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의 히딩크’ 러플린 총장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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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의 히딩크’라고 들어보셨나요.

양자물리학의 세계적인 대가. 미국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분수 양자 홀 효과(Fractional quantum hall effect)’를 처음 이론적으로 설명한 공로로 9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석학. 로버트 러플린(Robert Laughlin•55)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입니다.

오는 7월 임기 중 2년을 마치고 연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그의 입장이 요즘 ‘사면초가(四面楚歌)’입니다. 주위를 둘러 봐도 ‘러플린 편’이 거의 없습니다. KAIST 학내외의 연임 반대 목소리가 워낙 거센 탓입니다. 일부에선 “‘히딩크’라더니 ‘본프레레’였다”는 식의 비아냥까지 나옵니다. (본프레레 전 축구 국대 감독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러플린 총장은 1대1 면접을 통한 교수 평가와 그 결과에 따른 성과급 지급 추진, 교수 80%가 반대한 ‘3인 부총장제’ 강행과 찬반 투표 실시 등으로 교수들과 잦은 마찰을 빚어 왔습니다. 국내외의 기대와 관심 속에 KAIST를 이끌기 시작했던 그가 어떻게 이런 입장에 처했을까요.

◆KAIST 학과장들 ‘동반 사퇴’ 압력

KAIST 학과장 20명은 26일 러플린 총장에게 ‘연임 의사를 철회해 달라’는 건의문을 보내 “27일 오전까지 받아 들이지 않으면 학과장과 전공책임 교수직을 일괄 사퇴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학과장들은 “총장 부임 뒤 학교운영 철학 등의 문제에서 출발한 학교 내부의 갈등은 총장의 재계약 문제와 겹쳐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교수의 89%가 총장의 재계약에 반대하는 상황은 갈등을 사안별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KAIST의 4명 학장 가운데 이광형 학제학부장, 권길헌 자연과학장, 최숙희 인문사회과학부장 등 3명이 “교수 대다수가 총장의 계약 연장에 반대하는 상황에 학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보직사퇴서를 냈습니다. 사실상의 ‘연임 반대’ 압력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KAIST 총동창회도 최근 러플린 총장의 직무 수행을 평가 중인 ‘총장 업적 검토 소위원회(위원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에 ‘계약 연장을 심사 숙고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 역시 사실상의 ‘연임 반대’입니다.

◆교수 등 학내외 반발

KAIST 교수협의회(회장 윤춘섭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달부터 총 409명의 교수 중 278명(68.0%)이 참여한 ‘러플린 총장의 직무수행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9.2%가 계약 연장에 부정적 의사를 표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습니다. (다름 아닌 러플린과 같은 학문 분야인 물리학과 교수가 러플린 연임 반대의 선봉에 선 교수협의회 회장이라는 점도 아이러니입니다.) 교수협의회는 또 설문조사에서 ‘총장이 제시한 비전과 정책방향이 KAIST 발전에 적합한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49.6%)’와 ‘절대로 아니다(28.8%)’가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했습니다. 반면 ‘매우 그렇다(1.8%)’와 ‘그렇다(6.5%)’ 등 긍정적 평가는 상대적으로 적었구요. 교수들은 또 ‘총장이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총장직에 임하고 있는가’라는 설문에 대해서도 ‘절대 아니다(50.4%)’, ‘아니다(35.6%)’, ‘잘 모르겠다(9.0%)’ 등 대부분 부정적 평가를 내렸습니다. 총장의 직무수행 평가에서도 ‘매우 잘한다(1.4%)’, ‘잘한다(3.2%)’는 적었습니다. 설문조사와 별도로 연임 반대 서명도 받고 있는 교수협의회 윤춘섭 회장은 “교수들의 평가 결과가 연임 여부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니다.

교수협의회는 24일 러플린 총장의 직무 수행을 평가 중인 ‘총장 업적 검토 소위원회’ 김영길(한동대 총장) 위원장에게 ‘불공정한 위원회 운영’을 들어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공개질의서까지 보냈습니다. “최종 합의된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회의 내용을 비공개로 하기로 했으나 5인 소위원회에서 최종 합의되지 않은 중간본이 최종 합의본인 것처럼 과기부에 제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위원장이 러플린 총장의 계약연장에 옹호하는 입장을 명백히 했으므로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을 사퇴하라”는 것입니다.

◆러플린은 ‘反 KAIST’?

교수협의회는 23일 기자회견에서 ‘KAIST 노벨상 총장의 실상’이라는 장문의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적힌 내용들은 읽기에 거북할 정도입니다. 교수협은 이 자료에서 러플린 총장의 ‘반 국가적, 반 KAIST적 발언’의 예를 조목조목 들며 연임 절대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자료 내용을 그대로 전합니다.하지만 교수협의회의 조사 자료일 뿐,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임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2005년 4월 미국 존스 홉킨스대 물리학과에서 ‘한국은 부패하고 엉터리다. KAIST 교수 학생도 엉터리다. 한국의 정치 금융시스템도 엉망이다’라는 취지로 발언. 이 대학의 한국계 교수 2사람이 말려도 듣지 않고 비하 발언을 계속함.

▲2005년 가을 일본 NAIST에서는 ‘KAIST is nothig’이라고 발언

▲2006년 2월 런던 City University 방문 뒤에는 KAIST와 MOU를 맺기 위해 러플린 총장을 만난 이 대학 교수가 메일을 보내왔다. “러플린 총장이 외국 손님과의 면담에서 한국인보다 일본인들이 우수하며 현재도 훨씬 잘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기업들은 대학과의 협력에 부정적이므로 대학은 자력갱생해야 한다고 했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영국의 대학과 협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손님에게 되묻기도 했다. KAIST는 노벨상 수상자 하나를 캠퍼스 안에 데려왔을 뿐이지 훌륭한 총장을 영입한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교수협의회의 자료에는 이 밖에도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으로 가야한다며 삼성전자 임원단 연찬회에서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술 투자를 포기하라고 주장

▲과학영재고교생 설명회에서 이공계는 비전이 없다고 발언

▲KAIST를 의.법.경영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한 예비 과정 위주의 학부 중심 대학으로 개편 주장

▲1년 6개월간 140일 해외 체류. 이사회, 시무식, 입학식 등 공식행사도 불참

▲국제교류 위한 해외협력 추진 전무. 중국에 연간 600명을 보내 영어교육 식의 무리한 정책 추진 등도 있습니다.

◆한국을 몰랐나, 외면했나

러플린을 옹호하는 학내 발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KAIST의 존경받는 원로교수 중 한 분은 15일 교수들에게 보낸 내부 이메일에서 교수협의회 움직임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냥 싫은 것만 아니면 교수평가는 필요하다. KAIST는 어찌 보면 정부가 출자한 회사다. 교수들은 주요 종업원이고 학생들은 고객이다. 교수협의회가 나서서 CEO를 몰아낸다면 노동조합이 악덕 사장을 몰아내는 것과 같다. 러플린 총장은 활발한 외부 활동으로 KAIST 인지도를 높였고, 매년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의 국제화기금을 따냈으며, 우수교수 유치와 학생 중국 파견 등 긍정적인 업적도 많다. KAIST가 출연기관의 지위를 벗어나 서울대처럼 등록금을 받고 대신 직선 총장을 뽑던지, 아니면 출연기관의 지위를 유지하며 이사회의 모든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워낙 거센 반대 속에 묻히고 있습니다.

러플린 총장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는 얘기들도 들려옵니다.

운영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교수에 대해 “명령이다(It’s order)”라고 잘라 말했다거나, 인간형 로봇 휴보 개발팀에 처음엔 “일본에서 수입한 거냐”라고 했다가 나중에 ASEM 정상회에 참석해 달라고 하자 “그 로봇은 가짜(fake)”라고 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왜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 학생을 보내려 하느냐고 묻자 “영어도 못하는 학생들이 미국 가면 주눅들까봐”라고 했다가 “나는 미국에 적이 많아 미국 대학엔 못 보낸다”고 했다는 얘기까지 있습니다. 모두 ‘악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내용들입니다.

“주변에 너무 사람이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한국 실정에 대해 설명하고, 원활하면서도 개혁적인 학교 운영 방안을 찾아나가도록 도와야 할 사람들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도 받습니다. 한국적 현실에 적응을 못해 업적에 비해 너무 저평가 받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러플린 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14일까지이나, KAIST이사회(이사장 임관 삼성종합기술원 회장)는 임기 만료 90일 전인 4월15일까지 연임 여부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학내외 인사 5명으로 구성된 ‘총장 업적 검토 소위원회(위원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가 평가 결과를 정식으로 보고하는 이사회(이달 28일 예정)가 연임 여부의 실질적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사회에서 계약연장에 반대하지 않으면 임기는 자동으로 2년 연장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KAIST의 앞날과 러플린 총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독자이실 듯 합니다.
윗 글은 아무래도 최근 동향과 관련해 쓰여졌기 때문에, 러플린 총장의 업적이나 성과를 제대로 짚어주지 못한 약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러플린 총장의 성과나 인물에 대한 조명은 지금껏 수많은 매체를 통해 여러 차례 이뤄져 왔습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조선일보에 보도된 러플린 총장 관련 주요 기사들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한 번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러플린’으로 검색하셔서 여러 매체에 소개된 내용을 읽어보시는 것도 판단에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과연 러플린 총장은 위기를 넘기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28일로 예정된 이사회의 결과가 저도 궁금합니다.

KAIST교수 90%, 러플린총장 연임 반대

7 계약 만료… 재계약 불리하게 작용할 /2006.02.23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2006022300060

▶“정부 받으면 대학 독립 어려워” 러플린총장 취임 1 간담회 /2005.07.13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507130804

▶한발 물러선 러플린 총장 “財政지원 강조했을 뿐” /2005.01.28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501281405

▶러플린 총장의 KAIST 사립화’ 구상 비판 기획처장, 全교수에 메일 /2005.01.25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501251406

[기고] 러플린 총장이 옳다 /2005.02.19 /정동길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502193101

▶러플린 ‘사립大로 변신’ 구상… 學內 논란 /2005.1.14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501141202

▶러플린 KAIST총장 한국교육에 쓴소리 本紙인터뷰

大入에 빠져버린 학생들 공격적인 ‘킬러 본능’ 없다/ 2005.01.14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501141201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KAIST총장에

러플린 스탠퍼드大 교수… ‘분수 양자홀 효과’ 이론화 /2004.05.29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405290204

98 노벨물리학상 러플린 교수 과학기술원 총장 공모 응모 / 2004.05.17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0405172703

“‘KAIST의 히딩크’ 러플린 총장의 명암”에 대한 7개의 생각

  1. 한국및 카이스트에 대한 러플린의 평가와 진단…
    정확한데 뭘요.

    로봇은 일본이 잘 만들자나여. 우리가 뽄 딴 거 맞구만 뭘 그래여..참나.

    과학한다는 잉간들마저 저렇게 "사실"과 "자기 가치관"을 분리하지못하니…
    참… 걱정돼네유…

    근데 이 분 성격이 좀 특이한 것도 사실이램다…
    미국에서 적이 많다는 그 토로가 십분 이해 갑니다…

    이 분 책 보니깐 …물리학에서 한 발 더 나간 오리엔탈리즘적인 철학 그 근처시더군여…
    음…외로운 분 같더라구요…

    연임 못하시겠죠…

    울나라는 사실대로 말하면 찍히는 나라임다.
    러플린 말이 그리 썩 유쾌한 건 아니지만 비교적 정확한 진단인데 말이죠…
    이러니 황우석 사태 같은 희대의 코미디가 판을 치져…
    줄기대소동…ㅋ
    우끼는 줄기들…

       

  2.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솔직한 것은 정직한 것과 무관합니다. 기껏해야 개인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경박함과 원활한 대인관계를 갖지 못하는 성격장애에 따른 증상일 뿐이죠. 대학의 총장은 학문적 업적보단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중요한데 처음부터 핀트가 안맞았네요.   

  3. 히딩크는 편파판정의 산물이기에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 멕시코에 1점차로 패하여 탈락하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문명국이다. 야구에서 1점을 편파로 뒤집긴 쉬운데..스페인의 골을 노골 처리하듯 훠볼로 밀어내기 하면 그만 아닌가?….   

  4. 중국인들이 게시판 설치기는 여기도 마찬가지군요.
    러플린이 가지는 여러가지 장단점중에 유독 눈에 뜨이는 대목은 매우 선동적이라는 겁니다. 이는 그가 납득할만한 근거나 그랜드 플랜을 제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문제는 KAIST를 끌고 나갈만한 인사가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과거 KIST 시절 이를 끌고 나갔던 실재 인물은 바로 대통령 그자신이었읍니다.
    교육부라고 하는 막강한 조직의 이기주의 앞에서는 KAIST나 종합예술학교 같은 조직은 만만한 타겟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반면에 주무부처의 주 업무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이런 조직은 군대로 치면 파견대 분위기죠. 한마디로 당나라 군대….
    이런 상태에서 이런 조직이 나태해지기 시작하면 그건 그야말로 혈세 축내는 게으름뱅이들의 집합소가 되지요. 현재 KAIST의 실상을 모르는 국외자로서 안타깝기 그지 없어 보입니다. 일반 국공립으로 전환하던지 아니면 대통령 직속 기구로 개편하던지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5. 우리 민족이 누군가? 이조 시대 궁중에서 수많은 모함으로 피바람을 일으켰지 않았는가. 러플린 총장 비판의 첫번째로 내세우는 것이 고작 한국보다 일본이 우수하다는 그의 발언 같은 것이라니… 그 발언이 오히려 그에 대한 찬양의 근거는 될것이지 어찌 비판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일본이 세계 제 2위의 경제 대국이고 한국보다 덜 부패한 것이 사실이 아닌가?
    러플린의 칼럼 글을 보면 너무 지성적이어서 탈이라면 탈인데 할 말이 없으면 그런 것과 경영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도 볼 수 있는데 그래도 그렇지 않느니라. 인문과학도 공학만큼 중요하고, 옛날 임금이 덕이 있어야 선정을 베풀 수 있다고 보지 않았는가.
    교양 없음에 분명한 (야비한 포퓰리즘으로 총장을 몰아내려는…) 교수들을 박실을 내라. 러플린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라. 그냥 사람 그 자체를 보면 그의 삶과 행동이 보인다.
    위의 noonoo 님의 혜안에 동의 한다.   

  6. 러플린 총장에게 우호적인 의견이 많네요.
    제 사견으로는 조직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과 갈등을 줄이고 협력은 강화해 조직을 단단하게 하는 ‘결속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러플린은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KAIST의 기존 비전 대신 ‘법.의.경영학 전문대학원을 포함한 종합대학(사립화도 포함’이라는 조금 다른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총장 혼자 말로 정리하기 보다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교수 평가의 방법 역시 총장 혼자 400명 KAIST 교수를 15분씩 면접해 성과급 형식으로 연구비를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요. 교수 평가 물론 중요하고 대세이긴 하나, 물리학과 출신인 총장이 다양한 학문 분야의 교수들 연구 계획을 독단으로 평가하겠다는 건 무리였지 않나 싶습니다.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객관적 평가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국이나 KAIST에 대한 ‘비하’ 발언 역시 러플린 개인의 취향과는 별도로,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자기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 싶구요.
    그런 저런 과오들이 있다고 해도, 1년 6개월은 너무 짧은 기간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서, 교수 학생 등 학내 구성원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며 학교를 이끌어가시길 바래봅니다.
    오늘(28일) 저녁 5시30분, 반포 메리어트 호텔 이사회에서 러플린 총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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