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럼

처음처럼

저자

신영복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펴냄|2007.02.01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우리시대의참된스승,신영복의베스트서화에세이!신영복의서화에세이,『처음처럼』.1968년…

작가의서문을읽으며마음이끌리던대목이그림을그리게된동기이다.책을내려니삽화를그려줄화가가필요한데화가의손을빌리자면비용이만만치않다는생각에서부터그림을그리기시작했다고적고있다.그림은언어의경직된논리를부드럽게도해주고그자체가여백이되어독자들의글읽기에도움이되기도한다는말에공감한다.요즘책들대부분이이책과비슷한형태의삽화와글로엮여져있다.잘만엮으면글과그림의조화로더풍성한감동을이끌어낼수있으며여백이주는쉼표의역할도해내리란생각이다.

다만,이책에서처럼너무큰그림들을많이삽입하여좋은그림과글들이제빛을보지못한다는데안타까움이있다.저자의다른책을읽었을때보다훨씬글의내용이깊이있게전달되지않았기때문이다.너무많은그림을책한권에욕심껏삽입한엮은이의실수라고도볼수있다.차라리그림만으로의미전달을해주든지그림과글을따로실었으면좋았을터이다.또한책의내용은이미발표한작품들도더러들어있었고같은내용이중복되는글도있었다.표지와속지의품격을살리지못한세련된편집이못내아쉽다고나할까.

작가는일반인이쉽게체험하지못한감옥이라는제한된공간에서사색의깊이를키운사람이다.그런탓에깊고어둡고암울한현실을조명하여사물의이치를살핀흔적이역력하다.그래서사람은환경의동물이라고하나보다.글을읽으며그런생각이줄곧이어졌다.아무나쉽게경험하지못할환경이만든지식인의고뇌는남다를수밖에없는것이다.고난이사람을키운다는것은이미모든사람들의보편적인정서라할수있다.그러나글에는개개인의고유한색깔이있다.그색깔을발견하는것이책읽기의즐거움일수도있다.

나또한계속글을써서책을출간할예정이다.그러한마음으로책을살피니장단점이금방눈에들어온다.이제글에맞는삽화를그려갈것이다.그래서나만의글과그림의개성을담은책을내놓을것이다.이미시와산문을엮어놓은수필글또한그림을삽입해볼작정이다.끊임없이무엇인가구상하고행동으로옮기는것은언제나사람의마음을설레게한다.책제목이"처음처럼"이듯내마음또한처음처럼글을쓰고그림을그려갈것이다.작가가살아있다는의미는글쓰는일을멈추지않는것이아니겠는가.

근래그림팸플랫을보고한마디던진적이있다.그림에선무한한메시지가읽혀야하고글에선그림이저절로그려져야좋은작품이라할수있다는말이다.평소그런생각을가진나는복잡한그림이글을압도해버린책에서의미를찾는다는것이무리였는지모르겠다.짧은글들임에도읽는내내정신의쉼을얻을수있는여백이그리웠다.책을통해쉼을얻고자하는것은바쁘게사는현대인의정서이기도하다.삶은늘신비로운안개같은것,햇살이비쳐올때비로소걷히고실체가드러나는법이다.정진또정진하자.

처음처럼/신영복/랜덤하우스/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