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전날이가장바쁘다.나물이나다른음식보다전을부치는시간이오래걸린다.올해는몇가지를더준비했더니동서가다리에쥐가난다며엄살을부린다.새아가도임신6개월이라긴시간앉아서전을부치는일이쉽진않았을것이다.힘은들지만넉넉하게장만하여나눠먹는즐거움을즐긴다.전을부치며,송편을빚으며이야기꽃을피운다.부부로부터시작하여인간관계의어려움등삶이결코녹록치않음을고백하기도하고서로의말에맞장구를쳐주기도한다.외향적인나와는달리내향적인새아가는아들과도나직나직이야기를잘나누며예쁘게사는모습이대견하다.아직은동서와내가나누는이야기를실감할수없을텐데도제법이치에맞는말로한마디씩거들기도한다.
어르신이계셔서명절이면우리집으로모인다.시어머니께서올해94세이신데어느땐나보다더기억력이좋으셔서놀라곤한다.총기흐려지지않게해주시라는기도에하나님께서응답해주셨음을늘감사하게생각한다.막내서방님이오시더니시어머니방에서나를부른다.“우리형수님한번안아드려야지,엄마잘모셔주셔서고맙습니다.”포옹을하며봉투를어머니와내게건넨다.사업이어려워져힘든것아는데,어머니께특별히잘해드린것도없는데고맙다하시니콧날이시큰해진다.삼형제중막내서방님만유독성격이세심하고정이많다.
저녁식사를마치고음식을골고루싸서보내고나서야조금쉴수가있었다.어머니는날부르시더니손자며느리가아까배를자꾸만지던데괜찮은지전화를해보라하신다.유심히살피셨나보다.도착하여“어머니저잘들어왔습니다.^^오늘피곤하실텐데푹쉬세요"라는문자가왔다.”“잘갔구나.수고많았어.휴식잘취하고항상몸조심하고명절잘보내.♡”새아가편에준비해둔선물을사돈에게보냈다.홀몸도아닌데아들이해외근무중이라혼자오가게돼마음이짠하다.
매일하던운동을쉴수가없어은비를데리고양재천을빠른걸음으로한시간산책을했다.다리가뻐근했지만운동을거르지않겠다는나와의약속을지켰다.동네골목으로는고소한전냄새가흐르고,자동차에선물을싣고고향으로출발하려는가족도보인다.올추석엔며느리,사위등새가족을맞게된친지들이있어다른해와는달리손님이많지않을예정이다.힘들었나보다.입술이부르트고다리도아프다.추석도이렇듯시간의꽁무니를따라흰구름처럼흐르고,
뉘집에반가운손님이오려는지전봇대위까치소리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