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꽃

도라지꽃

雲庭최연숙

물빛고요를살그래풀어놓은

구붓한아홉사리고갯길에

다릅나무에걸린안개도

제몸을풀어

세상으로난길을꼭꼭감추었다

이른아침

누릿재다랑밭에소리들이고여든다

초록이슬에얼굴을씻던나비한마리

무명저고리여미고보라꽃위에앉아

명주속치마가만가만펼친다

아슬아슬공중에다실집짓는

거미의땀방울을받아먹은

수억의흰보라꽃물결

햇무리따라허공을흔든다

(시집’기억의울타리엔경계가없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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