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감으면기억저편

방패연이가오리연이긴꼬리를달고맞바람에못이겨비명지르듯떨고있다.

고향집의언덕배기에서,밭둑길에서

동생은바람부는쪽을향해연줄을쥐고뛰었고

나는가오리연을하늘을향해높이올려준다.

연은파드득떨어가며바람을탄다.

동생은연줄을조금씩풀어주며뛰다가연이높이오르면

얼레를풀었다조였다하며연을높이멀리띄웠다.

부모님이가을에창문바르고남은

꼭꼭숨겨두셨을창호지그여히찾아내…

뒤란대나무숲에서연하고가는댓가지꺽어다

둥굴게휘어가오리연을만들었다.

세가닥연줄을중심을잡고하나로묶고얼레에감는다.

목화솜으로실을낸연줄은약해서

찬밥덩이으깨어사금파리로풀먹이던생각…

동네애들

언덕배기에다모여연줄끊어먹기하던생각…

설이며칠지나고나면미루나무에도감나무에도연줄끊긴연이

제혼자바람에휘날리고있던모습

설다음날

남산골한옥마을언덕배기에도

젊은아비가어린아들과,연인들이,친구끼리

연을날리고있다.

옛날같이창호지연은아니지만…

소리치고,환호하고,감동하고…

연을띄우는마음은예나지금이나똑같은듯했다.

모두웃고,모두연을바라보고,모두하늘을쳐다본다.

하늘은차고청명하다.

옆에서그들을바라만봐도즐겁다.

연을띄우는것은나를띄우는것인지도모른다.

어차피땅을딛고살아야하는나를한번쯤허공에띄워보고싶을지도모른다.

또는인생의버거움을벗어버리고연처럼가벼워지고싶은지도몰랐다.

좁으라운내시야에질려

좀더높게넓게바라보고싶은지도모른다.

아무튼알수없는가벼움을느낀다.

연을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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