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은행의천장이너무잘생겨보이길래한컷했습니다.

사실얼마전에사진을찍기위해은행원에게허락을받을려고했더니

단호하게안된다고대답하더군요.

사진을찍으면혹시은행갱들이정보로사용할까우려하는걸까요?

오늘은말없이슬쩍찍었습니다.

이곳은고객을상담하는사무실입니다.

은행상담원이부탁을하면전,그만마음이약해서또넘어가버립니다.

먼저번에도이것저것보험에들으라고해서들었는데

또저를귀찮게하는군요.이번에는비자카드를다른것으로바꾸라고충동질입니다.

얼굴이이쁜,아랍계의처녀인데수단이보통이아닙니다.

아직독신이며친구들은많다고합니다.여행을많이하는것이꿈이라나요.

자료를찾으러간다고문득일어서는데아이고!히프가양쪽으로떡벌어져있네요.

나오는길에현금출납기를또한컷했습니다.

이건순전히조블이웃님들에게프랑스의현금출납기를보여주고싶어서죠.ㅎ

병문안

나에겐큰언니같기도하고엄마같기도한쟈닌이

수술을했다.10일간입원을했었는데퇴원을한것이다.

말동무해줄겸병문안을갔다.

정문을들어서면보이는쟈닌의아파트이다.

여름이면숲이울창하게들어서있어서운치도있고

시원한숲속의아파트인데

앙상하게말라버린가지들로인해

황량한느낌조차주는듯도싶다.

아파트입구거실

진열장에상아로만든조각품들전화받고있는쟈닌의모습

딸들어렸을때사진아프리카에서가져온코끼리조각상들

아직건강이다회복되지않았음에도

나를위하여과자를굽고커피를마련해내왔다.

수술을했다고는해도워낙의학이발달한탓인지

전혀티가나지않았다.

늘내가원하는대로무엇이든지해주려고하는

그녀는사실프랑스에서최고의학교인에꼴

폴리테크닉을나온사람들만친구로두어서엄청

똑똑하다.

뿐만아니라프랑스요리도이름만대면

요리법을척척일러주기때문에늘만남이유쾌하고

즐거운데그녀는하느님의존재를믿지않고

종교는가난한사람들의것이라고믿는다.

어느 비 오는 날 오후

하늘이어둑어둑해지는듯싶긴했지만산책을나섰다.

한두방울떨어지는빗방울이대수롭지않다고생각하고우산을챙기지않고나섰는데

문득소낙비가되어우수수떨어지고있다.

길옆의카페안으로황급히들어섰다.

이카페는아마도돈놀이를하는카페인가보다.

컴퓨터화면을가득채우고있는숫자들이..그리고화살표들이재미있어보인다.

긴머리를하나로동여맨남자가유심히화면을쳐다보고있다.

사르코지대통령과그의어머니사진이표지를장식하고있는잡지가눈에띈다.

잡지를사들고콜라를주문한다.

엄마앞에서아이같은표정의사르코지가있다.

장을넘기니다이아몬드목걸이와다이아몬드왕관을쓰고있는까밀라의무언지불편한것같은

표정이나온다.찰스왕자와엘리자베트여왕부부와함께…

콜라한잔을주문한다.

로미슈나이더의미스테리도실려있다.

내가좋아하는배우인데..아깝게도자살했지만…

많은잡지들이있다.

한가운데까뮤와인터뷰한기사들을모아만든책이있다.

이책을살까말까망설인다.

인터넷에서찾으면다나올텐데…뭐.

참많은잡지들이각종의다양한주제를표현하고있다.

다시화면을쳐다본다.

컴퓨터게임의횟수가170회에달하고있다.

아까의긴머리를동여맨남자가카페주인에게돈을받고있는것이보인다.

아마도게임에서돈을딴모양이다.

쳐다보는내시선에멋적은듯돌아와서다시컴퓨터화면을바라보기시작한다.

Rapido,이게임의이름인듯싶다.

또다른남자가들어선다.

그도게임을위해서들어선듯싶다.

아마도저들은시간을저렇게보내는부류인가보다.

창밖에비가더이상내리지않고있었다.

마시던콜라잔을놓아둔채난,서서히카페를나서고있었다.

나의 아침 커피

겨울입니다.

아침커피로아침을엽니다.

맵지도춥지도않은파리의아침을말이죠.

저의아침커피를만드는과정입니다.

이상하게전,커피마저도어렵게만드는커피를

좋아하는것같습니다.

왼쪽에보이시죠?

커피를우려낼용기와커피가담겨져있는용기.

오른쪽용기에커피를넣고물을90도정도로

끓여서넣은다음5분정도기다립니다.

다음에용기의꼭대기에위치한피스톤을

손가락으로

천천히눌러줍니다.

이렇게완성된커피입니다.

시간이많이걸린만큼커피맛은최고죠.

한겨울의아침을여는뜨거운커피입니다.

커피나무입니다.빨간열매들이너무이쁘죠?

그녀가 눈뜬 장님이 된 이유

눈동자의동공이정지되어있었다.

사회자가그녀에게사연을물었을때그녀는정지된동공으로2년전의일을회상하고있었다.

움직이지않는동공이그녀가장님임을알게해주었다.

30살이되던해에그녀는눈뜬장님이되었다는것이다.그것도사랑하던남자의손에의해서…

그녀의남자는결혼한남자였더란다.얼마를사귀고난뒤그녀는도저히안되겠다는생각에결별을선언했고

그날,그남자는그녀의아파트쇼파에서밤을지내고가고싶다고하더란다.

못들어줄소원이아니기에그녀는선선히응낙했었는데

벼락처럼머리를때리는충격을느꼈고눈앞이보이지않더란다.

그남자가,절교선언에절망한그남자가그녀에게총격을가했고총알이그녀의이마를뚫고지나간것을

깨닫게된것은한참후의일이었다고한다.

그남자는그녀에게총을쏜후,자신에게도총을쏘아서자살을한것이었다.

총을맞았던당시는자신에게무슨일이일어났는지도무지감을잡지도못했었노라고그녀는회고하고있었다.

한참후에도착한경찰들은그녀가그남자를살해한것으로이해하고그녀를취조했었다고한다.

담담히그당시상황을이야기하던그녀가자신을살해할려고했던그녀의남자이야기를할때눈빛이힘차게빛났다.

마치동반자살을하고싶을정도로그남자가그녀를사랑했었다는사실에자부심이라도느끼는듯이…

30년을산다음에시력을잃었으니절망의정도가클것같았었는데그녀는삶의의지를강력하게보여주고있었다.

시력이없이사는방법을익히고있는중이었다.

미래에대한설계도야무지게계획해놓고있었다.

동반자살을원할정도로자신을사랑했던한남자가있었다는사실이그녀에게삶의원동력이되고있는듯싶었다.

그래서비록눈뜬장님이되었지만그녀는두렵지도후회스럽지도않은것같았다.

고문

짜장면을잘하는식당이라고했다.

맛있는짜장면을먹을수있다는커다란유혹으로그녀는나를이끌었다.

오래전부터나를자신의그룹에넣고싶어했었다.

버스에서내려주소를갖고찾으니거리의사람들은거의그거리를알지못했다.

꽃들이이쁘게치장을하고있는가게로들어갔다.

중후한프랑스남자가책상앞의회전의자에앉아있었다.

조심스럽게이길을아느냐고물었다.

들어본길이라고하면서잠깐기다리라고하더니친절하게지도를꺼내어들여다보면서

설명을해준다.고맙다고인사를하고가려는데하얀백지에지도를그려주겠단다.

내가치나쳐야하는거리이름까지도명시해주면서800m정도의거리인데멀지않겠느냐고

물어온다.기분이상큼하다.이렇게자상하게친절을베풀다니..

식당에들어서니그녀가프랑스남자와앉아서서류를들여다보며상의를하고있었다.

스폰서를데려다줄남자란다.

중요한회사의중역을맡았다가퇴사한남자란다.

조금은우울증을앓고있을수있다고도했다.

문득남자의톤이높아지면서목소리가활기를띄고있었다.

그녀의눈빛이순간질투로빛난다.그녀는나이도많고남편도있는여자이다.

몇년전의첫만남이이루어졌을때이다.

구태여내전화번호를알고자했고득달같이나에게전화를했었다.

무언가불안해보이는그녀의상태가바람피우는남편때문이라는것을깨닫는데는그렇게많은시간이

걸리지않았었던것같다.아니,그녀의말로는30대의여성이남편을좋아하여쫒아다닌다고했다.

그때그렇게생각했던것같다.

무슨60대남자를젊은여자가따라다닐려고..

그녀는남편이자기를떠날까봐전전긍긍하는듯보였다.

내느낌엔그녀의남편이그녀를떠날것같지는않았는데말이다.

결국내느낌은정확했다.

그녀는나하고일을하고싶어했던것같다.

몇번일도같이하긴했지만

그녀는사람을완전히지배하려는성향이강했다.

전형적인한국형스타일이다.오랜프랑스생활에도불구하고말이다.

난,이상하게불안해하는사람을보면도와주고싶다는충동이인다.

그렇게우리의관계는시작되었었다.

그녀는자기의남편을나에게보여주지도않으려한다.

참!어떻게그러고살수있는지…

난,관심도가지않는사람인데그녀의어떤경계하는태도를보면

기분이상할때도많다.아마도그게사랑인지도모르겠다.

결혼을하면그남자의감옥에갇혀서아마도그남자가세상에서가장멋진남자로보이기때문일것이다.

독신으로사는여자의애로사항은또한그런데서많이생긴다.

그런데프랑스에와보니독신으로사는남자들도같은말을한다.결혼한남자들이독신남자들을경계하는데

자기마누라를빼앗길까두려워서란다.ㅎㅎㅎ

이럭저럭프랑스사람들이세사람이더모였다.

전식으로파전과군만두를시켜서나누어먹는동안그녀가자신의감정을평정하고있는듯싶었다.

나이가한참많으니까나를질투의대상으로생각지않으리라고믿었었다.

엄마처럼언니처럼믿고기댈수있다고믿었었다.

옆에앉은스웨덴출신의여자가물었다.

이조시대억압받은조선여인들에대하여알고싶다고또사도세자에대한이야기를물었다.

혜경궁홍씨이야기를약간알고있는것같았다.

나도모르게설명이시작되었다.스웨덴여자의나를향한눈길이점점부드러워지기시작한다.

한국에대해그토록관심을가지고있는그분들이고맙다는생각이들었다.

짜장면,울면,깐풍기,탕수육…모두음식이훌륭했다.

거의한국과같은맛을내고있었다.

그녀의표정도흡족하게변하고있었다.

그프랑스남자가잘먹지않는다고늘신경을쓴다.

결혼을해서늘상대방을신뢰하지못하고늘불안해한다면

그것은최악의정신적고문이아닐까생각해본다.

아니결혼이아니더라도좋아하는상대가나아닌다른상대에관심을가질까봐전전긍긍하는태도는

올바른관계를이루고있지않다는증거일뿐이다.

외로운 남자들

찰과상을입은무릎탓인지종아리가땡기는느낌이심상치않은것같았다.

걸어서40분,의사를만났다.

두가지약을정해주며금새나을거라고하니기분에벌써다리가가쁜하다.

걸어서돌아갈길이또40분,갈증이나기시작한다.

음료를마실곳을찾다가어느바에들어갔다.

오후6시,바에는주인남자외에두남자가맥주를마시고있었다.

음료마실곳을찾느라두리번거리며거리를오가는나를주시하고있었는지

어떤사람을찾느냐고묻는다.

음료를주문하고혹시빵이나과자류가없을까하고두리번거리니

스탠드에약간의땅콩이담긴접시가놓여있었다.

땅콩을좀줄수없느냐고했더니

바주인이땅콩을얼른내준다.

옆에있던두남자

바주인이여자를좋아하는가보다며그들에게는땅콩을주지않았는데

여자손님이오니까땅콩을준다고농담을한다.

이들은어쩌면호모인가보다.

남자가여자를선호하는것은자연스런현상일텐데말이다.

바주인이대답한다.

"난,남자보다여자가더좋아!"

손님인남자가말한다.

"나도여자가돈을내면여자가더좋아!"

"여자가명령하고난,복종하지."

"그렇지않소?"

나에게동의를구하는것같다.

"내친구들은절대로여자에게돈을내게할수는없다고하던데요?"

농담처럼나도대답을해주었지만

그런생각이들었다.

아마도이남자들은영악한여자들에게질려서남자를좋아하는사람들이되어버렸나보다.

20세기여성들의반란이시작된후

아마도남자들은설자리를잃기시작한것은아닐까?

지난프랑스대선에서실패한세골렌루와이엘이사회당당수인그녀의동거인프랑스와홀란드와헤어졌었다.

프랑스와홀란드는지금다른여자를만나서살고있는데

지금의그가얼마나당당하고멋있어졌는지…

그를보면서지나치게똑똑한여자와사는것은남자에게어쩌면불행한일일수밖에없다는생각을해보았었다.

어제오늘,대통령니꼴라사꼬지도이혼을했다.

세실리아아니면못산다고평이난니꼴라사꼬지,

너무나당당하게바람을피고하고싶은대로하는세실리아를끝까지감싸주었던것같은데

자기의권리와자유를찾겠다고당당하게외치는영리한여자들앞에서

한없이작아지는외로운남자들인것같다.

어쩌면사랑을받아야하는사람들은여자들이아니고남자들인지도모르겠다.

여자들의끝없는사랑과희생이있어야남자들은비로서기를펴고살게되는것은아닌지모르겠다.

우리 동네 카페의 앵무새

내가사는동네에있는카페에살고있는앵무새이다.

앵무새가외로움을타는지곧잘새장을빠져나와손님들과노니는모양을잘본다.

처음엔새가종이로접어놓은듯한형상을하고있어서도대체생명체라는실감이오지않았었다.

카페주인을생각하고’립스틱짙게바르고’란뽕짝음악을매치시켜보았다.

난,고생을많이한사람들을두려워하는편이다.

이카페주인여자는몇년전에만해도키가커다랗고허여멀건동거인남자가있었다.

남자는선량하게생겼었는데어느날갑자기병원에입원했다고하더니

일주일후에는사망했다고하는것이었다.

그녀는자기가고생한것이무슨훈장이나되는듯이떠벌리곤하는데무척야무지게생긴여자이다.

그래서난,어쩌면그녀를두려워하는지도모른다.

이상하게고생을많이했다고큰소리치는사람들은참으로삭막한구석을많이지니고있음을보아왔기때문이다.

아마도외로움을상쇄하기위하여앵무새를들인것같은데

이앵무새는손님들이들고온담배갑을곧잘물어뜯는놀이를하곤한다.

신기한것은앵무새가선호하는사람이있다는것이다.

마치종이를접어놓은듯얄팍한깃털로둘러쌓여있으면서어떤’정’같은감정을표현하는이앵무새가

나에겐신기하기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