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품고 江을 건너다

왜부모형제,처자식이있는정든고향을떠나게되는것일까.지속되는탈북자의소식은북한의경제상황이악화일로를걷고있다는것을말해준다.탈북자의실화를영화화한"크로싱"을보고손수건을흠뻑적셨었다.그때의처절한동포의삶을다시금새기게된다.저자는북한통일전선부의간부로근무하던사람이다.직업상한국의방송과월간조선등의잡지를통해가리워져있던대한민국의실상을알게된다.“가장가난한나라에가장부유한왕이살고있음을알았을때그의양심은탈북을선택”하게되었다고고백한다.죽음을각오하고국경을넘는처절함이손에땀을쥐게한다.한나절이면오고갈길을한달동안이나생명을찾는이들에게쫓기며생사를넘나들어야하는저들은누구인가?

강을건너중국에도착하여도공안요원의서슬퍼런눈길이포진하고있다.교회에도움을요청해보지만기독교가자유롭지못한중국에서는탈북자를마음대로도울수도없다.두만강을건너면탈출에성공한것이아니다.그들이자유를찾아오는길은멀고도험난하다.돈을받고도와주는사람,인지상정의고마운사람들도있다.그러나꿈을이루기도전에인간이하의취급으로스스로목숨을끊는사람도있다.그것은탈북자에게살인자라는오명을씌워친척마져도접근하지못하도록차단하고있는북한의지령때문이다.

이어질탈북자들을위해대한민국으로오기까지의과정을다밝힐수는없다고전한다.미아처럼떠돌며자신과의처절한싸움,각오,결단,뚝심이아니고는성공할수도없다.그들에겐오로지자유가희망이다.억압받는자에게자유란고마운존재이며마음껏누리는사람은그소중함을절실하게알지못한다.우예곡절끝에탈출에성공하여대한의품에안기게된동포의글에숙연해진다.그가목숨을걸고얻게된자유의진정한가치를발견하게되기를바란다.또한가장힘들때정신적인버팀목이되어준공개적으로찾고있는초린이라는여자를만나마음의빚도갚을수있었으면좋겠다.

북한의실상을詩로기록한"내딸을백원에팝니다"의저자이다.원고를가슴에품고두만강을건너와시집을냈다.글을읽으며인간삶의기본적인명제에천착하게된다.지도자가하나님으로받들어지는나라,나라밖사정과사생활까지철저하게통제하여인권을유린하는지구상에단하나뿐인폐쇄된나라,분단의반쪽에서일어나고있는일련의일들이소름끼치듯무섭게다가온다.이념과사상의대립,민주주의와공산주의의차이,6.25를경험한세대,전후세대의공산주의에대한태도나개념은상상을초월한다.환상과실상과의거리는엄청나다.내가살고있는아름다운나라,대한민국은어떤경우에도민주주의를수호하는,수호해야하는자유민주주의국가이다.

추석 스케치

명절전날이가장바쁘다.나물이나다른음식보다전을부치는시간이오래걸린다.올해는몇가지를더준비했더니동서가다리에쥐가난다며엄살을부린다.새아가도임신6개월이라긴시간앉아서전을부치는일이쉽진않았을것이다.힘은들지만넉넉하게장만하여나눠먹는즐거움을즐긴다.전을부치며,송편을빚으며이야기꽃을피운다.부부로부터시작하여인간관계의어려움등삶이결코녹록치않음을고백하기도하고서로의말에맞장구를쳐주기도한다.외향적인나와는달리내향적인새아가는아들과도나직나직이야기를잘나누며예쁘게사는모습이대견하다.아직은동서와내가나누는이야기를실감할수없을텐데도제법이치에맞는말로한마디씩거들기도한다.

어르신이계셔서명절이면우리집으로모인다.시어머니께서올해94세이신데어느땐나보다더기억력이좋으셔서놀라곤한다.총기흐려지지않게해주시라는기도에하나님께서응답해주셨음을늘감사하게생각한다.막내서방님이오시더니시어머니방에서나를부른다.“우리형수님한번안아드려야지,엄마잘모셔주셔서고맙습니다.”포옹을하며봉투를어머니와내게건넨다.사업이어려워져힘든것아는데,어머니께특별히잘해드린것도없는데고맙다하시니콧날이시큰해진다.삼형제중막내서방님만유독성격이세심하고정이많다.

저녁식사를마치고음식을골고루싸서보내고나서야조금쉴수가있었다.어머니는날부르시더니손자며느리가아까배를자꾸만지던데괜찮은지전화를해보라하신다.유심히살피셨나보다.도착하여“어머니저잘들어왔습니다.^^오늘피곤하실텐데푹쉬세요"라는문자가왔다.”“잘갔구나.수고많았어.휴식잘취하고항상몸조심하고명절잘보내.♡”새아가편에준비해둔선물을사돈에게보냈다.홀몸도아닌데아들이해외근무중이라혼자오가게돼마음이짠하다.

매일하던운동을쉴수가없어은비를데리고양재천을빠른걸음으로한시간산책을했다.다리가뻐근했지만운동을거르지않겠다는나와의약속을지켰다.동네골목으로는고소한전냄새가흐르고,자동차에선물을싣고고향으로출발하려는가족도보인다.올추석엔며느리,사위등새가족을맞게된친지들이있어다른해와는달리손님이많지않을예정이다.힘들었나보다.입술이부르트고다리도아프다.추석도이렇듯시간의꽁무니를따라흰구름처럼흐르고,

뉘집에반가운손님이오려는지전봇대위까치소리요란하다.


미국서부여행(1) 요세미티

아침일찍15인승밴을타고LA한인타운으로향했다.그곳에서삼호관광60인승버스로갈아탔다.일반버스보다많이길었다.가이드말인즉5억원짜리버스라했다.2박3일동안함께여행을할사람들은모두가한인들이었다.자기소개를통해들으니서울,부천등에서친구네집,아들과딸의집에온사람들이었다.캘리포니아남가주와북가주는주로포도농사와중가주는아몬드농장이많고세계의소비량40%가생산된다고한다.끝이보이지않는반듯하게줄을이은포도밭과아몬드밭이인상적이었다.미국의농업은대단위농장들이라서경비행기면허가있어야하며컴퓨터기초지식과화공약품을다룰줄알아야하고돈이많아야가능하단다.도시에서살기힘들면시골에가서농사나짓는다는우리나라와는전혀다른농업이라아니할수없다.

마초파초일명알파카라는식물을베어밭에쌓아놓은것들이우리나라늦가을벼를타작하고쌓아놓은짚단같았다.산에는나무들이많지않았고작은나무와노랗게시든풀과꽃들이있었다.포도와아몬드가심겨진농장앞으로는열대식물인유도화가다양한색깔의꽃을피워도로가양을가득메우며시선을사로잡는다.유도화를심는이유는농작물을해치는두더지를막기위해서란다.유도화뿌리는독성이강해두더지가땅을파다가뿌리를먹으면죽게되며장희빈의사약이그뿌리에서추출한것이라고했다.

요세미티는95%가사람의손이가지않는태고의숲으로서안개에덮혀신비로운풍경을자아내고있었다.1890년에국립공원으로지정되었으며나무,숲,바위,폭포의네가지요소로구성되어있고여섯개의국립공원중하나라한다.중간쯤접어드니1870년에지었다는오래된와우나호텔이있었다.와우나호텔은박정희대통령이와서도예약을안했다는것때문에골프를칠수없었다는일화를전한다.쭉쭉뻗어하늘을찌를듯한침엽수들의색다른풍경,미국의금강산으로불리워진다며가이드는가곡’그리운금강산’을들려주었다.이국땅에서듣는그리운금강산은묘하게마음을터치해온다.엔젤스아담스라는화가는요세미티에푹빠져오직요세미티만그리고사진을찍는작가라고한다.우리나라미시령같은꼬불한길을돌아가다가작은개를잡아먹는코요테를발견했다.꼭여우같은생김새의짐승이었다.사슴을발견하면가이드에게꼭말하라고했지만사슴은보이지않았다.숲가운데를흐르는맑은강물,그강가에서야유회를즐기는남여를보며존바에즈의’TheRiverinthePines'(솔밭사이로강물은흐르고)노래가연상돼흥얼거리기도했다.더러나무가타들어간흔적이있어물어보니자연낙뢰에의한산불이만든현상이라고했다.숲이빽빽해지면스스로산불을내어병충해를없애고정화한다는것이다.그러므로다시솔방울이열리며씨가뿌려진다는것이다.자연스스로자신의지경을넓히며정화한다는이야기를들으니대자연을만드신창조주하나님의솜씨와질서가참으로놀라웠다.

5일동안오른다는암벽을배경으로

드디어손으로작업해서만들었다는터널을지나니높다란암벽이나타났다.멀리하얀면사포같은폭포의모습도보였다.암벽을올라가려면5일이걸린다고한다.수학여행을나온학생들과암벽을배경으로사진을찍었다.폭포에가보려다가다리가아파휴게소에서스토베리아이스크림을먹고휴식시간을가졌다.휴게소근처에는다람쥐가많았다.우리나라다람쥐보다훨씬큰다람쥐가사람을경계하지도않고눈망울을반짝이며오히려사람들을구경하고있었다.미국은뭐든빅사이즈다.사람도,길도,콜라도,스테잌도Big!Big!후레즈노의한식당에서불고기와상추쌈으로저녁을먹고FourPoints호텔에서1박을했다.룸메이트가개인사정상귀국하는바람에계속혼자객실을사용하게되었다.미국은팁문화다.호텔에서잠을잔후,음식을먹은후탁자에꼭꼭팁을놓아야한다.일행중한분이호텔에서아침에깜빡잊고팁을놓지않고외출했더니수건을전날과달리다구비해놓지않았더라는말을했다.나의경우도1달러를놓다가고마운생각이들어2달러를놓았더니화장실에옷걸이를걸어주고비누도더큰걸로놓였던것이다.은은한향수까지뿌려놓는것을보고1달러에망설일이유가없었다

두리야, 잘가

아들내외가일주일휴가차한국에왔다.시차적응도있고볼일도많은것같아천천히집에들르라고했다.어제한자리에모여준비한음식을나누며대화를나눴다.산부인과에들려왔다며3개월된형체가불분명한아기사진을보여주었다.좀더되면성별을알려준다고한다.내년1월이출산예정이어서며느리는9월쯤한국에올거라고한다.아들은전복,낙지등싱싱한해물을듬뿍넣은해물볶음을좋아하고며느리는잡채와불고기를잘먹었다.내경험에비추어보니고기를잘먹는며느리가아들을낳을가능성이크다는생각이든다.

3개월쯤정이들었던두리가갔다.혼자계신사돈이적적하여반려동물인까닭에보내주기로했다.대신말못하는동물이라고왔다갔다하면혼란스러우니다신그렇게하지말라고한후보냈다.재롱둥이가없으니허전하다.녀석은명랑하고예쁜공주과였다.스트레칭을잘하고베개를같이베고잤으며,작은소리에도반응을하곤했다.영리하고분위기파악을금방했다.다만,성격이까다로워정이들기까지시간이좀걸리긴했다.갑자기가족과헤어진녀석이안쓰러워사랑을듬뿍주었더니이젠안아달라,놀아달라보채고특히바람을쏘이러가는것을좋아했다.얌전한은비와는성격이전혀달랐다.

이틀전"두리야이젠너희집에가서살아야한다."라고말했더니말귀를알아듣는지금방태도가달라진다.자기가담겨온그가방안으로들어가더니나오지않는다.한나절가방에있다가아들내외가오니꼬리를흔들며나온다.그동안잊지않은것일까.사랑이나동물이나정이들면헤어지기어렵다.오래손때묻은물건도버리기가쉽지않다.녀석은또나를잊게될것이다.나와의추억과내게받았던사랑을잊고말것이다.적당한거리에둘걸정은왜들여가지고…