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27. ’07 (고추 말리기)

친구가

너희집베란다는햇볕도잘들고

너는시간이많으니까하며

빨간물고추20키로그램을택배로보냈다.

나는고추부대를베란다로질질끌고가

물로서너번헹구어냈다.

농약염려는말랬는데도…

비는오고

화분을한쪽으로몰아놓아도내작은베란다는

고추20키로그램펴널기가좁다.

중앙공급식난방이라보일러도안되고

전기장판꽂아놓고말릴까하다가

이웃솜사탕님처럼실에꿰어주렁주렁

빨래건조대에널기로한다.

날씨는소나기가억수같이퍼붓다가

햇빛이나고오도방정을떤다.ㅎ

끝이없는작업이다.

실로꿰고꿰도끝이없다.

손톱주위가다쓰라리고아리다.

매운고추물이들어서…하루종일

에~고

시골초가지붕에빨갛게널어놓은고추

농가앞뜰에멍석깔고말리는고추

가을의정취라고,풍요라고,색갈이라고…

보기만하고감동만했지

이런함정이있는줄미처몰랐네,

혼자서얼마나먹는다고이궁상이니

친구가준다고사양한마디안하고냉큼받니

내일도비온다는데어떻할건데…..

내자신이이렇게미워질수가,

내년엔웃돈을언저주더라도

가루고추로사야겠다고다짐다짐한다.

옮기다뿌러진것상처난것물크러진것들골라

믹서기에갈아비닐봉지에넣고냉동실에얼린다.

허리도아프고,다리도아프고

엮어놓은고추물끄러미바라보다.

하늘을본다.

검은구름사이로하얀달이…보름달이…

아주멀리

그리고자그마하게

슬픈사랑때문에마음이아픈여인처럼

숨었다가는다시보이고…..

달이구름에서나왔을때지극히단순한내디카로찍어봤다.2007.8.27의달이다.디카의화면엔계속’어둡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