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지났다고한다.
달력을보고확인해보지않았다.
‘세월이너무빨라!’
이런말은가급적안하려고한다.
세월이너무느리다고생각한때가있었다.
이마사춘기때였을것이다.
그때는염세주의자이기도했었다.
세상돌아가는게다못마땅했었다.
그러나이제는세월에의연할나이가되었다.
세상에서가장공평한것이세월이다.
세월은변하지도않는다.
1년365일,아니다정확히따지면365일하고몇시간이남는다고한다.
그래서어떤해는2월29일이있다.
음력으로는한해가13개월일때가있다.
올해가바로그해다.그래서아직도9월일껄!
그렇다고내가탓할일은아니다.
그냥세월을즐기면된다.
베란다창가에앉아있으면11월이란게무색할정도로
햇살이따사롭다.
방충망저쪽으로보이는매화나무
봄에는창가득꽃을피워주었고,여름내푸른잎새가커튼이되어주었다.
이제푸른색이도는연노란색이되어가을햇살에녹아드는듯하다.
애절하게예쁘다.
아직도게으름을피우고있는내국화는
주위의모든국화가지기를기다려늦게핀다.
12월이되어야활짝피는게으름뱅이다.
나도게으름뱅이다.
너무늦게일어났다.
늦게일어나서베란다에죽치고앉아커피부터마신다.
인디언아라파오족은11월을
‘모두다사라진것은아닌달’이라고한다.
무슨뜻일까?
아직도12월이남았다는뜻인가.아니면
꽃들이죽고,나뭇잎이떨어지고,
다림쥐,곰들은굴속으로들어가버리고…
그래서모든게끝장나는것같지만,
그것들이다시살아난다는뜻인가.
어쨋든낙엽이진다해서다사라지는것은아니다.
다만인생들에게’세상은이런거다너도언젠가는낙엽같이될터이니
그때당황하지말고마음의준비를하거라!’하는교훈을주는것일것이다.
노랗게물든은행나무꼭대기에까치가날렵하게앉아깍깍!거렸다.
방충망문을열고사진을찍었다.
너무멀어서조그맣고희미하게보인다.
존재의희미함.꼭나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