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도 먹고, 추억도 먹고…

아들이열흘쯤남아공으로출장을간다.

선거전날오는걸로일정을정했다고한다.

투표는꼭해야한다고한다.

아들은정치판이확뒤집어지기를바란다.ㅎ

마침자택근무를하던며느리가점심을외식을하잔다.

나야백번좋지!!!

며느리는잠간헤어져야하는남편과그윽한분위기에서식사를하고싶었겠지만…말이야.ㅎ

(디카를안가지고가서휴대폰으로찍었더니사진들이좀그렇네요.^^)

어린이집에가있는병윤이쨔식에게는좀미안하지만명동겨자를먹으러갔다.

눈이오고있다.

주차장이없다며을지로입구까지택시를탔다.

함박눈이었으면좋으련만작고물기없는눈이흩날리고날이우중충했다.

길이써래질해놓은논처럼질척거렸다.

여러나라말을쓰는사람들이스쳐갔다.

드디어도착한명동교자

부끄러운고백일지도모르지만나는명동교자에처음온다.

칼국수집이라는것도처음알았다.ㅎ

일층입구와2층으로올라가는층계에사람들이줄을서서기다리고있었다.

우리도2층올라가는층계맨아랫칸에서있다.

아들말이이쯤이면조금기다리는거라네…

생각보다빨리자리에앉았다.

칼국수도만두도담백하고맛있다.

집에서이런맛내기는어려울것이다.

사람이모이는곳에는다이유가있는법이다.

맛이없으면집에내가만들어놓은만두얘기를하며불만을표했을텐데말이야.ㅎ

명동에는추억이몇가지있다.

고등학교다닐때회현동에친구언니가살아서그친구따라서울에오면꼭그래야하는것처럼

전차길을건너걸으면곧바로명동

헤집고돌아다니다’독일제과’에들어가서빵을먹는것.

왜그짖이기분좋고자랑하고싶었었는지지금도이해가안되는부분

‘서울갔었어!’

‘명동에도가고,독일제과에가서빵도먹고…’

이렇게자랑하고싶은것

그독일제과가지금은없겠지만내기억속에는지금도있다는것.

그리고국립극장.

몇개의연극을보았는데생생하게기억나는건

‘오셀로’와’이민선’이다.

오셀로의역을장민호,김동원이했고

데스데모나역을태현실,오현주기맡았는데나는

장민호와태현실이주인공이된것을보았다.

섹스피어의5대비극중에하나이니작품설명은필요없을것이고

내가이연극을오래도록기억하는것은’이아고’역의이해랑때문에…

나는그때까지이해랑이라는배우는미운배우였다.

그는’왜장’이나’인민군장교’로많이나왔었다.

아직지적능력이덜발달되었던나는그배역이아니라그배우를미워했기때문에…ㅎ

물론’이아고’도악역이다.

그때까지이해랑이했던악역중에서도제일극악한역일것이다.

그가간악한이간질로오셀로를꾀일적에는마치악귀같았다고할까!

그런데그의연기가밉지않고감동이더란말이다.

지금도나는이세상에서’이아고’역은이해랑을따를배우가없다고생각한다.

아무리섹스피어의본토백이영국배우라도말이지…

‘이민선’은여운계의데뷔작으로기억한다.

다른주인공은하나도생각이안난다.여운계밖에는

부인(여운계)를죽이고애인과이민을가려던남자가

막이민선을타려고하는데죽었어야하는여운계가붕대를칭칭감고나타나는건데

모든면에서미숙한게많았던연극

그국립극장은어떻게되었는지모르겠다.

지금은어디쯤에있었는지조차모르겠다.

어느크리스마스이브

다섯살짜리큰아들이아비를눈빠지게기다리는데

아비는오지아니하고끝내울음을터트리는아들을데리고

미도파백화점(지금의롯데)을수없이오르내리던아픈기억도있다.

아비의시선은이미다른곳으로향해있었던것을나중에서알았지만

인생은그렇게구비구비여러구비를돌아

아이들은자라고어른이되고아비가되고…

나도이제늙어아련한기억들을하나씩하나씩꺼내어혼자서싱겁게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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