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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자 조선일보 문화면에 싣는, 영화기자 별점의 변.

이번주 개봉영화 딱 10자평(11월 마지막주)

헝가리 일디코 엔예디(61) 감독의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최고상) 수상작. 꿈을 현실에 덧대고, 잔혹함과 아름다움을 엮어 짠다. 소통을 위한 기술이 진짜 소통을 가로막는 테크놀로지 과잉의 시대,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서로 이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묻는다. 신비로운 동화, 이미지로 쓴 환상시편 같다.
헝가리 일디코 엔예디(61) 감독의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최고상) 수상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On Body And Soul)의 도입부 꿈 속 장면. 꿈을 현실에 덧대고, 잔혹함과 아름다움을 엮어 짠다. 소통을 위한 기술이 진짜 소통을 가로막는 테크놀로지 과잉의 시대,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서로 이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묻는다. 신비로운 동화, 이미지로 쓴 환상시편 같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느리고 고요하되 선명한   ★★★☆

  헝가리 일디코 엔예디(61) 감독의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최고상) 수상작. 꿈을 현실에 덧대고, 잔혹함과 아름다움을 엮어 짠다. 소통을 위한 기술이 진짜 소통을 가로막는 테크놀로지 과잉의 시대,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서로 이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묻는다. 신비로운 동화, 이미지로 쓴 환상시편 같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셰익스피어 닮은 포와로   ★★★☆

  셰익스피어 연극과 영화로 명성을 쌓아온 저력의 배우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주연을 맡아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 사건’을 영화화했다. 나온지 80년쯤 된 소설이지만, 조니 뎁, 주디 덴치, 미셸 파이퍼, 라일리 데이지…. 한 연기하는 배우들의 힘으로 전혀 새로운 영화같다. 우아하고 고전적이며 기품있는 클래식 탐정 영화 시리즈의 탄생.

기억의 밤               전반부 지나면 혼돈의 밤   ★★☆

  신경쇠약 3수생 청년(강하늘). 늘 존경했던 형(김무열), 인자하고 자애로운 부모와 함께 새 집으로 이사왔는데, 이 집, 왠지 낯익다. 전 집주인 부탁이라며 문을 걸어잠근 방에선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나고, 설상가상 비오는 밤 함께 산책나갔던 형이 납치당한다. 이 집에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 아니, 내가 믿는 진실은 정말 진실인 걸까.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20년, 아직도 그 고통에 묶여 자유롭지 못한 사회를 되돌아본다.  

반드시 잡는다                      성동일 밀고, 백윤식 끌고  ★★☆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작가 제피가루)를 영화화했다. 가난하지만 평온한 아리동에 30년 전 미제 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연쇄 살인이 다시 벌어진다. 사고나 자살로 위장해 힘없는 노인을, 그 다음엔 혼자 사는 긴 생머리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수법이 옛날 그대로. 돈 밖에 모른다고 욕 먹는 밉상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와 30년 전 눈앞에서 살인마를 놓쳤던 은퇴 형사 ‘박평달’(성동일)이 함께 범인의 뒤를 쫓는다. 고질병인 반전 강박, 가끔 요령없이 뒤숭숭해지는 전개는 아쉽지만, 두 배우의 호연 덕에 ‘액션 노인’ 캐릭터가 생생하고 매력적이다. 몇몇 인기 배우로 ‘영화 돌려막기’가 만연한 풍토에서, 두 노장 배우의 활약은 반가운 일. 게다가 비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던 영화 ‘끝까지 간다’ 제작사 ‘AD406’의 스타일이 선명한 것도 장점. 실버판 ‘끝까지 간다’라 해도 좋을 만큼 꽤 흥미진진한 범죄 스릴러가 됐다. 열심히 살아도 피지 않는 서민 살림, 고독사와 노인 혐오 같은 문제도 건드리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개봉영화 딱 10자평: 2015.2.26]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나이트 크롤러,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기생수 파트1, 파리 폴리, 조류인간, 백 투 더 비기닝,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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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장 깊숙이 집어 넣었던 두꺼운 한겨울 외투를 다시 꺼내 입었네요. 영화기자가 전부 다 보고 다이제스트로 소개해드리는 ‘개봉 영화 딱 10자평’, 2월 마지막주 개봉작입니다.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The Salt of the Earth
     지구에 바치는 러브레터 ★★★★

  ‘베를린 천사의 시’, ‘파리, 텍사스’ 같은 걸작을 만들었던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작업, 아티스트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음악), ‘피나'(현대무용)에 이어 브라질 출신의 사진가 세바스치앙 살가두 이야기. 영화 전반부는 분쟁, 기아, 빈곤, 이민, 노동 등을 다룬 사진들은 욕망이 사람을 어떻게 속박하고 변화시키는지, 사람이 사람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비릿한 피냄새와 함께 드러냅니다. 불편하고 힘겹지요. 하지만 “인간이란 종족에게 구원은 불가능하다”고 절규하던 살가두가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면 이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아름다운 어머니 지구의 온전한 속살을 다시 카메라에 담고, 숲을 남벌해 황무지가 돼 버린 고향 땅에 2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새로운 열대우림을 만들어냅니다. 이 영화는 노(老) 사진가가 절망의 끝에서 길어올린 희망의 노래, “지구에 보내는 러브레터”입니다.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감탄 감탄하며 볼 수 있는 영화. 지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리뷰 링크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그는 희망을 찍고, 영화는 그의 희망을 찍다  
。나이트 크롤러

   주변에 이런 사람 꼭 있다 ★★★☆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금지된 사랑의 아픔으로 애처롭게 깜빡였던 제이크 질런홀의 커다란 눈동자를 기억한다면, 이 영화에서 그가 얼마나 좋은 배우인지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더 잔혹한 뉴스영상을 찾아 밤거리를 누비는 영상 취재 프리랜서 ‘나이트 크롤러’가 된 질런홀의 눈에선 깜빡임이 사라졌습니다. 생명에 대한 존중도, 어떤 도덕적 거리낌도 없는 소시오패스. 눈동자가 마치 야행성 동물의 그것처럼, 허공에 뜬 혼불처럼 번들거리며 사악한 빛을 내지요.  지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작.

리뷰 링크 [나이트 크롤러] 잔혹할수록 대담해진다…광기 가득한 심야의 앵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쾌락은 기대하지 마시길 ★★☆
유구무언. 아이고… 의미없다….

。기생수 파트1
싸울 것인가 먹힐 것인가 ★★★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옮기는 일본의 CG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네요. 만화와는 좀 다른 스토리이지만, 기생수 ‘오른손이’는 깜찍해요. 원작 만화 팬이라면 대만족일 듯.  ^^

。파리 폴리
소중한 건 늘 곁에 있는 법 ★★★
믿고 보는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 중년의 위기를 경쾌하게 터치하는 프랑스 소품. 평탄했던 시골 생활, 무뚝뚝한 남편, 아직도 소녀같은 아내… 매력적 연하남의 등장, 갑자기 떠난 파리 여행.  

。조류인간
이 몸이 새라면 날아가리 ★★★
‘러시안 소설’, ‘배우는 배우다’ 등을 만든 신연식 감독의 신작. 15년전 실종된 아내를 뒤쫓는 과정에서 비슷하게 가족의 실종을 겪은 사람들을 만나고, 조금씩 그 비밀에 접근해가는 사회부적응자 소설가의 이야기.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 문학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독특한 작품. 그러나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할 듯. ^^;

。백 투 더 비기닝
발랄한 척하지만 진부한 ★★☆
어느날 지하실에서 발견된 아버지의 유품이 실은 타임머신. 낙제를 면하고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 시작한 시간여행,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참신한 스토리나 설정보다는 요즘 10대 취향의 감각적인 시간여행물로 만들려 집중한 느낌. 카메라를 왜 이리 흔들어대는지….

。포커스
잘난 사기꾼 예쁜 도둑女 ★★
잘난 척 사기꾼男과 예쁜 척 도둑女, 속고 속이는 이야기. 윌 스미스는 새로운 ‘스팅’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것 같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아요.  ‘어바웃 타임’ 등에 나왔던 여주인공 마고 로비는 그냥 가만 있어도 예쁜데, 왜 이리 예쁜 척을 하는지. 왜 자꾸 몸을 무기로 사용하는지. 윌 스미스는 무척 재능있는 배우라 생각했는데, 과잉 자의식이 배우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개봉영화 딱10자평: 2015.2.12]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갓 헬프 더 걸, 꿈보다 해몽,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오즈의 마법사: 돌아온 도로시,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7번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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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도 찾아왔습니다. ^^ 개봉영화 딱 10자평, 2월 11~12일 개봉작들.
설날 연휴를 앞두고 개봉작이 많지만, ‘강추’할 만 한 영화는 그닥 많지 않네요. 온 가족 함께라면 ‘조선명탐정’, 어린 아이 둔 부모라면 ‘도라에몽’, 연인끼리는 ‘갓 헬프 더 걸’, 골드미스 싱글이시라면 ‘리틀 포레스트’를 추천합니다. 

참고로 13일 금요일(오… 13일의 금요일이었군…ㅋ) 박스오피스 순위는,
  1위 조선명탐정, 2위 킹스맨, 3위 쎄시봉, 4위 국제시장, 5위 빅히어로, 

6위 도라에몽, 7위 7번째 아들, 8위 오즈의 마법사, 9위 명탐정 코난, 10위 강남 1970.

■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 정직한 치유의 시골 밥상 ★★★☆

일본 홋카이도 산 속 깊숙이 시골 마을. 5년 전 갑자기 사라진 엄마. 혼자 오리를 풀어 논농사를 짓고, 야채를 심어 기르고, 산나물과 호두, 감을 따다 이리저리 요리해보며 만들어가는 혼자만을 위한 밥상.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힐링이 되고, 텃밭이라도 가꾸고 싶어진다. 따로 책 살 필요없이 영화 자체가 한 권의 슬로푸드 요리책. 올해 말엔 ‘겨울과 봄’ 편도 개봉한다니 기대 기대. ^^

■ 갓 헬프 더  걸
: 달달한 음악 짠한 성장통 ★★★☆

“방 안에 갇혀 너를 떠올리네, 겨울의 너, 봄의 너, 여름의 너…” “내 방은 북쪽인데 해는 늘 남쪽을 비추네. 멀리 있는 네게 가 닿을 수 있을까…” 보고 나면 달콤쌉싸름해진 심장을 움켜쥐고 달려가 OST부터 사고 싶어질 음악 영화. 서구 인디씬에서 컬트적 팬덤을 갖고 있는 트위팝 밴드 ‘벨 앤 세바스찬’의 스튜어트 머독이 노래를 만들고 감독도 맡았다. 마음의 병을 앓는 여자, 멜로디를 숭배하는 남자, 엉뚱 발랄 부잣집 딸 등 세 청춘 남녀의 성장통(痛)이 혈당수치를 두 배는 높일 듯 달달한 노래와 빅토리안 테마파크풍 스코틀랜드 풍경에 실려 가슴을 파고든다.
–> 리뷰 링크 : 상큼달콤 세 남녀의 청춘 멜로디

■ 꿈보다 해몽
: 꿈과 현실 사이 쿨한 위로 ★★★☆

예기치 않은 설득력과 유머감각을 지닌 수작 한국 독립영화. 이 영화는 우선 ‘재미있다’. 연극판에 신물이 난 무명 여배우, 마음의 병을 앓는 누나를 돌보는 꿈 해몽 전문(?) 형사, 순진하고 철없지만 미워하기 힘든 청년 등을 등장시켜 꿈과 현실을 절묘하게 맞물려 놓았는데, 그 기묘한 접점에서 따뜻한 웃음과 위로가 샘솟는다. 좀 나이브하지만 젠체하지는 않는 홍상수, 라는 느낌일까. 

■ 도라에몽: 스탠바이미
: 도라에몽~ 나에게도 와 줘! ★★★

“도라에몽~!” 하고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4차원 주머니에서 꺼낸 미래의 발명품들로 뭐든 척척 해결해주던, 그 도라에몽이 돌아왔다. 말랑말랑 귀염귀염 캐릭터 인형을 배우로 찍은 실사영화처럼 실감나는 3D 애니메이션. 아빠 엄마의 옛 추억이 아이들의 새 추억으로 바뀌는, 꽤 ‘명절스러운’ 영화.

■ 오즈의 마법사: 돌아온 도로시
: 무지개 너머 저 어딘가엔 ★★★

움직이는 동화책 같은 느낌의 미국 애니메이션. 널리 알려진 ‘오즈의 마법사’의 속편 격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영어 버전의 목소리를 맡은 배우들도 호화 캐스팅이지만, 우리말 더빙판의 성우들 노래도 빼어나고 매력적이다.

–> ‘도라에몽’ ‘오즈의 마법사’ ‘옐로우버드’ 등 애니메이션 세 편 소개 링크 :
      어른도 아이도… 너희 덕에 설레는구나

■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 부담없는 명절용 코미디 ★★★

진짜 그냥 부담없는 명절용 코미디. 4년 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뭉쳤던 김명민 오달수 콤비가 이번엔 슬며시 유통되는 불량 은괴, 슬며시 사라져가는 조선 소녀들 뒤에 감춰진 거대악과 부패한 지배층의 음모를 뒤쫓는다. 시한폭탄 비슷한 폭뢰, 행글라이더와 꼭 닮은 비차 등 전편처럼 기발한 발명품들이 등장하고, 김명민 오달수의 슬랩스틱+입방정 코미디도 여전히 폭발력 있다. 주로 드라마로 이름을 알린 여배우 이연희는 전편의 한지민처럼 딱 기대한 만큼의 백치미를 선뵌다. 개봉 타이밍도 좋아 관객이 꽤 들 듯.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대량학살도 게임이 되네 ★★★

‘플레이어 킬링’이 가능한 1인칭 슈팅 게임같은 짜릿함을 원한다면 이 영화가 딱이다. ‘엑스맨: 퍼스트클래스’의 매튜 본 감독이 첩보물 클리셰에 병맛코드를 버무려 ‘시크한 오스틴 파워’ 혹은 ‘베드신 없는 잔혹 제임스 본드’를 창조했다. 동네 말썽꾼 청년 에그시(태런 애거튼)는 무국적 비밀정보기구 ‘킹스맨’ 최정예 요원 해리(콜린 퍼스)의 도움으로 살벌한 신규요원 면접에 참여한다. 해리는 에그시의 아버지에게 목숨을 빚진 옛 동료. 이제 인류 말살을 꿈꾸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발렌타인(새뮤얼 잭슨)과의 한 판 승부다. 근데 솔직히 이렇게까지 게임하듯 쉽게 사람을 죽여도 괜찮은가 슬쩍 꼰대스러운 반발감이 생긴다.

■ 7번째 아들
: 드래곤은 간지 나더라만 ★★☆

세상을 구할 운명의 남자, 퇴마사, 마녀, 괴물, 드래곤, 끝. ^^;;; 퇴마사 ‘마스터 그레고리'(제프 브리지스)는 모든 몬스터와 드래곤들의 여왕 마녀 ‘멀킨'(줄리언 무어)과 애증으로 얽힌 사이. 부활한 멀킨에게 제자를 잃은 그레고리는 전설의 용자가 될 소질을 타고난 ‘7번째 아들의 7번째 아들’ 토머스(벤 반스)와 함께 100년 만에 붉은 달이 뜨는 밤의 결전을 준비한다. 괴물과 드래곤들은 간지나고 멋진데, 스토리도 캐릭터도 모두 어디선가 본 듯 기시감이 강하다. 마녀와 영웅이 등장하는 판타지물 팬이라면 실망은 않을 듯.

[개봉영화 딱10자평: 2015.2.5] 폭스캐처, 주피터 어센딩, 오마르, 쎄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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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째주 개봉영화 딱 10자평. 특히 ‘폭스캐처’, 극장에서 놓치면 후회할 영화.

■ 폭스캐처 Foxcatcher
스티브 카렐 최고의 연기 ★★★★
=1996년 발생한 실제 살인사건을 다뤘다. 듀폰 역 스티브 카렐의 연기는 어떤 말로도 형용하기 쉽지 않은 촘촘한 감정의 결, 놀라운 일관성과 서늘함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감독 베넷 밀러에게 작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안겼고, 올해 미 아카데미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미국의 재벌가 상속자 존 듀폰(스티브 카렐)은 88서울올림픽 출전 예정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를 자신의 레슬링팀 ‘폭스캐처’로 불러온다. 마크에겐 레슬링 국민영웅인 형 데이브(마크 러팔로)의 그늘을 벗어나 자립할 기회. 하지만 듀폰의 예측불가능하고 기이한 행동이 이어지고, 형 데이브가 코치로 합류하면서 관계의 균열이 시작된다. 

■ 주피터 어센딩 Jupiter Ascending
대박 비주얼, 본 듯한 서사 ★★★☆
‘매트릭스’ 시리즈로 단박에 SF의 총아가 된 뒤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였던 워쇼스키 남매의 취향있는 스페이스 오페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올해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에디 레디메인이 우주를 지배하는 아브락사스 가문의 상속자(악당)로 출연하는데, “이 드넓은 우주에 사람이 사람을 서로 죽여야 하면서 빼앗을 가치가 있는 자원은 시간, 영원한 삶 뿐이지”라는 대사에 스토리의 모든 게 함축돼 있다.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각종 외계인과 우주선, 목성의 전자기 폭풍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아브락사스의 ‘넥타’ 생산기지 등 시각적 상상력은 최소한 인정 받을만.

■ 오마르 Omar

장벽 뒤 희망? 그런 건 없어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 수박 겉핥기식 선악 구분이나 흑백 논리를 버리고, 조금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한다면, 이 영화의 결말은 가슴먹먹하다. 

■ 쎄시봉 C’est Si Bon
신파에 빠져 길 잃은 청춘 ★★☆
리뷰 링크 : 빛나던 과거와 시시한 중년 사이, 길 잃은 청춘

 

[개봉영화 딱10자평: 2015.1.29] 빅 아이즈, 엔드 오브 디어스, 워터 디바이너, 블랙버드, 내 심장을 쏴라, 더 이퀄라이저, 서유기: 모험의 시작,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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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마지막주 개봉 영화 딱 10자평.
 
■  빅 아이즈 Big Eyes
팀 버튼이니까 다 괜찮아 ★★★

 =한국에도 팬층이 두꺼운 팀 버튼 감독 작품. 주연 여배우 에이미 애덤스는 이 영화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코미디·뮤지컬 부문)을 받았다.
리뷰링크 : 전시회 본 것 같은데… 영화라네요 

엔드 오브 디어스
게임과 영화의 이종 교배 ★★☆

=1인칭 게임처럼 영리하게 찍어낸 매력적인  저예산 호러 스릴러 혼종 영화. 회사를 때려치우고 친구와 세계일주를 시작했는데, 낯선 동유럽 도시에서 만난 여자와 하룻밤을 지낸 뒤 기괴한 신체 변형과 피에 대한 갈증이 시작됐다.
 
워터 디바이너
아빠 얘기가 유행인가봐 ★★☆
=이상하게 배우들이  영화를 만들면 클래시컬하다. 


블랙버드
영화 ‘보디가드’와 똑 닮음 ★★☆

=영화보다 음악이 더 좋음.
 
내 심장을 쏴라
뭔가 다 조금씩 모자란다 ★★

=’7일의 밤’ 정유정 작가의 소설 원작에 충무로 기대주인 이민기, 여진구 두 배우의 만남으로 기대가 컸는데… 영화가 전방위에 걸쳐서 뭔가 다 조금씩 모자라 아쉽다. 특히 소설에서 가장 빛나던 부분이던 정신병원 강당의 노래축제 장면에선, 손발이 오그라들어 어디론가 숨고 싶어진다. 이 정도면 배우들 잘못이 아니라 뭔가 그냥 대고 찍는 것 외에 다른 돌파구를 고안해내지 못한 감독의 탓이다. 그리고 여진구야 아직 어리니 그렇다 쳐도, 연기 꽤 된다고 믿어왔던 이민기는 도대체…
 
더 이퀄라이저
창의성 없는 살인의 행진 ★★

=하지만 마지막 클라이맥스 생활용품 활용 학살은 좀 창의적이었음.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난 건 오히려 클로이 모레츠의 새로운 가능성일 듯. 늘 빛나고 예쁜 역할을 해온 그녀가 처음 러시아 갱단에 학대당하는 거리의 여자가 됏다. 육덕지게 불린 몸을 그렇게 드러내는 결심도 쉽지 않았을텐데. 이런, 너무 사심이 들어갔나. ^^ 클로이 모레츠는 북유럽에서 온 우아한 뱀파이어 멜로 ‘렛 미 인’부터 팬이었음. ㅎ
 
서유기: 모험의 시작
주성치 서유기 자기 복제 ★★

=중국 영화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영화 자체도 꽤 공포스럽다. 주성치 팬이라면 쉽게 적응할 듯.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원작만화 팬은 만족할 듯 ★★
=원작만화와 TV 애니메이션, 딱 그 만큼. 4D로 보면서 피가 튈 때 물방울이 묻어올 땐 깜짝 깜짝 놀람.

[개봉영화 딱10자평: 2015.1.22] 엑스 마키나, 미스터 터너, 존 윅, 와일드, 빅 히어로, 강남 1970, 유아 낫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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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개봉 영화 딱 10자평. ^^
한국영화가 위험해 뵌다… 수작 외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는데… 수준이 자꾸만 떨어진다… -_-;;;

■ 엑스 마키나  Ex Machina
당신, 내게 끌리고 있나요? ★★★☆
=프랑켄슈타인과 블레이드 러너가 만나 히치콕을 대리모로 낳은 듯한, 우아하고 철학적이며 고급스러운 SF.

■ 미스터 터너  Mr. Turner
배우, 미술, 촬영… 전부 예술! ★★★☆
=숨이 턱턱 막힌다.(Breath-taking) 영국 국민화가 터너 말년의 일대기를 그린 마이크 리의 마스터피스.

■ 존 윅  John Wick
남의 개 건드리지 맙시다 ★★★
=액션 영웅 키아누 리브스의 귀환. 뼈와 살이 꺾이고 뚫리는 파열음으로 가득한, 오랜만에 만나는 진짜 마초 액션.

■ 와일드  Wild
힘들어? 현실은 더 괴로워 ★★★
=인생의 바닥에서 떠난 94일간 4500km의 산악 트레일. 리즈 위더스푼이 두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 빅 히어로  Big Hero 6
폭신한 디즈니 가족영화 ★★★
=재미있고 신나고 감동적인, 디즈니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은 가족 애니메이션. 살짝 왜색이 짙다.

■ 강남 1970
발견! ‘배우’ 이민호, 김래원 ★★☆
=과유불급. 맥락없이 성긴 캐릭터, 뜬금없는 베드신, 고어급 폭력성이 영화를 범작으로 떨어뜨렸다. 이 좋은 소재와 배우를…ㅠ.ㅠ

■ 유아 낫 유 You’re Not You
찡하지만 익숙한 이야기 ★★☆
=힐러리 스웽크의 루게릭병 피아니스트는 명불허전이고, 팬텀의 그녀 에미 로섬은 매력적이지만… 그냥 거기까지.

 

 

[개봉영화 딱10자평: 2015.1.15] 아메리칸 스나이퍼,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허삼관, 이별까지 7일,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오늘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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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아메리칸 스나이퍼
전장을 비춘 거장의 관록 ★★★★

º아이 킬드 마이 마더
천재 탄생을 알린 처녀작 ★★★☆

º허삼관
인생, 비극일까 희극일까 ★★★

º이별까지 7일
고단한 삶, 따스히 껴안다 ★★★

º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영화로 대영박물관 여행 ★★☆

º오늘의 연애
20년 전 로코랑 뭐가 다름? ★☆

[개봉영화 딱10자평: 2015.1.8] 패딩턴, 아메리칸 셰프,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언브로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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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패딩턴
깜찍 따뜻한 가족 판타지 ★★★☆

º아메리칸 셰프
주의! 배고플 때 보지 말 것! ★★★

º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이해는 돼도 공감은 글쎄 ★★★

º언브로큰
많이 본 듯한 역사책 화법 ★★☆

[개봉영화 딱10자평: 2014.12.31] 내일을 위한 시간, 마다가스카의 펭귄, 테이큰3, 더 테너:리리코 스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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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내일을 위한 시간
진심을 담는 영화는 있다 ★★★★

º마다가스카의 펭귄
즐겁고 재미있고 신나고 ★★★

º테이큰 3
기대에 어긋남 없는 속편 ★★☆

º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완벽 립싱크 준수한 음악 ★★☆

[개봉영화 딱10자평: 2014.12.24]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러브 로지, 무드 인디고, 버진 스토우, 몽키킹: 손오공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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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ㅋ
영화 담당기자가 사심을 숨기지 않고 지 맘대로 매기는 ‘개봉영화 딱 10자평’. ^^

º사랑에 대한 모든 것
사랑의 완성에 관해 묻다 ★★★☆

이번 주 강추 영화. 스티븐 호킹 역의 에디 레디메인은 연말 연초 여러 영화상의 남우주연 후보가 될 것 같다. 이 남자가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던 철없는 이상주의자 청년, 코제트의 연인 마리우스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아내 제인 역의 펠리시티 존스도 단단하고 현실적인데다 사랑스럽기까지 한 천생 영국 숙녀. ^^

º러브, 로지
사랑한다면 망설임 없이 ★★★

속도감있고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 어릴적 단짝이었지만 서로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던 남녀가 고교 졸업무도회 때부터 어긋나기 시작, 먼 길을 돌아서야 평생의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 필 콜린스의 딸 릴리 콜린스가 깜찍 발랄 매력 발산. 영화의 교훈은 ①술 먹고 필름 끊기지 말 것 ②사랑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고백할 것. ^^

º무드 인디고
공드리 특허 수공예 아트 ★★★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의 미셸 공드리 감독이 자신의 특기인 ‘수공예 아트’로 가득한 초현실주의적 영화를 들고 왔다. 뵤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빛났던 공드리의 인장이다. 꿈과 현실이 뒤섞인 판타지, ‘공드리 월드’의 팬들에겐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작품. 게다가 나이 들어도 여전히 귀여운 오드리 토투!

º버진 스노우
차갑게 날세운 이미지들 ★★★

언제적 그렉 아라키 감독인가. 차갑게 끈적이던 그의 젊은 시절 작품들과 달리 미국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영화는 훨씬 정제되고 대중적이다. 영화는 심리 스릴러와 무의식 판타지, 막장 치정극의 세 꼭지점이 세운 피라미드 위에 머물러 있다. 지금 미국의 가장 핫한 아이돌 배우 중 한 명인 셰일린 우들리는 언제나처럼 귀엽고, 에바 그린의 우아한 데카당스도 늘 그렇듯 유혹적이다. 점점 아름다워지는 딸을 질투하는 것 같던 엄마가 어느날 실종되고, 꿈 속에서 자꾸만 딸을 부른다.

º몽키킹: 손오공의 탄생
속편이 나올까봐 두렵다 ★

견자단 손오공, 곽부성 우마왕, 주윤발 형님은 옥황상제. 허세 가득한 대사와 그래픽. 그래픽에도 허세가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이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거기에 무슨 경극스러운 아름다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몇 장면은 ‘모여라 꿈동산’과 ‘우뢰매’가 떠오른다. 이 영화가 흥행 1위였다니, 중국은 정말 알 수 없는 나라. 어쩌면 중국 무협 연속극 팬이라면 좀 다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