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좋아 하는 할아버지

오랜만에햇빛이났다.

하늘에는구름도두둥실떴다.

창문을활짝활짝열어놓는다.

매미소리가한꺼번에안으로들어온다.

정말여름같다.

내집으로돌아와

조금은힘에겨운일상을내려놓고

내다본하늘엔달이떴다.

오늘이음력으로며칠이더라,

칠월엿새,

날선저모습이젖살붙듯조금씩커갈것이다.

입추,말복,처서가한눈에들어온다.

벌써여름이다가네…

한참을바라보고서있다.

늘그렇듯,

내게달은아픔이다.

별이몇개박혀있었으면좋았을걸하는생각을한다.

그리고이때쯤

내어렸을적집초가지붕엔

하이얀박꽃이피었었다는생각도…

우리집티비는병윤이쨔식이장악하고있다.

늘식탁위에놓여있던고물노트북이고장나고부터는티비에만매달려있다

이비에스가고정체널이다.

아침에토마스와친구들,뽀로뽀로뽀로로를시작으로하루종일,

오후에는아침에한프로를고대로재방송하는데도처음보는것처럼본다.

요즘은방학동안이라어린이프로시간이더연장되서나는9시뉴스나겨우얻어본다.

주말에는집에와서눈치안보고내맘대로다보지만…ㅎ

그러나딱한프로,

목요일저녁에하는’한국인의밥상’은쨔식을어떻게든꼬셔서그여코본다.

나는이프로가참좋다.

얼마만큼의연출은있겠지만나정도로늙은,나정도로살집이있는,나같은할망들이주인공이라좋고

소개되는음식들이소박하지만정이듬뿍듬뿍들어있고맛이깊은음식이라는것

그리고무엇보다최불암씨가대중교통을타거나많이걸어서찾아다니는

이강산의구석구석아름다운풍경들이좋은것이다.

어제는평창의감자옥수수음식얘기다.

그중한할머니가나랑똑같은티셔쓰를입고있어서혼자웃어죽을뻔하기도했다.

내가넋놓고티비를보고있는데쨔식이슬그머니내옆에와서하는말

‘저할아버지!할머니가좋아하는할아버지다!’그러는거였다.

누구냐면,최불암!ㅎㅎㅎㅎㅎ

최불암이감자밭귀퉁이에서서카메라를향해감자얘기를하고있다.ㅍㅍㅍ

나는일단뒤로자빠지게웃고나서

‘할머니가언제저할아버지좋다고했어?’

쨔식이싱글싱글웃으면서멋적은듯느리게…

‘할머니는저할아버지나오는것만좋아하잖아!’

‘이쨔식이…’

아이들이란참!

김민자가쫓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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