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무지개


흔들리는무지개

雲庭최연숙

그는
밤마다시지프스가된다
그의시야는명징하지않다
불빛이보이지않는안개바다다
싸락눈내리는안개바다위로
네개의발을담은신발이홀연히사라진다
어둠은서서히온산을지우며
덫에걸려사투를벌이는
고라니의혈전을외면한다
각혈하는눈
막차가지난지오래인다랑포간이역
어미를기다리며서있는새끼고라니의
눈망울속으로
수천수만의무지개가뜬다
가로등마다원을반쯤매달고섰다
주인을잃어버린밤의
반쪽난무지개는더욱빛을낸다
달팽이관을찢는소리의울림이
집앞까지따라와
초인종을누른다
마른잎위에뒹군다

(시집’기억의울타리엔경계가없다’중에서)

에 게시됨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