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내게3월은

내가태어난달이고…

내가결혼한달이고…

나랑결혼한사람이날떠난달이다.

3월은

아직겨울같기도하고이미봄이와있는것같기도해서종잡을수가없다.

창으로보이는햇살이너무화사해서달뜬기분으로나가보면

아직싸한바람이소매끝으로들어와서겨울보다더움추리게한다.

‘정문에나와계세요.금방갈께요.’

고집이세어진아이를울려가며옷을입히고신을신키고…

그제서야외출이란걸눈치챈아이가급해진다.

현관문앞에서서소리를지른다.

빨리문열라고…

그리고정문앞에아이와나란히서있다.

아파트담에기대어꽃장수가화분을늘어놓았다.

동백철죽…그리고작은화분들…

온실에서금방나와서일까

추워오드드떨고있는것같았다.

그옆에펑튀기영감님이비닐봉투에강냉이등을산같이쌓아놓고

담에몸을기대고노곤하게졸고있다.

인생길험했을그얼굴에깃든평화는도대체무엇일까…

길위로작은돌기바람이불어뽀얀먼지가함께돌아간다.

돌기바람이돌돌돌다지풀에사그라들고길위로고요가흐르고있다.

그래!!!

그가살았다면

3월엔여행을계획했을것이다.

생일에결혼기념일에…

이보다더좋은여행핑게가또어디있을까.

구태어하루이틀묵는여행이아니더라도…

강화도창후리

바다가보이는창가에앉아삼식이매운탕도얼마나좋은가.

그는매운탕에소주를겯드려마시며바다저편고향얘기를했다.

고향에두고온금송아지가무슨소용이라고…

그는가끔그곳을찾아가그얘기를하며눈을붉혔다.

나는순서가뻔한그얘기를들어주는것이내의무인양했다.

3월엔고향잃은자의푸념이그립다.

역겹도록비린내나던그작은포구도…

3월의뽀얀대기속으로아들이온다.

‘엄니!!!뭔생각……?’하며

아이를번쩍안아올린다.

아들의얼굴에그가있다.

봄비/장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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