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며느리가우면동에있는사옥으로자리를옮겼다.

잠실에있는건물로출근할때는한시간이걸렸는데

옮긴곳으로출근하자면40분이더걸린다.

이제배도재법부른데자리에앉아서나가는지걱정이될수밖에없다.

며느리출근시키려면내출근시간은빨라지고퇴근시간은늦어진다.

그러니까내시간은점점줄어든다.

빨리이사를해야하는데20일을기다려야한다.

늦게집으로돌아오는추운밤

너무추워서옹그리고건널목에서신호기다리다

하늘을본다.

검푸른하늘에얼음조각같은별들이영롱하게밖혀있다.

한둘인가싶었는데자세히보니

쌀바가지를쏟아놓은듯수많은작은별들이아드드떨며

수많은전설을엮는듯싶다.

이렇게맑고청명한밤’달은대체어디있는거야?’

빙글빙글돌며찾아봐도달은없더라.

눈만잠간부치고부지런히나가는다음날새벽길

아파트긴방음벽을지나막큰길로들어서려다달과마주쳤다.

새까만하늘에차갑게떠있는하얀달

‘밤새,무얼하고이제서…’

놀랍기도하고,반갑기도하고,

제가제살을갈가먹고사는달

어느새⅓을갈가먹고

처연한듯,무심한듯,그렇게떠있다.

나도달처럼

내가내살갈가먹고있는중이다.

내가살아가는방법은그수밖에없다.

수월한삶은없다.

뒤돌아보면내삶이항상그랬다.

그래!달은저러다가도어느새

생살이돋고또둥그러지리라.그리고또…

수없이변신을계속하면서도지치지않는달을부러워할일은아니다.

그리고달처럼생살돋는아픔은내게없으리라.

다행인가?

목도리를콧등까지다시올리고버스를기다린다.

추운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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