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해마다 9월이면 ‘유럽문화 유산의 날’이라는 이름 하에 평소에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공공기관들을 개방하여 일반인들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올해는 9월 19일과 20일인 주말이었다. 평소에 시청 앞을 지나며 그 외관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해 왔었는데 내부로 들어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9월 20일 일요일에 빠리 시청을 관람했다.
현대를 사로잡고 있는 물질주의 문명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성향의 나이지만 때때로 빠리에 있는 노트르 담 성당이나 그외에 잘지어진 건물들을 지나칠때면 그 물질이 가진 위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곤 하는데 빠리 시장의 집무실을 드려다 보면서 그 검소함에 깜짝 놀랐다. 코로나로 인해 방문하는 사람들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속에서 줄을 서서 빠리 시청을 방문했는데 마지막 코스에 다다른 곳이 어떤 허름한 사무실이었다. 나는 이곳이 공사중인 휴계실인가 했다. 나오는데 어느 프랑스인 여자가 이곳이 빠리시장의 집무실이라는 말을 해 주었다. 난, 그녀에게 다시 다가가서 이곳이 빠리시장의 집무실이냐고 질문을 하면서 어떻게 시장의 사무실이 이렇게 검소할 수가 있냐고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시장이 좌파이기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올해 있었던 시장 선거에 재선된 빠리시장은 스페인 출신의 ‘안 이달고’ 시장이다. 그녀는 1959년생인데 아주 여성스러움을 품은 아름다운 여자이다. 보통 프랑스 좌파 정치인 여성들은 씩씩한 모습을 보이는데 보기 드물게 여성스러움을 간직한 여성 시장이다.
그러고보니 빠리 시장은 참 오랫동안 프랑스 좌파가 차지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시청내부는 외부와 달리 몹시 검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런 모습이 진정한 사회주의 철학을 갖춘 좌파를 특징 짓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