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산으로올라가는중턱쯤에무덤이하나있다.

처움엔무덤인줄몰랐다.

오래세월이지난때문인지무덤이낮아저있었고

그보다풀이무성해서눈에잘안띄었다.

더구나사람들은좀빨리올라갈량으로

무덤의마당을가로질러길을내어놓았다.

가을이깊어가고숲이엉성해지며그것이무덤인것을알았다.

너무초라하고빈약해보였다.

그무덤의주인이애처럽다는생각도들었다.

게으르거나,무심한자손이거나아니면

아주먼곳으로이사를갔을까?

잠시쓸데없는생각을해본다.

이런저런일로며칠을산에가지못하다가

다시오르던날

아!나도모르게소리를지른다.

그무덤이깨끗하게벌초되어있었다.

그초라하던무덤이

예쁘게분단장한나어린각시처럼새초롬이앉아있는듯했다.

"예쁘다"는표현이어울린다.

그리고밟아길이되어버린무덤의가장자리에를긴참나무고사목으로막아놓았다.

마치"이곳은내조상님의무덤이니좀수고스럽더라도돌아서가시요"란뜻같았다.

나는안도의한숨을길게쉰다.

이가을조상들은세상사바뻐서산구경한번못하는자손들을

낫한자루들고와풀깍게하며이런저런세상일,

자손들얘기가듣고싶으신거다

자손들은조상님묘무성한풀깍으며못다한효도,자식들얘기,힘든세상일풀어놓고

깊게깊게허리굽혀절하게하는그런곳이무덤이다.

"게르만민족의대이동"을방불케하는

이나라추석명절의"민족의대이동"이바로조상들의힘이아닌가싶다.

그리고며칠사이로이산에있는여러개의무덤들이깨끗하게손질되는것을본다.

아!그렇다면조상님들이여……

당신의자손들이대대로살아가야할이나라를위하여진정으로걱정하여주심이

옳지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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