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화차

그림/엄옥경作

모리화차



雲庭최연숙

      햇살은아직잠에서깨이지않았다

      하늘이내린첫이슬받아

      암술사이깊숙이감추고

      구백구십구일

      꼭잠근꽃문열지않았다

      비밀의성에잠든지천년,

      드디어성문이열리고

      화들짝놀라

      비틀기시작하는몸에서

      천년전머금은이슬이터져나오는것이다

      하나·둘·셋······열두방울이

      물의속살에색향을풀어놓는다

      격자창한지문으로비쳐드는호롱불

      그온화하고은은한빛이백자잔에담긴다

      사라진빛의공간을채우는말말

      뜨거운물이몸을휘감을때마다

      다시피어나는모리화처럼

      피고또다시피는여자들의수다

      그것은카타르시스화

      ...

『한국크리스천문학가을호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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