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展 – 예술의 전당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영원한 인간’이란 테마로 “대영박물관展”이 열리고 있다.

세계 최대의 문명사 박물관에서 나들이 온 작품은 아름다움, 개인, 신, 권력, 변신, 사랑, 6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었는데, 시공간의 경계를 초월해 인류의 다양한 문화와 풍습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탐구해보도록 하였다.  

인간의 얼굴이 천차만별이다. ‘나’는 지구상에 단 하나이기에 소중한 것.  美에 대한 욕망으로 부풀려진 조각상에서 시대와 나라에 따라 변화하는 미의 기준을 보게 된다. 상징, 연상, 과장, 등 나라에 따라 다른 표현 양식이 금방 구분이 된다. 가령, 이집트 사람의 이미지는 스핑크스형 단말머리로 알게 되는 것처럼.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신상들의 이야기,  수호신, 부조, 조상신, 탄생설화 등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의지하려는 속성이 있다. 배꼽을 ‘영혼이 드나드는 관문’으로 표현한 파퓨아뉴기니아 엘레마족의 신상,  그리스 비극무대, 무도회에서 사용된 크로데스크한 가면에서 느껴지는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

18세기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팜므파탈의 교활을 그린 ‘그, 이상의 리차드 경’, 극 사실주의 드로잉 ‘가장 무도회’ 아르테미스 여신 두상,  알렉산더, 빅토리아 여왕 조각상,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황제의 두상, 엘리자베스 1세의 풍자만화는 부정부패를 그리고 있다. 미켈란제로의 아담의 창조를 모방한 작품, 우주의 지배자 예수 그리스도의 성상, 아담과 이브의 성경이야기를 채색 목판화로 독특한 기법을 사용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접시도 보이고, 히잡을 쓴 여인의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감춤의 미학이랄까.  풍자와 익살과 재치와 해학이 담긴 조각 인물상들은 또다른 나로 변형 시킨 이미지들이다.

인간의 모습 중 가장 숭고한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표현한 것으로 예술가들이 가장 선호해온 주제, 바로크 시대의 목판화로 ‘사랑의 정원’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의 묘사, 거울 앞에서 젖먹이는 여자의 일본 목판화도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작품은 단 한 점으로 조선시대 신분을 나타내는 양반가의 인물을 서양화 기법으로 그린 초상화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마티스의 드로잉과 수많은 지문으로 얼굴을 그린 척 클로스作 ‘ 지문’, 꽃과 과일로 구성된 인물 동판화, 탄자니아 시골마을 풍경의 그림에서 절구질을 하는 사람들, 인디라 간디의 승천을 그린 두루마리 열두 폭, 중국의 산수화 한 점 등이다.

1만년 세월을 아우른 인류문명의 보물들이 한자리에 놓였다는 데 자잘한 소품들을 너무 촘촘히 전시해놓아 작품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아무리 의미 있는 작품이라도 너무 많으면 시선이 분산되어 꼼꼼하게 감상하기가 어려워진다. 전시 기획자의 욕심이 좀 지나쳤던 것 같았다. 전시는 3월26일까지 연장되었다.

 

20160303_131643 20160303_131658 20160303_132346 20160303_132639 20160303_132800 20160303_145759  20160303_145640 20160303_145627  20160303_145840 20160303_145819 20160303_145614 20160303_145730 20160303_150628 20160303_145746

문학강담- 시의 전통과 현대성

한국시단에서도선행사조의반동으로다양한실험시들이이어지고있다.미래파들의길고난해한시들이한동안시단을휘젓더니극서정시,민조시등짧은시운동이일어나고있다.극서정시가형식면에서자유로움을추구한다면민조시는정형시형식을띠고있어틀안에갇힌듯한느낌을지울수없다.프랑스시인죌르나르의너무길다..장콕도/내귀는소라껍질,
바다소리를그리워하네..정현종시인/
사람들사이에섬이있다
그섬에가고싶다..이외수/지렁이
도대체내가무얼잘못했읍니까?

..

풀꽃/나태주
자세히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그렇다..지하철/최동호
뛰어들고싶다
‘두줄도많다’라는책제목을본적있다.시를끄적인답시고너무많은말을해온것은아닌지..극서정시와민조시운동을하고있는두시인극서정시와유성검의시학을주제로강의중인최동호시인시와몸짓의무대가펼쳐지고사회자석에서최동호시인과대학은사를모시고

서울성곽 둘레길을 걷다

서울성곽둘레길을걷기위해아침일찍집을나섰다.미세먼지주의보가내려걱정이되었는데,다행히새벽에비가내려먼지가씻겨내려간듯하다.창의문안내소에서주민등록증을제출,확인하고출입증을받아목에걸었다.자화문고개에서시작된서울성곽은오르막길을숨가쁘게올라가야하는코스다."서울성곽은태조때처음축조되어세종때개축되고숙종때의수축을거쳐오늘에이르렀다.성벽에는관직과군명을새겨넣어책임을분명하게하도록하였는데…"지금도그흔적이남아서울시에서나온공무원이이름이새겨진돌을찾아서설명을해주었다.난공사였음이분명하여공사중인명피해도많았을것같았다.성곽사이의이끼가오랜역사를말해주는듯했다.서울에이런성곽이있었다니놀라웠다.중간에몇번쉴수있는정자가있어잠시앉아숨을돌리고다시출발하곤했다.해발340m백악산정상을올라가내려다보니서울시가지가한눈에들어왔다.김신조등무장공비가청와대뒷길까지침투했던1.21사건,동그란총알자국이선명한"1.21사태소나무"가아직도건재하여긴박하고치열했던총격전의실상을보여주고있었다.청와대뒷길이라더러사진촬영을허락하지않았고경치를찍은스마트폰을달려와확인하기도했다.무장군인들과안내경비원이오가며삼엄한경계태세를유지하고있었다.가뭄으로나무들이더러잎이마른채몸살을앓고있어안타까웠다.이가을아름다운단풍으로물들지도못한채말라가는나무들,과학이아무리발달한현대사회라지만,하늘이오래비를내려주지않으면사람이나자연이나당장목숨에문제가발생한다.물의소중함을다시금느끼며성곽을오른다.숙정문을지나말바위안내소갈림길에서안내원에게감사원쪽으로내려가는길을물으니왼쪽으로가라고했다.나무데크로만들어져낙엽이수북히떨어진운치있는길로퍽마음에들었다.사실은잘못알려주어좀돌아가야하는길이지만.2시간쯤걷고삼청동으로내려와요즘인기라던옛날육계장식당인"육대장"에서식사를했다.모처럼만추의정취에흠뻑빠져든시간이었다.데크오솔길에쌓인갈잎의이야기가다시그리워진다.곱게물든담쟁이가반기고돌을타고올라간붉은잎성곽이화관을쓴듯돌과돌사이바람이드나들고성곽과담쟁이는퍽어울린다얼굴막씻고나온구철초내려다본시야가뿌옇다거기가을이앉아햇살바라기를하고성곽아랫길을통과하며나무데크오솔길낙엽을밟는운치팥배나무는어여쁜가을을맞이하고멀리대원각지붕이그위용을자랑하고데크오솔길성북동쪽을담아보았다사이의아름다움

과천 누리馬 축제

과천의올가을축제명이"누리馬"이다.9월17일부터20일까지각종음악공연과연극,기획초청공연등풍성한볼거리가마련되었다.특히말에대한공연과꽃마차를태워주기도하고털을멋지게트리밍한말을탄기수들이부수앞을지나눈길을끌기도했다.시에서승마체험장을건립하려는계획이있어서시민들에게말에대한이미지를친근하게하려는의도인것같다.나는문인협회행사를하느라다른공연을꼼꼼히챙겨볼수가없었다.올해도과거재현체험과백일장을이틀에걸쳐진행하여시상을했다.해마다열리는음악당에서가아닌시민회관옆잔디밭부스로옮겨져장소가협소한관계로산문과운문이아닌삼행시를짓게했다.왕과왕비옷체험에는부부들이더좋아하여사진을찍느라부스가종일분주했다.유치원아이들은갓을쓰고도포를입고어린선비가되어보곤신기한지친구들의모습을자꾸쳐다보았다.화훼협회의아름다운꽃들,농수산특산물까지시내가온통잔치분위기다.내일이면행사가끝난다.처음보는꽃카라의노랑색이참예쁘다도자기와식물나비뒤에는말도있고도자기와팬지같기도양란의화려함풀을뜯는아기사슴과기린거꾸로매달린우산솟대야솟대야어디서날아왔니?귀여운새들살구씨,복숭아씨로아기새의몸을만들고귀여운말포니는각설탕을좋아했다너희들은미래의선비들이다의젓하기도하지왕비마마납시오갑자기삼행시쓰려니쉽지않네자못진지하네

가을아 어디만치 왔니?

헤세의《정원일의즐거움》을읽다가헤세가오랫동안사용하던주머니칼을잃어버린사건에서멈췄다"주머니칼을잃어버린일이나를이토록우울하게만든다는것은좋지않는징조다"주머니칼을잃어버려우울해진헤세,불현듯은비의무덤으로달려가고싶어책상에서일어났다가,아니지싶어가까이있는문인에게전화를했다."나,아직도힘드네…대공원산책가려는데오실래요?"소설을쓰는그녀는마침평촌에쇼핑을가려던참이라며바로달려왔다."가을이어디만치왔나가보는것도좋을것같아서요."문학이라는공통화제가있어도란도란이야길나누며걸었다.가을초입대공원산책로는한가로웠다.단합대회를나왔는지,한그룹의남자들이이름표를목에걸고사진을담으며동물원으로들어갔다.이국적정취를자아내는다리쪽으로가는데그녀가부른다."최선생님이리와보세요?어?날아가버리네…"마름위에서한가로이먹이를찾던왜가리가말소리에그만날아가버렸다.나에게보여주고싶었던그녀는아쉬운듯하늘을올려다본다.호수를중심으로원을그리며한바퀴돌았다.리프트에서바라보는메타스콰이어가늘어선수변길언덕에는존경,신비의꽃말을가진남보랏빛아이리스가군락을지어피어나기도했는데익사사고가난후안전보호팻말이가로막고서있다.공원초입카페에들러커피를마시고돌아왔다.카페와커피는가을을상징하는이미지군이다.울적해진마음이한결나아졌다.자기스케줄을미루고나의마음을헤아려시간을내준그녀가고마웠다.나무는우리에게이렇게이야기한다."조용히하라!조용히하라!나를바라보라!삶은쉬운것이아니다.삶은어려운것이아니다.그런생각은모두어린아이같은것이다.신이네안에서말씀하시도록하라.그리고너는침묵하라네가두려워하는것은네가가는길이너의어머니로부터,고향으로부터멀리떨어져나가게하기때문이다.고향이란여기혹은저기있는것이아니다.고향은너의내면에있든가아니면어디에도없다"밤바람에소슬거리는나무들에귀를기울이고있으면정처없이떠나고싶은충동이일어난다….방랑은고향을그리는향수이며,어머니를기억하려는동경이다"..나무들은긴생각을가지고있다.나무들에게귀기울이는법을배운사람은더이상나무가되려고하지않는다.헤세《정원일의즐거움》p.53-54잔디밭에떨어진가을햇살이맑다볼수록마음에안겨오는풍경이다호수에는마름이번성해물을덮어버렸다.색과향기가가을을닮았다아카시잎으로잎따기를했는데내가졌다코스모스를닮은꽃열매를맺어익어가고리프트를타고내려오며리프트에서바라본호수건너편산그림자물위에눕고미라보다리(^^)도보이네카페에도가을이성큼아담하고예쁜카페놋그릇에담긴붉은장미보랏빛은볼수록신비롭다블루잔에도어울리고심플한스탠드와촛대와액자출입문유리창으로들어온부유스름한햇살커피와샌드위치등도팔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