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na에서 Palais Royal까지 세느강을 따라 걸으며
어둠이어렴풋이내려앉기시작하자갑자기걷고싶은충동이일었다.
2월초라고하지만얼굴을감싸주는공기가감미로웠다.벌써봄이온것일까?
이에나에서알마막소로내려오는길에는현대미술관이있다.현대미술관이문닫는준비를
하느라고부산하게움직이고있다.알마막소까지내려와세느강을끼고걸었다.
늘다녀도늘아름답기만한도시,거리에서’동전’에대한전시회가4구에서열리고있다는선전포스터를
보고수첩에노트를한다.그리고여기저기레스토랑에불이들어오고손님을맞기위한부산한움직임들이보인다.
한참을걸으니그랑빨래,쁘띠빨래가나온다.저녁불빛으로본이궁전들은더할수없이아름답다.
멀리뜔레리공원의놀이기구가커다랗게원을그리며빛나고있다.
거리의벤취하나,가로등하나멋지지않은것이없다.
이런정도의도시를유지하기위해서는엄청난정성과노력,그리고비용이들것이다.
빠리시장후보로여자후보둘이치열한공방전을벌이는것을최근에시청했었다.
대부분의프랑스정치인들은말을얼마나빨리하는지모른다.
마치따발총처럼쉴새없이말을쏟아내는그들을보면서저런정도로말을하려면
연습을필요로하는것이아닐까생각하곤했었다.
이렇게생각하며걷다보니어느새꽁꼬르드광장이넓게펼쳐지고있다.
꽁꼬르드광장앞으로뜔레리공원이있다.공원의찬란한불빛아래사람들의그림자가분주하다.
고등학교학생같은프랑스여자가친구와함께걷다가갑자기멈추어서서멋진포즈를취한다.
옆의친구와깔깔거리며다시걷기시작한다.
이들은어떻게이렇게아름다운도시속에서행복하지않을수있을까?
그리고한국의우리조상들을한번생각해본다.
우리조상들은도대체무엇을생각하고살았던것일까?
왜?5천년역사내내침략만받고급기야세계에서유일한분단국가로남아야했던것일까?
오른쪽으로루브르박물관이나타난다.거리의차들도불을켜고천천히주행하고있다.
부러운도시,빠리의밤이서서히깊어가고있다.
L’amour est un crime parfait (사랑은 완전 범죄)
샹젤리제거리에서보았던영화’L’amourestuncrimeparfait’는내용은그렇고그런이야기로살인범을찾아가는
추리소설형식이라고할수있는데영화속에나오는대학의강의실이매우마음에들었다.
알프스의설경을배경으로초현대식건물이대학강의실로나오는데영화와협찬한지역이알프스의론지역이라서
찾아보았는데이런식의강의실을소유한대학을찾지못했다.시나리오에서는
스위스의로잔대학이라고했는데스위스의로잔대학은건물이다르다.
눈으로둘러쌓인알프스산에서대학교수막크는누이와함께살고있다.
문학을강의하는막크는여학생들을집으로데리고와서잠자리를하곤한다.
논리적으로는앞뒤가맞지않으니까소설이라하겠지만남자들이라면누구나꿈꿀그런삶을살고있는이가
바로대학교수막크일수있다.막크는어린시절부모의학대를견디지못해집에불을내고그렇게그의
부모가죽어서누이와함께고아가되어사는인물이다.11살에그런일을겪다보니누이와의관계도
건전하지못하다.근친상간의관계다.
눈이쌓인알프스의산중에있는나무로된집,그끝이보이지않는눈을헤치고스키를타고..
어쩌면이렇게낭만적인삶이있을수있을까싶은….
또여학생중에재력있는집안의한여학생은막크를좋아하여압력을가하는여학생도있다.
이런장면은여성상위시대를보여준다고말할수도있다.마치춘향이를괴롭히는변사또처럼
그녀는자기를마다하는선생을쫒아다니며괴롭힌다.
결혼하지않고여자관계만갖는남자의삶이안정될수는없을것이다.
서양세계의불행이집중되어있는것같은영화이다.
파우스트에서괴테는결혼생활은맛이없는생활이라고일찌기간파했지만그렇다고이렇게사는독신남의
삶이아름다워보이지도않는다.결국은비극으로치달을수밖에없는삶이어쩌면독신남의삶이아닐까싶다.
독신의자유를만끽하기위해서는대단한절제력이있어야한다.
부모의부재로가치에대한아무런생각이없는이런남자가또한대학에서문학을강의하는교수가
되었다는것도설정이논리적이지못하지만어쩌면안정을좋아하면서도끊임없이자유를추구하는
현대인의부조리를보여주는영화인지도모른다.
德은존재하지않고동물적직관에의해살아가는삶이라는생각이들었다.
물론소설에불과하지만말이다.
영화속에나오는대학강의실이정말로탐나는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