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 3신- 풀

폭우가지난후

양재천풀들이며칠째누워있다.

모두한방향으로가지런히누웠다.

더러눕지않고꼿꼿히서있는풀들도있었다.

참으로이상한것은

약속이나한듯

한방향으로누워있는풀들이

그렇게정겨워보일수가없었다.

천둥을동반한세찬바람과폭우에

다섯살아이키만큼자란풀들이

서있었다면

모두꺾이고말았을것이다.

폭우에도까딱없었던

풀들은낮게엎드려야할땐

엎드릴줄아는것이지혜라고말하고있었다.

그러나뻣뻣하게서있는몇포기의풀은

여차하면부러질것같이위태로워보였다.

한동안개울에

청태같은이끼가자꾸늘어가

개울물을덮어버리면

오리가족은어떡하나은근히걱정을했었다.

다행히장대비에

이끼까지씻겨내려가

투명한물빛을보여주고있다.

동글한흰꽃이무리지어피어있는

시계풀꽃밭을넘어

초록색의푹신한산책로까지흙탕물이들어와

오늘은시청에서나와청소를하고있었다.

맑아진물이힘차게흐르는모습에서

생동감을느끼게된다.

그렇다.

자연의순리따라

물처럼흐르는것이다.

풀처럼눕는것이다.

바람을주시는하나님앞에서

겸손하게낮출줄알고

비를주신하나님앞에

생기로화답할줄도알아야하는것이다.

한포기풀과같은우리인생

그저하나님손에있으니

생명있는동안

감사하며기뻐하며

주신사명잘감당해야되는것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