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다음이미지)
(출처:다음이미지)
(출처:다음이미지)
(출처:다음이미지)
말꽃
雲丁최연숙
그는쉴새없이내게졸랐다
나는말을다잊어먹었다고했다
누군가내말을가져다
어디에두었는지도모른다고했다
흐르지못한말의웅덩이에는
푸른이끼가덮이고물풀이무성히자라고있었다
물풀은간혹꽃을피우기도했다
향기가없는꽃에는나비도벌도날아오지않았다
외로웠다
내가누구인지어디서왔는지알기위해
몰래어린왕자를만난뒤돌아오곤했다
어린왕자는나에게매일같은말을반복했다말해봐말해봐
그때서야나는
고향과이름이말해봐였는지도모른다고생각했다
말해보라구?
…
(시집’기억의울타리엔경계가없다’중에서)
LakeIsleOfInnisfree(이니스프리호수)
서리
雲丁최연숙
그날아침새동네가홀랑뒤집혀부렀당게요
울엄니아침밥하실생각도안하시고난리가
나셨드랑게요암탉이없어져찾다본게뒷동산
솔나무밑에닭터럭이흘려있드라네요
울엄니눈에다불을켜셨제라우
방죽가상진오빠네소여물솥에서꼬리가잡혔지라우
밤새뜯어묵고삼봉이니육백이니섯다니하며
날샛는가댓놈들이퍼질러시상모르고코까지
드르렁골며자드래요
울엄니,넋놓고마루에앉아빈닭장만쳐다
보시드랑게요
아부진곰방대만탁탁털며헛기침만하십디다
엄니를서리해온울아부지
…
간호를하다가잠시시간이나면책을읽는다.
대학에서삼십년동안영문학을가르치시고요즘은시집
번역작업에몰두하시고계신자주뵙는노교수님의
눈이피로해어머님이주무시는것을확인하고복도로나왔다.
어젯밤내린비에나뭇잎이유난이싱싱하게반짝거린다.
병원은잘조경된넓은공원을끼고있어쾌적하다.
느릿한풍경이지나는공원의오후,
잘가꾸어진나무아래에는산책하는사람들,
자전거타는사람들,햇빛에얼굴그을릴까봐수건으로가리고
골프연습을하는아줌마들의움직이는모습이보인다.
파라솔을쓴두여인이한가로이구름다리를건넌다.
그림틀에넣으면근사한마네의작품한점이되겠다.
눈주위를지긋이눌러본다.
오월의하늘이흔들리다다시환하게열린다.
하루에도수많은사람들이병실에문병을온다.
가족이친척,친구가빨리건강을되찾아퇴원하길바라는소망을안고서.
몸이자연치유작용을못하면의학의힘이라도빌려건강을찾아야하지만
시어머님께서대퇴부골절상을입으셔서
오늘은한병실에계시던김할머니가퇴원하셨다.
바느질솜씨가좋으셔서딸넷에아들둘옷을손수
만들어입혀키우셨다는김할머니는동네사람들수의도많이
만들어주셨다한다.좋은일이라서삵도안받고해주셨단다.
김씨할머니는반쯤구부린자세로병원에오셨다가
척추수술십오일만에반듯한자세로퇴원하셨다.
빈자리가나자곧바로척추수술을한아줌마가들어왔다.
두번째로퇴원할사람은누구일까요?
침대에누워있는환자들을번갈아바라보고있노라니
말처럼일도잘하는수다쟁이김간병인이수현이엄마를꼽는다.
그다음세번째가우리어머님일거라했다.
처음엔미혼인줄알았던다섯살아들과돌잡이꼬마가있는
수현이엄마는입원하자바로수술을했다.거실에서넘어져
발목과발골절상을입어깁스를한지열흘쯤되었다.
유난히수술공포증이심해울면서수술실에들어가병실사람들을
안타깝게했던성이도가인젊고예쁜아줌마는척추대수술을
마친지사흘째이다.남편과딸의극진한간호를받으며아직가스를
배출하지못해식사를못하고있어안타깝다.
식사시간이되면제일먼저상을펴는강씨아줌마는
오른쪽문옆의노씨아줌마는두무릎수술이어느정도회복되자
고장난척추를다시수술하시고삼일을끙끙앓으시더니아직도
죽을드신다.오늘은많이회복돼카랑카랑한목소리를들을수있어
얼마나반가웠는지모두박수를치며축하해드렸다.
잠시눈붙이고누워있으면간호사들분주하게오가는발자국소리,
문병온사람들의대화가귀에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