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문학제에 다녀오다

달리는차안에서남한강을담다(마음에흡족한나의작)

가을이그리우면떠나는것이더라.詩보자기하나깊숙히간직한채들길을달렸어라.산길을달렸어라.단풍든마음들이저가을길가는데차에탔는지안락의자에앉아있는지몰랐더라.우린편안하게머리에서가슴으로가슴에서입술로가을詩를써내려갔더라.누가볼까봐달콤한누가바에추억이앉아입속을빠르게들락거렸더라.어느새연잎도지고꽃도지고연씨만대궁에매달렸더라.신비한물안개에덮힌양수리근처섬하나호젓한길은강가로이어지고산봉우리부터물감을장전한점령군의진격이시작되었더라.

만해마을엔만해는없고만해의흔적만놓였더라.벽에도걸렸더라.사람은가고남겨진이름이詩人이더라.시를쓰는사람은사람이먼저되어야이름을남기는것이었더라.시인은모든것에서해탈하여당대사회를올바로직시하는선구자적인혜안을지닌사람이어야한다더라.어디에도매이지않는자유로운영혼으로시대의추악하고불의한암적요소들을정확하게꿰뚫어쓴소리를거침없이할줄알아야한다더라그것이권력의서열로서첫번째가는사람일지라도굽히지말아야하며,민중의눈과귀가되어사회를정화시키는역할을감당할줄아는사람이어야한다더라.사람"人"이란아무에게나쓰이면안된다더라.특히"詩人"은"人"자에대해한점부끄럼이없어야한다더라.그런詩人이고싶다고언젠가자신에게고백한적있다더라.

시낭송중

세월이가도그사람이름은잊혀지지않고해마다이고장에선박인환문학제가열린다더라.버지니아울프도가고목마를탄숙녀도오래전갔는데숙녀를기다리던목마도방울을떼어놓고소리없이갔다더라.목마가어디로떠났는지모르는버지니아울프는가을이면서러운이야기만했다더라.가을비내리는저녁이면저유리창밖가로등불빛의밤을내내그리워한다더라.

계절의순환처럼만나고헤어지는인연속에서이별연습이익숙해질무렵에야마음과마음사이보이지않는징검돌하나쯤놓이는것이라더라.그리할지라도사람은꽃보다아름답더라.단풍보다더아름답더라.꽃보다더많은어휘와표현과눈빛으로사랑한다고말할수있음이더라.금강산도식후경이라음식먹는즐거움이없다면인생이얼마나싱거운맛이겠는가.어느덧하루가저물어찬기운이몸안을기웃거릴때야행사를갈무리하고돌아오는차에올랐더라.행복의뒤를따라오른고운향한줌예고도없이뿌려지더라.햇살맑은구절초위에뿌려지더라.정녕아름다운가을저녁이더라.

그벤치위로나뭇잎은떨어져포개고또포개어져나뭇잎에덮인우리들사랑이서로의가슴을따듯하게덥혀줄거외다.덥힌가슴에서가슴으로어여쁜詩의싹이피어날거외다.꽃피어열매튼실하게맺고또맺을거외다.풍성하게맺을거외다.

박인환문학제가는길목에선운정

박인희/세월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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