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16, ’08 (불만)

비가왔다.

예고된것이었지만

마른장마에무지무지덥던터라반갑다.

마치환등기를보려고검은천으로창문을모두막은것처럼집안이컴컴해젔다.

앞산이음흉스런짐승같이웅크리고앉아있다.

유리창을부딫는빗줄기가물보라를만들며부서졌다.

나는이런날이좋다.

창가에웅크리고앉아커피를여러잔마신다.

아이는비는상관도안하고혼자놀다.투정부리다.토끼잠을잔다.

호박꽃이피었다.

화분귀퉁이에싹을틔우고앞뒤살펴볼겨를도없었던이식물은

홈통을타고많이올라가서야삶의척박함을알았을것이다.

햇빛을향해실같은촉수를수없이뻗어봤지만…

허공만허우적거리다잡히는게없어동글동글저혼자돌고있다.

그악조건에서…

어떻게꽃을피울생각을했을까?

저녁때

손질해서냉동실에넣어둔닭고기한덩어리꺼내

매운카레넉넉히넣고작은감자통채로넣고도리탕을한다.

맛있는냄새가온집안에퍼진다.

싫다,좋다하는사람이없어서

이짖거리들이조금은싱겁다는생각을한다.

‘와!!!맛있는냄새…’

그렇게말해주는딱한사람만있어도좋겠다.ㅎ

(달사진찍는데재미들렸다.11시10분에찍은것)

냄비째식탁에올려놓고

우적우적닭고기뜯어먹는꼴을

아이가보고싱긋웃어준다.짜~아~식

이비오는날내게불만이있다면…

아이가너무늦게자는것,(12시5분에잠들었다.ㅎ)

마주앉아서같이밥먹어줄딱한사람이없다는것,

아무리뒤저봐도집안에앨콜한방울없다는것

낮에비가왔음에도불구하고창으로달이보이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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