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들의 모임…..양띠 할망들

우리외할머니의자식4남매가한해에똑같이딸을낳았다.

72년전이다.

그해도’양의해’였다.

우리는올해6번째’양의해’를맞았다.

솔직히말하면아무감흥도없다.

어느때부터인가오고가는세월에도

‘띠’의관념에서도벗어나살고있다.

올해는달력에도신경을안썼더니10일에서야달력을구해달았다.

달력에다식구들과형제들의생일날에빨간색동그라미를했다.

그런데문제는동그라미를해놓고도잃어버린다는것이다.

무얼생각하며사는지나도내가걱정된다.

사촌들과만났다.

우리는일년에4번,

그러니까일년에한번씩점심을돌아가며산다.

봄여름가을겨울,

난봄에벗꽃이필즈음이순서다.

그래서주로고궁엘가는데올해는남산에가기로이미정해놓았다.

겨울이문제다.할망들이고보니추워서말이다.

그래서겨울담당사촌은주로자기집으로부르는데올해는청량리롯데로오라고한다.

사촌둘이인천에서온다.

나는백화점에가면아무리티를안내려고해도어느새어리버리해진다.

백화점은내생리에안맞는다.

아니내생활수준과안맞는곳이다.

전철에서내려몇번을물어7층식당가를찾아갔다.’풀잎채’

사촌네명은10년전부터하나씩과부가되더니

작년을기해몽땅혼자가되었다.

그렇다면혼자되어어떻게살고있을까!

요즘노인들의노후의삶의질이관심사인데…

모두젊었을때는경제적기반이약했다.

영화국제시장에서그렇듯이…..

그래도열심히일하고성실한탓에경제적으로는안정되어있다.

한명은나이40이되어가도록시집을안가는딸때문에마음고생이심했었는데

남편이사고로가고보니그시집안간딸이의지가되더란다.

아파트도있고딸이벌고예금도있어서’나라에신세안지고’살고있단다.

그래도딸이시집갔으면좋겠다는어미의소원은아직도있다고한다.

또한사촌은첫번째결혼에서경제력이없는남편을만나고생만죽도록하다가이혼하고

두번째는상처한선생님과재혼을했는데자기는자식은낳지않고

전처의네자식을눈물나도록잘길러주었다.

네자식잘길러시집장가보내고남편은교장이되고…

남편이정년퇴직을하고바로파킨슨씨병에걸렸는데

투병하는중에도어찌나수발을잘하는지…

그러다가남편이죽자,전처자식들이큰아파트를팔고20평짜리아파트를장만해주고

그남은돈을통장에넣어주더란다.

남편에게나오던연금도좀줄었지만여전히나오고…

그도’나라에신세안지고’잘살고있다.

단늘자식기르고남편수발하던그일이없어지고보니

마음의갈피를잡을수없더란다.

허전하고외롭고쓸쓸하고…마음이여려서그렇다.

누군가강아지를길러보라고해서강아지를기르는데그강아지가

사람과진배없다고한다.

강아지자랑이끝이없다.

딸만다섯인사촌이있다.

딸들이얼마나늘씬하고예쁜지…

미쓰코리아에나간딸도있다는데어떻듯모두예쁘다.

딸다섯이지네들끼리잘지내서남편과함께돈을벌었다고한다.

사업수단이있어서하는일마다잘되었는데

어느날아침목욕탕에간남편이갑자기아파병원에실려갔다는말을듣고

병원엘급히갔더니사경을헤매더란다.

남편가고,딸들도다시집가고,벌려놓은사업정리하고,

덩그러니혼자남았는데정말못살것같더란다.

그러던중부부생활이위태롭던딸이이혼하고엄마곁으로오더란다.

아비있으면어떻하던이혼은안시켰을텐데하는생각에딸을안고울었지만

이제는서로기대어사노란다.

이사촌도’나라에신세안지고’잘살고있다.

그렇다면딸도없고강아지도없고연금도없는나는!

결론부터말하면나도잘살고있다.

흠이있다면’나라신세’조금지고있다.

고령연금,인상해주어서정말고맙다.

사촌들과만나는일,

어떤때는쪽팔릴때도있다.

내가경제적으로조금쳐저서도그렇지만

이번만남에서는모두스마트폰으로사진보여주며자랑하는데

나는아직구식폰이라꺼내지도못했다.

그게좀쪽팔렸던거지…ㅎㅎ

내가속이좁았다면쪽팔려서사촌들모임에안가겠다고하겠지만

나아니면이모임이모여지지않아서말이야.

나대로의몫은있다는자부심은있는거지

여섯번째의양의해

똑바로의정신으로얼마나더살지는모르겠지만

죽고사는건,내맘대로되는것은아니니까,

살아있는동안자식들의걱정거리는안되었으면좋겠고

아까운시간들허비하지말아야겠고

될수록모든것에감사하는마음의여유가있으면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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