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영화 보러 가던 날

1월1일영화한편을볼양으로신문로에있는씨네큐브에갔다.

‘그렇게아버지가된다.’와’아무도머물지않았다.’중에서어느것을볼까!

‘아무도머물지않았다.’에더끌렸는데너무오래기다려야한다.

‘그렇게아버지가된다.’의표를샀지만그것도1시간반을기다려야한다.

날씨가푸근해서걷기가좋다.

일단교보문고로갔다.

책구경하다가우클렐레악보를살생각이었다.

공휴일에다날씨도좋고아이들은방학중이고곧새학기가시작된다.

교보문고는아이들과학부모로가득하다.

난방이너무높아여름날처럼더웠다.이~크

그냥나온다.

이순신장군도만나고세종대왕님도만나고,

세종이야기도둘러보고충무공이야기도둘러보고,

지하음식점들이있고

작은미술관이있는로비의빈자리에서커피도마시고…

그래도시간이남아서’극장에가서기다리자.’하며새문안교회앞까지왔는데

교회벽에기대어포장을치고호떡을굽는아주머니와눈이마주쳤다.

‘어딜가세요?’

‘나요?’

‘아까도지나가시더니…’

‘나봤어요?’

그러다어느샌가포장안으로들어갔다.

영화한편볼려고갔더니기다려야되서표만끊고돌아다니다

이제보러가는길이라고했더니’혼자서요?’그런다.

그래서혼자라고했더니,한없이부러운눈으로쳐다본다.

아니,혼자돌아다니는것이부럽다니…ㅎ

몇살이냐고묻는걸내가몇살이냐고되물었더니66살이랜다.

‘내가훨씬더먹었네!’

그녀는내가꽤팔자좋은여편네라고생각하는듯했다.

‘나도애봐요!’오늘양력설날이라놀아서영화나보려고나왔다고했더니

자기도놀려고했는데영감과아침에한바탕싸우고홧김에장사놔왔다고한다.

‘얼마나좋아요.몫좋은데서장사하는데…’

자릿세를내느냐고했더니안낸다고한다.

‘이여자엄살이심하구만…ㅎㅎㅎ’속으로…

남편에대한섭섭한이야기를계속한다.

그럴때마다청동색으로변한문신한눈섭이송충이처럼꿈틀거렸다.

나는그러는동안오뎅한꼬치와녹차호떡하나를먹었다.

고등학생쯤되는아들과지나가던아비가

‘야!오뎅먹고가자!’하며아들과들어왔다.

여자는또그랬다.

‘아이고얼마나보기좋아!우리영감은아들에게얼마나무섭게하는지

결혼한뒤로는집에오지도않아!’

‘왜그러는지몰라!’

‘내가무릎이아픈데도이호떡구루마를끌어줄생각도안해요.’

이여자는호떡과오뎅과영감흉을한세트로파는것같다.

한젊은엄마가남매를데리고포장안으로들어왔다.

난얼른1,300원을내고나온다.

그여자가또영감이야기하기전에…ㅎ

영감흉은공짜지만

영감없는사람약올리자는심보잖아!

극장에도착하니막시작했다.

불은꺼져캄캄한데내자리는맨앞에서두번째다.

몸을한껏도사리고긴계단을걸어내려간다.

딱내자리만남아있다.

매진이구나.

화면에는한남자의상반신이크로즈업되고있다.

후쿠야먀마사하루

와~~~멋있다!

(영화이야기는다음에…ㅎ)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