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난한여행자되어
가장편안한자세로음악을듣습니다
눈을감고,
여기는은하철도999를기다리는정거장입니다.
은하계어딘가에기다리고있을
그대에게가는길위에있습니다
천상에서들리는하모니카와기타의선율에취해
보랏빛풀꽃옹기종기모여사는강가를지납니다
은빛강물이손흔들고
초록이들일어나청호반새노래에장단을맞추네요
팔랑팔랑반짝반짝초록이의손은이쁘기도하지요
폴카라고하나요
경쾌한리듬을따라추는집시의춤
프릴이풍성한원피스차림으로추고있어요
싱긋웃는얼굴보일테지요
석양이구름에게성의를입히고있네요
유리창에다섯손가락을펴보아요
마주하는다섯개의손가락이보이나요
하늘이호수와마주하고있듯말입니다
어느새열여덟번째역을지나고있어요
열아홉번째역이라고했지요
얼핏듣긴했는데
아,잊지않고있어요
애수어린목소리
들리네요
가난한여행자의가장큰선물
나를맞을준비였군요
…
(음반감상소감을적다.)
저녁산책길에
동그란원을그리며걷는
돌다리위에서
호수를만납니다.
호숫가에첫발을들여놓으면
호수는비릿한언어로말을걸어옵니다.
비릿한냄새는
호수의품안에
생명이자라고있다는증거입니다.
호수의품은넓고넓습니다.
밤마다
산그림자를
메타쉐콰이아나무를
가로등불빛을안아주고
간간이지나는코끼리기차
호수위를지나다정지되어
찬바람을맞고있는리프트
파닥거리며잠투정하는물고기
가을앓이중인내마음까지도
꼬옥안고
자장가를불러주기도합니다.
호수의자장가소리에
살포시귀를연
달님이호수위에내려와
가만이은종을흔들자
은종안에서통.통.통.튀어나온음표들이
초롱한별이되어반짝입니다.
달빛을품어초롱별을탄생시킨
물위에
매일저녁조금씩잘라
호수에띄운
내그리움의여린싹들이
동동동떠다닙니다.
이가을
홀로호숫가에나앉아
무연히
잔물결바라보는날많아져
이슬처럼맑은그리움이
눈가에맺혀
똑똑지는날많아져
그리운이의이름이
마음결따라움직이며
낮게일렁이는날
제슬픔에겨워푸른멍을안은
하늘한자락
빈마음자리에펼쳐봅니다
…
과천의관문과천성당
정자와나무사이의평화
가을이완연한양재천변
"쉼"이있는나무벤취
잣나무군락
올해는좋은열매얼마나맺었는가.
연보랏빛으로익어가는열매~
코스모스와담쟁이~
성급한갈잎~
가을손님한들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