 해야 되는 걸까?

여러가지 형태로 조각된 성녀 마리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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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전세계에서 최고의 미남 배우로 명성을 떨친 프랑스 남자배우, 알랑들롱의 인터뷰를 보고 약간의 황당함을 느꼈던 적이 있다. 프랑스 텔레비젼 주말 프로중에 유명인사들을 초대하여 사생활 이야기를 듣는 프로가 있는데 알랑들롱이 초대되었었다. 사회자가 종교가 있느냐고 물으니까 알랭들롱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조그만 성모 마리아 상을 꺼내어 들고 입을 맞추면서 어떤 일이 있으면 성모 마리아에게 부탁한다고 했다. 대부분 성모 마리아는 그의 부탁을 들어 준다고 했다. 종교가 없다고 말하면서 성모 마리아에게 부탁하는 행위는 미신인가? 종교 행위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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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는 거의 살인 적인 폭염이 여러차례에 걸쳐 있었고 이제 9월 초가 되니까 기온이  17도 밤에는 11도까지 내려 제법 쌀쌀하기까지 하다. 과일을 사러 까르프를 가는데 뻐스로 10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를 운동삼아 걸어서 갔다가 돌아올때 뻐스를 이용하곤 하는데 오늘은 걸어가는길에 있는 성당에 들렸다가  여러가지 형태의 성모 마리아상 사진 전시회를 둘러보게 되었다.  복도 벽면으로 즐비하게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있는데  한쪽에서 사다리를 놓고 사진을 걸고 있던 한 프랑스 남자가  저쪽 벽면 밑에 나란히 놓아둔 성모 마리아님 사진을 가리키며 아직 걸지는 못했지만 저기도 사진이 있다고 가르쳐 준다. 그리고는 장황하게 어떤 마리아 조각상이 가장 오래된 상이며 또 어떤 마리아상은 발견 당시 하얀칠이 되어 있었는데  우연히 그 하얀 색 아래 또 색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하얀색을 벗겨내니 총천연색이 나타나더라는 이야기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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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느끼는 바이지만 프랑스인들이 종교를 믿는 행위와 한국인들이 종교를 믿는 행위는 매우 다르다. 어떤 신비적인 의미나 복을 비는 형태가 없이 역사적인 사실로서 인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게다가 현대에 와서 많은 젊은이들은 성당에 가는 행위도 어리석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마도 물질만으로도 충분히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믿기때문인지도 모른다. 내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이 프랑스인도 성모 마리아상을 골동품적 가치로 이해하고 있는 듯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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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한국의 어느 목사님의 간증을 우연히 듣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궁금해 하던 터라 이 프랑스 남자에게 그 이야기를 대충 해주었다. 그는 프랑스에도 그런 사람들이 더러 있기는 하지만 주로 아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에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같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분석을 하고 있던 터라 더이상 길게 말을 하진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많은 聖人, 聖女들이  태어 났었고 그들은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여러가지 형태의 협회들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성모 마리아의 조각상들만 보더라도 그녀가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알랑 들롱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성모 마리아님께 부탁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2019년 까느 영화제의 명예 황금 종려상을 받았던 알랭 들롱은 얼마 전에 뇌졸증으로  스위스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많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프랑스에도 훌륭한 병원들이 많은데 왜 스위스 병원으로 갔느냐는 프랑스인들의 비난을 받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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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의 사진이 바닥에 놓여져 있던 사진 두점이다.

부활절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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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맞아 몽마르트에 올랐다. 빠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성당, 예수님의 심장을 의미하는 sacré coeur( 성스러운 마음: 가슴으로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성당에 온 것이다 .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으면 한국사회에서는 사회의 가장 높은 계층을 돈의 많고 적음으로 분류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된 것같다. 아마도 미국의 영향일 것이다. 프랑스 학자들의 대담에서 한 학자가 자기는 사회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사람은’시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또 다른 학자는 ‘성인’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여기서 ‘성인’은  어른이라는 뜻이 아니고 성스러울 ‘聖人’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가톨릭에서 말하는 ‘聖人’ 이 우리나라 의 ‘양반’과 같은 계열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 시대에 진정한 양반은 가톨릭에서의 ‘성인’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조선이 망했던 것은 진정한 의미의 양반들이 사라졌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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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씨가 화창하니 몽마르트 언덕에 관광객이 넘쳐난다.  그렇게 많은 관광객들에도 불구하고 빠리는 질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야무진 빠리 시장들의 관리 능력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빠리를 넓히는 계획으로 빠리시가 분주하다. 높은 건물을 허가하지 않으면서도 세계 최다의 관광객을 수용하는 빠리시를 이렇게 유지하는 것은 빠리지엔들의 지혜덕분일것이다. 나도 여기에 와서 어느 정도 빠리지엔들의 지혜를 몸으로 경험 하고 익힐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이들에게 감사한다.

밖은 관광지의 분위기를 버리지 못하지만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어느덧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바뀐다. 모두들 아름답게 모셔진 성체 앞에서 고요히 묵상하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된다. 깔멜 수녀원의 수녀님들이 맑고 고운 음성으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들이 고운 음성으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이미 너무나 아름답게 창조되었는데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세상을 보지 못하고  불평과 불만을 쏟아 놓는 것이다. 그 불평과 불만은 결국 그 사람의 아름답지 못한 내면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일 뿐인 것이다.

부활을 맞이 하여 예수님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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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내가 자주 다니던 까페이다. 오래 전에 바로 몽마르트 언덕 밑에 살던때 점심 식사를 하기도 하고 신문을 읽으러 가기도 하고 사람구경하기 위해 앉아 있기도 했던 장소인데 외면을 깔끔하게 현대식으로 개조했다. 옛날이 더 운치가 있었는데 아쉽다. 바로 몽마르트 언덕 아래 살면서도 가끔 기도라는 핑계로 성당에 올라가 밤을 새우고 오곤 했었다. 성당 안에는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숙소가 있는데 약간의 돈을 내면 하룻 밤을 묵고 아침 식사까지 제공되는 곳이 있다. 그 때   난, 몽마르트 언덕 바로 밑에 내 아파트가 있었는데 돈을 내고 성당에 올라 가 잠을 자고 오곤 했었다. 그래서인지 난, 이 성당의 분위기를 무척 좋아한다. 멀리 이사와서 살고 있는 지금도 자꾸 찾아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한 것같다.

Marie Madeleine ( Mary Magdale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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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한 작가, 앙드레 말로가 21세기는 정신적인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을 했었다.  그의 말이 맞는 것인지 올해 들어 벌써 가톨릭에 관계된 영화가 세편째 나왔다. 모두 무척 조용하고 성경의 메시지를 새기게 하는 영화들이다. 이 영화, Marie Madeleine 는 한국에서 막달라 마리아로 알려져 있는 여인에 대한 영화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막달라 마리아를 다룬 영화는 처음이라고 한다.  영국인이 촬영한 이영화의 촬영 현장은 대부분 시실리였다고 한다. 성경에 나오는 막달라 마리아가 그시대의 풍습에 반대해서 예수를 따라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후 부활하신 것을 본 증인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예수를 따라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기로 결심한 여인으로 나온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왕국은 죽은 후에 가는 곳이 아니고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사랑과 연민 그리고 용서를 통해서 이룰 수 있는 왕국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그녀는 2016년에 바티칸에 의해서 예수를 따르던 사도들중의 한명으로 인정이 되었다고 한다. 시칠리의 풍경이 배경이 되어  때로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기적까지 일으킨 그시대의 혁명가, 예수의 자취 그리고 예수님 부활의 증인으로서 막달라 마리아의 삶이 고요하게 펼쳐진다.

사크레 성당에서

IMG_0529방은 난방이 알맞게 되어 있었고  날씨는 맑고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물질의 풍요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신은 먼나라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곳에 발을 들인 첫날, 바칼로레아 준비를 위해 공부하려고 왔다는 프랑스인 고등학교 남학생을 마주쳤다. 그에겐 아직 신은 모호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커다란 키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아이였다.

모든것이 완벽했다. 하얀시트, 샤워장 그리고 화장실까지도 완벽한 백색의 세계였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삶이 하얗게 세탁되는 느낌이 드는 수녀님들까지… 이곳은 아주 맑고 깨끗한 세계이다.

방창문 밖으로 맑고 푸르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높게 솟은 성당의 탑이 숭고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침 식사시간, 십자가가 걸려 있는 커다란 식당방에 아이들을 인솔하고 온듯싶은 한 프랑스 남자가 아이들에게 기도문을 읊게 하고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다 외우지 못하는지 중간에 허밍으로 이어간다. 어린애들에게는 에너지가 많은 탓일까? 늘 아이들이 있는 공간은 싫지 않은 시끌벅적함이 함께 한다.

말을 걸기전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던 할머니 한분이 느지막이 나와서 내 앞자리에 앉으면 ” 본 아뻬띠!” (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자녀들이 여기까지 데려다 주어서 왔지 혼자서는 절대 이곳에 오지 못한다는 푸른눈의 할머니가 이곳에 오니 근심, 걱정이 다 사라져서 좋다고 했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어도 사람에겐 늘 근심,걱정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사랑이 부족한 것이 죄라시던 수녀님의 말씀이 참 맘에 들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베풀것인가? 혹시 사랑이 아니라 증오를 심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타인이 지옥이다’라고 사르트르는 말했었다. 세기의 지성이라고 불리었던 그도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힘들어 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말이다.

조용한 아침, 타인을 향한 사랑을 부풀릴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고자 한다.

몽마르트의 저녁

20161101_175514오늘은 Toussaints(11월 1일)이다.  가톨릭에서는 이 날을 유명했던 성인이건 무명의 성인이건 성인들과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날로 정하고 있다. 보통 프랑스인들은 이 날, 국화를 사들고 묘지를 찾곤한다. 오랫만에 몽마르트 언덕을 올랐다.

 

20161101_170907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광장에는 여전히 관광객들을 맞아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들이 많았고 관광객들도 많았다. 재주가 뛰어난  많은 화가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즐비하게 내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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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1_175323몽마르트 언덕에 어둠이 스며든다. 빠리시내위로 어둠이 내려앉고 집집마다 서서히 전등이 켜지고 있다.

세상이 시끄러울때는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성스러운 정신을 찾아 아주 객관적으로 대처해야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다.

20161101_175837몽마르트 언덕의 한구석에서는 아름다운 중국 신부가 웨딩 드레스를 입고 촬영을 마쳤고 신랑이 빨간 스웨터로 신부를 감싸고 부지런히 어디론가 가고 있다. 아무리 시끄러워도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침 미사에서 프랑스 신부님이 아주 훌륭한 말씀을 하셔서 노트를 하려고 했었는데 볼펜이 없어서 노트를 못했다. Saint에 대한 아주 좋은 말씀이었는데 왜? 하필 오늘따라 볼펜이 없었던 것일까? 이 신부님은 내가 다니는 성당에 새로 오신 신부님이신데 미사 시간에 기도하시는 모습이 정말 조용하고 신에 완전히 몰입하고 계셔서 아주 감동적인 미사였다. 시끄러운 일들이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가만히 기도한다.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캠페인, Manif pour tous

20161016_142615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프랑스인 친구가 Manif Pour tous라는 캠페인에 같이 참여하자고 제의를 해왔습니다. 한국에서 한번도 참여해 본 역사가 없던 제가 처음엔 물론 싫다고 했었죠. 이 친구, 삐진것같았습니다. 조금 생각해 본 후, 오후에 시간을 내주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20161016_144558날씨는 화창하고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푸르렀습니다. 오후 1시 빠리의 도핀대학이 있는 지점에서 출발 트로카대로까지 걷는 행진입니다. 프랑스의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이 행진에 참여하기 위하여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찾기 위한 운동입니다.

20161016_144820처음에 저는 단지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에 반대하는 캠페인으로만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행진을 하면서 방송으로 울려퍼지는 설명을 들어보니 정말 인간이 인간답게 살도록 노력하는 캠페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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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저의 철학과 너무나 일치하는 그래서 더욱 감동적인 연설이 나오는 곳을 찾아 보았습니다. 어떤 분이 이렇게 마음에 드는 말들만 하는지 하고 말이죠. 알고보니 옆사진에 보이는 트럭에서 녹음된 음성으로 나오는  말들이었습니다.

20161016_151006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로 구성된 정상적인 가정이 필요하다. 쓸데없이 많은 부모를 만들어주지 말아라. 입양을 하는 경우에도 아이의 필요에 맞추어서 부모가 양보를 해야한다. 의학적 기술을 이용해서 아이를 낳는 것도 금지해라. 낙태를 금지해라. 등등..

20161016_151555이쁜 여대생들도 모두들 깃발을 들고 참여했습니다. 깃발은 파란색, 하얀색, 붉은색으로 나뉘어져 원하는 깃발을 선택하도록 출발지점에서 나누어주더군요. 저도 푸른색 깃발을 골라서 행진 내내 흔들고 노래 부르고 했습니다.

20161016_153339신부님도 보이고, 참 도핀으로 가기 위해 전철을 탔을때 베레모를 쓴 허리가 구부정한 할아버지와 단발머리를 짧게 한 키가 작은 할머니를 만났는데 그 할아버지가 옛날에 장군이셨다고 프랑스의 미래를 위해 몸이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이 행진에 참여하신다고 했습니다.

20161016_153717뻐스 정류장 지붕 위에서 섹소폰을 부는 이꼬마들도 이 행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섹소폰을 한번 불때마다 군중이 대답을 하니, 아이가 젖먹던 힘을 다해서 섹소폰을 불어대더군요. 여기서 저 아이의 재능이 발견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20161016_154859한쪽 길옆에서는 북과 기타와 바이얼린을 갖춘 그룹이 ‘네 뿌리를 어디에 잃어버린거야’ 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도 경쾌하고 가사도 좋았습니다. 행진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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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이런 캠페인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은 평생 올바른 길을 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진정한 프랑스인들이라는 생각, 그래서 이곳에 참여한 사람들은 더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과연 자유, 평등, 박애의 나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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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으로 살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끊임없는 투쟁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실감한 날입니다. 인류가 모두 인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생각하고 노력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현장을 목격한 날이었습니다. 가슴이 확 트이고 무언가 희망이 움트는 그런 기운을 받은 아주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빠리에서 데레사 성녀 자취 따라가기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하여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의 내면이 성숙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데레사 성녀는 동정, 연민, 용서, 관용을 대표하는 성녀로 ‘성당의 의사’

명칭을 부여받은 성녀이다. 성당에서 성녀 데레사의 자취를 따라 200여명의

신자들이 빠리 시내 순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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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그룹을 지어서 순례길을 나서기로 했었는데

바바리코트를 입지 않고 왔더니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다.

일행들에게 먼저 가시라고 집에 가서 코트를 입고 따라잡겠다고 큰소리는

쳤지만 결국 1시간 이상을 혼자 헤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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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앞으로 펼쳐진 풀밭에 망아지들이 나란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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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일행을 따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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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헐벗은 아이들을 위하여 지었다는 이 성당에는

데레사 성녀의 유골이 보관되어 있다.

이곳 잔듸에서 점심을 간단히 했다. 성당측에서 간단한 아페리티프를

준비해 놓았는데 사진은 찍지 못했다.

한베트남 여인이 나에게 다가와서 대화를 나누느라고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녀는 내과 의사인데 프랑스인 남편도 내과 의사이며

같이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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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안의 데레사 성녀 유골이 모셔져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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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나와 돌아오는 길, 자유의 여신상 뒷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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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3세 다리, 아마도 빠리에서 가장 화려하게

장식된 다리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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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밑으로 전철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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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한마리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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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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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을 거쳐서 꼬메디 프랑세즈를 가로 질러

노트르담 빅투아르라는 성당에 이르렀다. 하루종일 걸었더니

피곤해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노트르담 빅투아르 성당은 분위기가

정말로 맑고 투명하다. 그 성당의 신부님이 문앞까지 나오셔서

우리를 반기는 인사말씀을 주셨다. 그는 정말 성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풍긴다. 수녀님들도 맑고 청아한 음성으로 성가를 부르신다.

몸이 조금 지치긴 했지만 하루종일 만난 성인 성녀들의 영향인지

마음이 티끌 하나없이 깨끗해진 느낌이다.

오늘 새삼 진정한 아름다움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부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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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입니다.

밤새 심한 바람소리에 잠을 깨고 아침에 크로아쌍 빵을 사러 나섰습니다.

거리가 한산하고 세찬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부활절 바캉스를 떠나고 난 탓인지 거리에 자동차도 없었습니다.

부활절 점심 식사에 초대 받았습니다. 5명의 친구가 모였습니다.

모두들 프랑스인들이었죠. 아니, 한명은 인도 여자인데 그녀의 부모세대부터 프랑스에 와서 살고 있는 이민 1.5세대였습니다. 부지런한 그녀는 빠리 근교에 살고 있는데 1시간 반을 차를 타고 빠리의 중심지인 이곳까지 왔다고 했습니다. 저도 빠리의중심지로 이사한지 3개월되었습니다.

프랑스인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아름답게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예수님은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말씀을 주셨었습니다. 어쩌면 같은 생명으로서 원수로 규정짓는것조차 어리섞은 행위에 불과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산다는 행위 자체가 사랑이었으면 합니다. 부활절에 도착한 소식, 위블로그가 개설되었다는 소식, 이 블로그를 통하여 인간을 향한 사랑의 행위들을 많이 전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위블로그 이웃님들, 오랫만입니다.

그리고 많이 많이 반갑습니다.

뜻 깊은 성탄절 맞이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즐거운성탄절’이라는말을생각없이받아들이고살던시절이있었다.
하느님의아들,예수가태어나신날,그래서하느님의현존함을믿는사람들에게
구원이되고위로가되는날…
사람이기에나약해서죄를저지를수있는데사람들의그죄를용서받기위해서
자신의목숨을내어주신위대한영혼의소유자,예수님의탄생을기리는날이다.
서양에서는예수님의탄생날이평소에떨어져있던가족들의조촐한모임이되는날이다.
진정으로사랑하는사람들만의모임인것이다.
그래서아직사랑하는사람을만나지못한사람들은
아무리초대를해도그저혼자지내는것이원칙이다.
뜻깊은성탄절맞이하시기를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