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

25년전,마리가반했던남자는거리에서구걸을하는걸인남자였다.

젊은이걸인이었던그녀의남자는자유를좋아하여걸인을선택했다고한다.

사랑에빠진마리는걸인남자를용기있게따라나섰다.

거의1년여간마리는걸인남자를따라길거리인생을살았다.

걷고또걷고구걸하는행위를하며1년쯤되었을때마리는자신이임신을했다는것을깨달았다.

문득현실감이다가오면서자신의아이를거리에서출산할수는없다고느끼게되었다.

마리는걸인남자를강력하게설득하여아파트를마련하고남들처럼평범한일상을꾸미게되었다.

13년간마리는그걸인남자와살림을차리고딸을둘낳아오손도손살았다.

마리는자신의남자가젊었을때무척미남이었으며비록구걸을할망정섬세함과자상함을구비한훌륭한남자였다고

회상한다.하지만그걸인남자는자유를사랑하여걸인을선택했던사람이었다.

13년이지난뒤마리는결국그를자유롭게놓아주고딸둘을데리고다른삶을선택했다.

헤어진것은삶의방법이다르기때문이었지사랑이없었던것은아니었던가보다.

헤어져서도남자는같은동네에서걸인으로살아가고마리는그를시야에서놓치지않고살았다.

두딸들도결코걸인행위를하는아빠를부끄럽게생각하지않도록키웠다.

성인이되어아이를낳은딸들이가끔걸인으로살고있는아빠를아이를데리고찾아가기도한다.

아빠는자유를선택하여걸인의삶을살지만무척이나인간적이고같은걸인들사이에서도존경을받는다고

자랑한다.알콜중독자가되어치아도모두잃어버린그는무척이나선량해보이는인상의소유자이다.

지금마리는다른남자와살고있지만걸인으로살고있는그를만나서손을꼭잡고위로하기도한다.

그의손을꼭잡고위로하는마리의커다란두눈에눈물이글썽인다.

삶의철학이달라그렇게살고있는걸인남자가마음이아픈것이다.

50이된나이의마리지만그녀는아직도청순하고젊고아름답다.

봄맞이 나들이

햇살이눈부시게부서져내리는일요일

오후입니다.부드러운바람이얼굴을

가볍게애무하고지나가고봄기운이

온누리에가득합니다.

마른가지들마다초록색새싹들이

방긋이고개를내밀고세상구경을

하고있습니다.

푸르른생명이움트는소리들이

자근자근들려옵니다.

나뭇가지사이에자리한새들의보금자리,

그너머로들려오는새들의노랫소리가

청량음료처럼신선하게마음을울려줍니다.

이름을알수없는각종새들의노랫소리가

푸르른하늘을메아리칩니다.

녹색의강물빛이너무예뻐서그위로

디카를대어봅니다.

비단결처럼고운물결이햇볕에부서지며

짙은녹색으로어우러집니다.

풍덩하고몸을던져,수영을하고싶단

충동이안달을하고있습니다.

다리를지나는데벌써강에다풍덩몸을

적신강아지가있습니다.다리밑으로강물

냄새를맡고싶어서인지코를킁킁거리고

있습니다.물에흠뻑젖은몸이부르르떨고

있습니다.

봄을느끼고싶은것일까요?

‘Petitefilledusoleil’-christophe

어떤 메일

오래전문학카페에서였다.

메일주소를달라던사람이있었다.

그리곤문학에대한소식이자주메일에담겨서왔다.

새로나온책이라던가문학행사라던가…등

2년쯤전이던가…

그메일의주인공은폐암에걸려서수술을하러들어간다고썼었다.

얼굴도잘기억나지않는누군가였지만

처음으로수술이잘되도록기도해주겠노라고답장을주었던것같다.

다행스럽게수술이잘되었다고..고맙다고또메일이왔다.

그리고늘메일은계속되었다.

지난주에이번주문학카페에나오겠노라는메일이왔다.

겨울의밤엔외출하기가그리쾌적하지않기에늘외출을꺼려왔지만

어떤호기심으로난,문학카페에나갔다.

그런데이상한일이일어났다.

어디서본분위기의사람이있었다.

그도나를뚫어지게쳐다본다.

그는왕년에대사로서각국을돌아다닌경력을가진프랑스사람이었다.

난,모르는채그가소개하는작가의이야기를들었다.

그런데그는한국의어느유명작가와너무나같은느낌을주는것이다.

그의이야기를듣는내내그생각을떨칠수없었다.

그리고’작가의비수가찌르는듯한고독’이니’자유의길’이니라는단어들을들으면서

이시간이끝나면저분에게가서내가느낀느낌을이야기해야겠다고생각했다.

당신은백인이고

한국의유명작가는황인종인데

어쩌면풍기는분위기가그렇게같은지모르겠다고

한번쯤한국을방문해서그한국의유명작가를만나보면어떻겠느냐고…

그런생각을쭉하면서오늘소개되는작가의내면이나와너무나흡사하다는

생각을하고있었다.

소개된작가는이미운명을달리한사람이었고

대신그작가의네딸중의두딸이나와있었다.

작가소개를너무잘한탓인지

이책을사고싶다는욕망이강렬하게나를부추기고있었다.

그시간이끝나고난,책을사서싸인까지받았지만

내속에서맴돌고있던그말은끝끝내하지못하고말았다.

아니,어느순간하고싶지않다는생각에도달했다는표현이옳을게다.

오늘그메일의주인공도나타나지않았다.

어쩌면아직투병중이라서머리를박박깍고가발을쓰고

그런상태로외출이불가능한지도모르겠다.

봄 이야기

해를넘겨2월도중순에접어들고있습니다.

입춘을지난탓인지오늘따라파란하늘이티끝한점없이펼쳐져있습니다.

마냥푸르른공기를마시며하늘을향해걷습니다.

마주치는곳마다봄맞이나온사람들이거닐고있습니다.

아!봄인가봅니다.

해마다봄은변함없이우리를찾아줍니다.

헐벗은가지마다새싹을피우기위한눈들이마치웅성웅성소리를내고있는듯느껴집니다.

봄이왔다고….이제는겨울잠을깨어나야한다고…

생명을튀우기위한아름다운노래들이

이쪽귀퉁이에서또저쪽귀퉁이에서들려옵니다.

아!봄인가봅니다!

바람 부는 날

바람이분다.

보통바람이아니다.

앞으로밀려서날아가버릴듯이바람이분다.

날개라도달렸었더라면이런날은분명코날수있었을텐데…

그어느날이었던가…

광화문의바람부는날이었었다.

유치환님의시’깃발’의싯귀를생각케하던…

광화문에이제는또다른바람이분다는소식이다.

영어바람

영어를위주로교육을하게되면우리의언어는,또우리의정서는…

왠지슬퍼지는바람이다.

나,비록더넓은세계를배우고싶어나와있지만

고국은고국의정서를그대로지니고있어야할것같은데말이다.

우리는어디를향해서가고있는것일까?

어느날돌아간고국에서정들은한국어는들을수없고

온갖영어만난무하는날을상상해본다.

영혼은없고그저쾌락만있는것이다.

가난한 사람들

그의커다란눈동자로부터굵다란눈물방울이뚝뚝떨어집니다.

39년이란세월의반이상을거리에서살아온그가8년전에만난사랑!

그사랑이암이걸렸다는것입니다.

그는말합니다.

8년전에그사랑을만난이후로거리에서의삶이훨씬순조롭게느껴졌다는것입니다.

그사랑이그의인생의전부이고삶자체이라고말하면서

선량해보이는커다란동공위로굵은눈물방울을뚝뚝떨어뜨리고있는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수의사가그종양을발견은했지만

과대한수술비용을치룰만한돈이그에게는없었습니다.

하지만하늘은무심하지않은것같습니다.

그이야기를들은어느독지가가비용을대주겠다고나섰습니다.

그의사랑은바로우연히만난커다란덩치의개였습니다.

8년전에만난이후그의삭막하기만한삶을따뜻하게데워주는역할을했던한마리충실한개였습니다.

어쩌다버림받은인생인지요.

한마리개가그의인생을다르게해주었기때문에그에게있어서그개는삶이며사랑이라고말합니다.

수술을한후에몇개월밖에살지못할바에는차라리수술을하지않는것이그개를위해서나그를위해서도

더나은선택이라는말을합니다.다행스럽게그종양은깨끗이완치될수있는것이랍니다.

수술을받고온몸에붕대를감은채로찾아온주인을보고좋아라하는개의모습이애처럽습니다.

또다른독지가가나타났습니다.

개가완전히회복할때까지스페인에있는별장을빌려주겠다는독지가가나타났습니다.

그와그의사랑인개는봇짐을지고스페인을향해떠납니다.

어쩌다버림받은인생인지는모르지만앞으로일이잘풀려서더나은삶을살게되기를기도해봅니다.

아무래도그개는그에게있어서행운을상징하는듯싶습니다.

39살이라는나이에굵은눈물을뚝뚝떨구고있던,

하지만너무나순수해보이던그의커다란눈망울이안타까운마음을일으킵니다.

프린텀 백화점에서

여기가어디냐하면요.

빠리의유명한백화점프린텀백화점6층입니다.

오늘세일기간을이용하여쟈닌이남편의양복을사러간다기에

저도따라왔습니다.

사실늘신세만지는관계라서제가식사대접을할려고했는데

말이죠.마음대로되지않는것같습니다.

6층에올라가니가슴이확트일정도로넓은공간이주어져

있습니다.

제가먹은파스타입니다.

크림과견과류가섞인파스타입니다.

저의옆자리에어떤동양여자가있었습니다.

나이는아마도20대쯤으로보였는데

지도를들고있는것을보니여행객인것같았거던요.

그런데입은옷은샤넬제품인원피스였고

핸드백도샤넬,그리고가느다란팔에는

웬팔찌를5개는넉넉히걸친것같더군요.

도대체겁이없는것인지..ㅉㅉ

오랫만에저도무언가구입하고싶다는욕망이생기더군요.

그런데사람들과함께있으니까자유롭게물품을구경하고

고르는데방해가되는것같습니다.

혼자서다시와야겠다는생각을했습니다.

겨울을 만난 인생

비둘기할머니가오랫동안보이지않았다.

같이사시는동생할머니가아프시다고하더니…

궁금증이도져서전화를드렸다.

천식으로기침을심하게했었는데

위를도려내는수술을하셨단다.때문에음식을조금밖에드시지못한단다.

무언지지저분한느낌을주는집안상태가할머니의의식상태를말해주고있었다.

필리핀사람이라는일하는아줌마가있음에도불구하고…

한쪽침대에마짝말라서왜소해진동생할머니가누워계셨다.

한움큼밖에안되어보이게작아진동생할머니,

풀어헤친머리아래로주름만자글자글남은얼굴이커다란동공을굴리며

날카롭게자리하고있었다.

64세라고했는데뛰어난몸매를가졌다고생각했었는데

마음이답답해왔다.

문득生老病死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출가를하셨었다는부처님의이야기가생각났다.

앙상하게가지만남은겨울나무처럼말라버린할머니,

인생의겨울을만나신것인가!

동생분이돌아가시면어떻게살지아득하다는73세의할머니,

어떻게하지!

미모와부,그리고명예까지타고태어나셨었지만

전쟁을피해타국살이를선택하셨던할머니들…

가진것이많았어도그들은인생에대한혐오만가지고있었다.

전쟁의경험이그들을인생의아름다운것들을기억하기보다는

인생의추한것들만을기억하게하는가보다.

언니할머니와커피를타기위해부엌에있는데

동생할머니,빼빼마른몸으로따라오신다.

샌드위치를만들어서

마치모래씹은얼굴을하며꾸역꾸역드신다.

그래도삶에의의지가있으신걸보면회복의가능성이있는것이다.

"할머니!요즘인생은70부터래요."

무력한내가해줄수있는위로의말이다.

다음날내내나도몸이아픈것같았다.쓸데없이백화점을휘젓고다녔다.

경제에 대한 강의를 듣다.

독신자들의모임,오늘은소르본느대학의경제학교수인JacquesLecaillon의강론을듣기위해모였다.

권위있는교수를초빙한탓인지평소보다두배되는사람들이모였다.

먼저집주인아저씨가모인사람들모두자신을간략히소개하자는제안을했다.

교수님께서어떤수준의사람들이모였는가를알수있게하기위하여…

새삼스럽게이곳에모이는사람들이사회에서각각한몫하는사람들이라는사실을깨달으며

그속에나를끼워준친구들이고맙다는생각에이르른다.

간식을들고있을때옆자리에처음온아가씨가나에게말을걸어왔다.

영국런던에서살고있고휴가차파리에왔는데파리가좋아서이곳에일자리를찾으면눌러앉을생각이란다.

유난히나에게말을걸고싶어하기에무슨이유일까했더니런던에서한국사람들과많이알고지냈다는이야기다.

적어도그한국사람들이좋은인상을주었기에그녀는프랑스사람들보다도나를선호하는인상이다.

그녀는프랑인임에도불구하고영국에살기때문인지영국여자의분위기를짙게풍기고있었다.

나를예술가로평가해주니문득외국인에게내가좋은느낌을주는사람이라는깨달음에싫지않았다.

모인사람들이경제전문인들이아니니쉬운말로강의를시작하겠다는교수의인사말과함께그의강의가시작되었다.

사르코지대통령의공약이거론되고경제성장의문제가거론되었다.

그리고지구의환경이열악해지면일부사람들은다른행성으로이민을가겠지만

대다수이민갈수있는여유가되지않는사람들은여기서해결책을찾아야할것이란다.

지구가오염되는것을막기위해서는경제성장을멈추고전기를절약하고자동차를사용하는대신걸어서다녀야하고

등등…

자연환경보호운동자들의철학은결국막스의이론,즉반자본주의와같은내용이라는말도한다.

중요한것은부의분배를어떻게해야하느냐인데말이지

그는유명한경제학자이지만해결책을물으면답을할수가없단다.

혹시사르코지대통령이물어오면자기의견을말할수는있을것같다나ㅎㅎㅎ

사르코지대통령도사실오늘한말을내일번복하곤한다는것이다.

현대의물질문명이너무정치와맞물려너무복잡해지니까사실이해할수있는일이기도하다.

유로의문제,환경의문제,부의분배의문제…

그리고사코지의쇼맨쉽,어디든지끼어드는대통령…

사석에서들려지는대통령에대한소문…

난,이런이야기들이재미있다.

한국이아닌남의나라에서일어나는이런이야기들이또다른재미를준다.

아프리카에매장되어있는자원과중국,인도그리고브라질…

많은이야기들이장장2시간동안이어졌는데잠시도지루할시간이없었다.

아니어쩌면교수님특유의유머가어우러져서그랬는지도모르겠다.

스타벅스 안에서

모파상의’Unevie’를보았다.

벌써여러번째재방송되었던영화이지만

작품이작품인지라늘새로운감흥을주는모양이다.

부잣집외동딸이중매로시집을가서

돈에인색하고여색을즐기는남편으로인해

고통당하는과정이어찌그리잘묘사되어있는지…

현대적의미로해석해보면

결국맞지않는상대와결혼했기때문에그런결과를

낳았는지도모르겠다.

인색한남편의입장에서부잣집아내가어려웠던

탓일수도있지만아내의하녀와관계를맺고아이까지

임신시키기는행위,그것은어쩌면성욕을제어하지

못하는남자의한계일수도있는것인가보다.

결국그모든불륜의책임은하녀의몫인것이다.

어느누가힘없는하녀의입장을변호해줄것인가!

그남편의요구를거절했다해도하녀는안전할수

없었을것이다.

결국제버릇개주지못하고또다른유부녀와의

불륜행각을버리다그남편의손에의해절벽밑으로

떨어져횡사한남편의시신앞에서실신하는아내!

참으로모진일생이다.

그래서모파상이소설화했는지도모르겠다.

인생의아이러니와인간의무지를생각하게하는

영화이다.

사진은오페라에있는스타벅스안의풍경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