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너희집베란다는햇볕도잘들고
너는시간이많으니까하며
빨간물고추20키로그램을택배로보냈다.
나는고추부대를베란다로질질끌고가
물로서너번헹구어냈다.
농약염려는말랬는데도…
비는오고
화분을한쪽으로몰아놓아도내작은베란다는
고추20키로그램펴널기가좁다.
중앙공급식난방이라보일러도안되고
전기장판꽂아놓고말릴까하다가
이웃솜사탕님처럼실에꿰어주렁주렁
빨래건조대에널기로한다.
날씨는소나기가억수같이퍼붓다가
햇빛이나고오도방정을떤다.ㅎ
끝이없는작업이다.
실로꿰고꿰도끝이없다.
손톱주위가다쓰라리고아리다.
매운고추물이들어서…하루종일
에~고
시골초가지붕에빨갛게널어놓은고추
농가앞뜰에멍석깔고말리는고추
가을의정취라고,풍요라고,색갈이라고…
보기만하고감동만했지
이런함정이있는줄미처몰랐네,
혼자서얼마나먹는다고이궁상이니
친구가준다고사양한마디안하고냉큼받니
내일도비온다는데어떻할건데…..
내자신이이렇게미워질수가,
내년엔웃돈을언저주더라도
가루고추로사야겠다고다짐다짐한다.
옮기다뿌러진것상처난것물크러진것들골라
믹서기에갈아비닐봉지에넣고냉동실에얼린다.
허리도아프고,다리도아프고
엮어놓은고추물끄러미바라보다.
하늘을본다.
검은구름사이로하얀달이…보름달이…
아주멀리
그리고자그마하게
슬픈사랑때문에마음이아픈여인처럼
숨었다가는다시보이고…..
달이구름에서나왔을때지극히단순한내디카로찍어봤다.2007.8.27의달이다.디카의화면엔계속’어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